[소비자경제신문=최빛나 기자] CU점주들에 따르면 BGF리테일이 점주 협의회와 협의 없이 내년도 상생안을 발표하고, 개별 점포에 서명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CU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상생협상을 하지 않았다면서 BGF리테일 사옥 앞에서 무기한 시위에 돌입한 상태다.

점주들은 지난 8월부터 저매출점포 구제와 위약금 없는 희망폐업 등을 요구해왔다. 이에 더해 상생안 서명까지 강요하고 있다는 잡음까지 일면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BGF리테일 측은 "회사의 경영 부담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상생지원을 위해 전국 가맹점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았고 현재 약 90%의 가맹점이 신청을 마친 상태"라고 반박했다.

이에 전편협이 지난 6일에 제시한 성명서에 따르면 CU 본사 측이 4일 오전 10시부터 전국의 영업사원들을 동원해 개별 점포를 방문하거나 점주들에게 전화해 일방적인 상생안에 대한 서명을 강요하고 있다는 내용을 확인 할 수 있었다. 
 
편의점 본사들은 지난 4일 가맹점들과 상생을 하겠다는 취지로 자율규약을 발표한 바 있다.

<소비자경제>는 서울 강남의 CU편의점 점주와 만난 자리에서 BGF리테일 본사 측이 편의점 가맹점주들을 상대로 엉터리 상생안을 제시하고 강제로 동의해줄 것을 압박한 갑질에 대해 들어보았다. 

다음은 CU 점주와의 일문 일답이다.

- BGF 측에서 내년 상생안 서명을 점주들에게 강요한다던데?

지난달 쯤 편의점 공용으로 사용하는 OPC서버를 확인해봤더니 상생안이 올라와 있었다. 그 서명란에 바로 동의에 체크를 하지 않았더니 다음날 본사 직원들이 점포 앞에 와 있었다. 신입 영업사원들은 무조건 동의를 받아오라는 상사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며 제발 동의를 눌러달라고 했다. 어떻게 안 할 수 있겠나. 

주위 다른 CU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들과 얘기해보면 영업사원들이 와서 '오늘 서명하지 않으면 상생지원을 받을 수 없다'라거나 계약 의무 이행 사항인 '신규점 폐기 지원을 하지 않겠다' 등으로 서명을 강요했다고 했다. CU 본사가 겉으로는 상생을 외치면서 뒤로는 점주들에게 살생을 강요하고 있다.

- 상생안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고, 작년과 달라진 내용이 있나?

상생안이 상생을 하자는 건지 본사의 이익만을 챙기기 위한 안인지 잘 모를정도다. 다시 말하자면 작년과 바뀐게 하나도 없다.

본사는 4개월간의 협의를 통해 지난해 12월1일에 상생안을 발표했다. 이 상생안은 신규 점포와 24시간 운영 점포에 지원이 치중돼 점포수와 본사 수익을 늘리기 위한 ‘꼼수 상생안’이다.

상생안의 계약 기간은 1년이다. 이에 내년도 상생안을 새로 협의하기 위해 점주들과 사측은 몇차례 만남을 가졌지만 결국 지금의 사태에 이렀다.

바뀐게 하나 있다면 점포 근무자의 강도 및 범죄로 인한 상해에 따른 손해를 대비하기 위해 본부의 명의와 비용으로 상해보험에 가입 하겠다는 내용이다. 이건 누가 차로 점포를 박거나 강도가 들어 오지 않는다면 해당없는 항목이다.

상생안을 동의하지 않는 이유는 상생을 위한 협의를 하지 않고 본사에서 마음대로 발표를 했다. 상생하자는 건데 점주들이 바라는 것은 하나도 적용되지 않는 안에 동의할 수 없었다. 강요를 해서 결국 하기는 했지만.

주변 많은 편의점 점주들은 상생안에 대해 부정적이다. 상생안이 나왔지만 큰 효과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로 해석하면 된다. 점주들의 일부는 그냥 포기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기해서 동의한 점주들이 많다.

CU 본사는 '다양한 점포 여건 등을 고려해, 가맹점 상황에 맞춘 상생안을 준비해 시행 중'이라고 언론을 통해서 말하고 있지만 바뀐 내용이 없는걸로 봐서 앞으로도 본사의 이익만 생각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런 얘기가 있다. 하루에 편의점이 50만원만 팔아도 된다고. 우리는 50팔아서 뭐하나? 그 중에 반은 본사놀음에 굽신거리며 토해내야 할 것을.
 

- 심야 미운영점에 대한 불이익이 없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런 이야기는 기만의 극치 같은 소리다.  6대4 분배원칙만 지킨다면 심야영업에 대한 쥐꼬리만한 지원금에도 심야를 포기할 점주들이 시내 번화가가 아닌 동네 편의점들 중에서는 80~90%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 자율규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보나?

이것 또한 꼼수라고 생각한다. 이는 현재 악화된 여론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 뿐 그닥 우리에게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 최저임금 등으로 인해 편의점 업계가  가장 큰 이슈가 됐기 때문에 그냥 '너희들 힘들어 하니까 우리가 좋은 안 제시 하는거야, 자~ 이제 조용하자'라는 식으로 밖에 안느껴진다. 신규입점이 더 힘들어 졌는데 누구에게 도움이 되나. 우리가 바라는건 그게 아니다.

- 앞으로 바라는 것이 있다면?
 

최저 임금이 올라가고 있는 이때에 탄력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주면 좋겠다. 현제의 본사 정책에는 불만이 많다. 본사는 24시간, 19시간 오픈제도를 점포가 원하는 대로 해준다던가, 일부 전기료, 폐기 지원 등을 지원해줬으면 좋겠다. 또 지속적으로 요구 하고 있는 저매출 점포 구제와 위약금 없응 희망폐업도 있다.

또 매출이 무너졌을때 올라올 수 있는 방안 제시, 위약금 문제, 심야 근무, 영수증 종이 제공 등까지 고려해주길 바란다.

본사는 편의점포 수를 늘리는 것에만 눈에 불을 켰지 그 편의점들의 매출이라던가, 복지라던가 등에 대한 부분은 아예 신경쓰지도 않았다. 이번을 계기로 정말 "상생"할 수 있는 안을 제시 하길 바란다. 현재 이런 CU 본사 정책으로 "괜찮은" 점주는 대한민국에 한 명도 없다.

◇BGF리테일 "영업이익률이 떨어져 가맹점주 지원 어렵다"며 반박 

본사 측은 "가맹점에 대한 중단없는 지원을 위한 상생안을 체결하고 있는 것이라며 현재 약 90%의 가맹점이 신청을 마쳤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CU 가맹점주협의회측에선 내년 최저임금 인상분의 50%를 가맹본부도 함께 부담하라고 요구하며 수 차례 상생 협의를 이어오고 있다"며 "최근 이에 대해 가맹본부 측에서 수용이 어렵다는 의사를 밝히자 BGF 본사 앞에서 철야농성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편의점 본사들은 올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유일하게 500억~600억대의 상생안을 선제적으로 내놨고, 평균 영업이익률이 1~2%에 그쳐 더 이상의 지원은 어렵다"며 "최고 수준의 상생안을 내놓았음에도 오히려 정부와 여론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어 난감하다"고 볼멘 소리만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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