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교보생명)
(사진제공 = 교보생명)

[소비자경제신문=권지연 기자] 생명보험사 ‘빅3’ 중 하나인 교보생명이 내년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교보생명은 11일 정기이사회에서 IPO 추진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주간사 추가 선정, 지정감사인 감사, 상장예비심사, 증권신고서 제출, 공모 등 절차를 거쳐 한국거래소 예비심사를 통과할 경우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전망이다. 

교보생명이 상장에 나서는 이유는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인식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2022년부터 적용됨에 따라 보험금 지급 능력을 새로 평가하는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다. 

이에 교보생명은 앞서 지난 7월 이사회에서 자본 확충을 위한 증가 추진을 공식화하고 크레디트스위스(CS)와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한 바 있다. 

교보생명의 신주 발행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2조원에서 5조원대로 추산되는데, 증자 규모는 K-ICS의 세부지침이 확정되면 보험금 지급능력 평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1958년 설립된 교보생명의 총자산은 지난 9월 기준으로 107조 원을 넘는다. 보유계약자는 430만 명이며 보유계약은 305조원에 이른다. 자기자본은 9조9000억 원이다. 

보험사의 기초체력을 보여주는 지급여력비율(RBC)은 올해 9월 292%로 금융당국 권고 기준(150%)을 훨씬 웃돈다. 하지만 과거 고금리 확정형 저축성 보험 판매가 많아 IFRS17이 시행되면 부채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향후 고객들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 즉 보험 부채를 장부 가격이 아닌 시장 가격으로 평가하게 되면서 내부적으로도 수조 원의 자본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보생명은 수년 전부터 새로운 규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본 확충을 검토하고 준비해 왔다고 설명했다. 

중장기 로드맵을 세워 사업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매년 5000억 원 안팎을 내부 유보로 쌓아왔다. 또 지난해 7월에는 5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해외에서 성공적으로 발행하기도 했다.
 
9월 이사회에 IPO 안건이 올랐지만 주간사들의 보고서가 완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류됐다. 이에 사모펀드 재무적투자자(FI)들이 반발해 10월 말 신창재 회장에게 1조2000억원의 풋옵션 행사를 통보했다.  

이런 상황에 교보생명이 상장 추진을 결정한 것은 `내년 안에 상장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한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이 기업공개를 마치면 동양생명(2009년 10월), 한화생명(2010년 3월), 삼성생명(2010년 5월), 미래에셋생명(2015년 7월), 오렌지라이프(2017년 5월 당시 ING생명)에 이어 생명보험사 가운데 6번째로 상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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