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신문=권지연 기자] 커플메니저 홍유진 대표는 <소비자경제>와의 만남에서 "연애와 결혼, 출산, 심지어 꿈과 희망까지 포기해가는 젊은이들이 늘어가는 시대지만 결혼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이 늘어가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커플매니저들의 역할과 책임감을 강조했다. 홍 대표는 우리나라 커플매니저 1호로 인명사전에도 등록돼 있다. 그렇다보니 단순한 중매쟁이가 아닌 지금의 결혼정보업체의 길을 열어놓은 장본인인 셈이다.

다음은 홍유진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

- 대한민국 인명사전에 등록된 1호 커플매니저다. 당시엔 ‘커플매니저’란 말도 없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이 길을 걷게 됐나?

일반 기업에 입사해 5년차쯤 돼 무료하고 식상해져 새로운 일을 찾던 차에 신문에서 이벤트 회사 공채가 난 것을 보고 지원했다. 그때가 1996년 이다. 당시엔 어떤 회사인지,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인지도 몰랐다. 당시만 해도 커플매니저라는 말도 없었고 매칭이라는 말도 없었고 인턴 제도는 당연히 없었다. 대기업에 다니다가 사장부터 말단 직원까지 한 사무실에서 열두 명쯤 정도가 함께 일하는 모습에 놀라서 ‘내가 이게 뭐하는 짓인가’생각했는데 시작한 일을 싱겁게 그만 두는 것이 싫어서 한 달, 두 달 하다 보니 재미가 생겼다.

그 전에도 사람 소개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전화 통화를 통해 누군가를 엮어주는 일이 참 재미있었다. 워낙 성격이 긍정적이고 신나게 하는 편이기도 한데, 당시엔 정말 즐겁게 일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 회사에서 불의를 목격하고 나와서 지금 결혼정보업체로는 가장 규모가 큰 D회사에 들어가게 됐다. 이후 여러 곳을 거쳐 한 회사의 대표까지 하게 됐는데 요새는 대부분 52시간 맞춰서 할 텐데, 전에는 내가 업무 푸시를 많이 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절대 내가 누군가의 돈을 착복하지 않았고 오너들과 많이 부딪혔다. 내가 회사를 옮기면 40-50명이 우르르 따라다녔다. 그거하나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온 것 같다.

그런데 직업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설명하기가 남감했다. 그래서 한국직업사전에 커플매지너라는 직업을 실어보자고 생각했다. ​​​​​승인기관 담당자들을 찾아가 설득하고 꾸준히 자료를 만들어 전달하기도 했다. 그 덕에 내가 대한민국 제1호 커플매니저가 됐다. 

마지막 회사에서 2016년 8월 30일까지 근무하고 딱 20년을 일하고 나왔다. 책도 냈고 대표까지 했으니 나머지 20년은 더 나답게 일하자고 생각해 매칭전략연구소를 개소했다. 

홍유진 매칭전략연구소 대표가 상담을 진행 중이다. (사진=매칭전략연구소)

-1천명 이상의 커플을 매칭에 성공시켰고 현재 매칭전략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매칭에도 전략이 있다는 건가? 

결혼이 간절하고 진실한 사람에게 연결을 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연예인들도 많이 부탁을 하는데 그냥 한 번 던져보는 경우나, 결혼을 조건으로만 생각하고 결혼의 현실에 들어갈 마음이 없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경우들을 빨리 간파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이런 경우는 만남 주선을 부탁해 와도 안 해준다. 그런 사람들은 만남이 이뤄져도 성혼까지 가기 힘들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매칭 해 주어야 할 사람을 파악하려고 노력한다.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 인성 위주로 본다. 외모나 경제력, 조건은 변하지만 인성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담하면서 1차로 보고 상대를 소개하면서 소개받을 때 그 사람의 자세를 보고 미팅을 한 후 상대를 평가하는 모습, 피드백 내용을 보면서 어느 순간 그 사람을 간파하게 되고 통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러면서 신뢰도 쌓이는 것 같다. 

그래서 굳이 광고를 하지 않는다. 20년간 기업 경영, 직원 교육 등 이 업과 관련해서는 모든 업무를 다 해 보았다. 그런데 보통 결혼정보회사들이 매니저들도 균질화가 안 되어 있고 기업도 경영을 해야 하다 보니 고객을 돈이나 외모로만 보기도 하는데, 그런 것들이 불편했다. 그래서 결혼정보회사의 이미지가 안 좋아진 측면도 있다. 결국 내가 만나보고 가능하다고 생각되는 분에 한해 최대한 성심성의껏 진행해 주는 것이 매칭 전략이라면 전략이다. 


-매칭뿐 아니라 인연을 만나는 진짜 컨설팅을 해준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계속 공부하는건가? 자연치유학을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데...

심리상담, 웃음치료사 등의 공부를 계속 했다. 단순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하는 것이 싫었고 이 일을 잘 하려 하다보니 게속 공부를 하게 됐다. 지금은 자연치유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데 내년에 다시 복학한다. 자연치유학이란, 나 자신을 컨트롤 하고 알아가는 과정을 배우는 학문인데 나 자신을 컨트롤 해야 타인도 잘 상담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공부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커플도 있나?

물론 많지만 커플매니저는 인연을 연결시켜주면서도 생생을 내기는 어려운 직업인 것 같다. 사람이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듯, 커플매니저를 통해 결혼에 골인했다는 것을 밝히기를 싫어한다. 그래서 우리도 비밀을 지켜준다. 예전에 결혼까지 성사가 돼 너무 축하하는 마음에 화환을 보내겠다고 했더니 고객이 결혼중개업소를 통해 인연을 만난 것을 지인들도 모른다면서 극구 사양했던 일도 있다.(웃음)

-1호 커플매니저 홍유진 대표는 어떻게 인연을 만났을까.  

우리 신랑이 상담하러 왔다가 만나 케이스다. 다른 직원이 담당하고 있었는데, 밥 먹으러 간 사이에 안내를 해줬더니 나를 만나고 싶다고 하면서 등록을 한 케이스였다. 원래 규정상 회원을 만나지 못하도록 되어 있었는데 등록은 해 놓고 나만 만나겠다고 하니 3번 만났는데 좋아졌다. 2년 교제 후 결혼을 했는데, 나란 사람 자체를 좋아해주는 사람이다. 애써 잘 보이려고 하지 않아도 되고 예뻐해 준다.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 

하지만 성향은 참 다르다. 보통 공부원이 공무원을 선호하는데 한 쪽이 정적인 성향이면 한 쪽은 활동적이라든가, 서로 달라야 발란스가 맞는 것 같다. 내가 맞춰주는 것도 필요하다. 나도 지시를 잘 하는 성향이 있는데, 그것을 남편이 무척 싫어한다는 거을 알고 맞춰주려 노력했다. 

-인연을 만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첫째, 본인의 매력이 무엇인지 1분 안에 3가지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단점은 찾지 않아도 보이지만 장점은 찾아야 하는데 자기 매력을 아는 사람은 상대를 보고 칭찬할 줄도 안다. 

예를 들어 “이런 사람을 소개 하겠습니다”라고 하면 “잘 만나볼게요”라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이렇게 괜찮은 사람이 왜 아직도 안했어요?”하면서 의심하는 사람이 있다. “나 같은 사람을 좋아할까요?”라면서 자신감을 상실한 분도 있다. 

둘째, 여성들에게 더 적극성을 가질 것을 권한다.

요즘 남성들은 예전만큼 적극적이지 않다. 반면 여성들은 결혼에 있어서만큼은 여전히 19세기를 사는 것 같다. 최근에도 서로 마음이 있다고 했는데, 남성이 바빠서 연락을 계속 안하길래 여성에게 먼저 연락을 해보라고 했더니 흥분을 하면서 ‘내가 어떻게 그런 걸 하느냐’고 펄펄 뛰더라.

그래서 싱글이 싱글을 좋아하는데 뭐가 문제이며, 여성이 먼저 연락이 왔는데 제대로 못 받아줄 남성이라면 그 때는 버려도 된다고 말해주었다. 결국 그 여성이 남성에게 먼저 연락을 하자, 남성이 바빠서 연락을 못했는데 고맙다면서 다음 만남이 이뤄졌다. 

특히 요즘은 여성들이 똑똑하고 능력이 있다 보니 남성들이 상대적으로 자신없어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여성들에게 말하고 깊다. 좋은 남성을 찾아내는 마음의 능력을 지니자고. 

셋째, 부모들에게 자녀의 결혼에 개입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

우리나라도 적어도 서른이 되면 부모로부터 독립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모님이 결혼에 관심을 갖는 것은 좋지만 개입하는 것은 매우 다른 문제다. 대부분 부모가 결혼에 개입을 많이 하다 보니 결혼이 마치 한번쯤 치러야 할 안 좋은 행사 정도로 은연중에 인식되는 것 같다. 명절 차례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 며느리가 스트레스를 받는 것처럼 결혼이 스트레스가 되는 것이다. 성인이 됐다면 금전적, 정신적으로 독립하자. 

-<소비자경제>에는 결혼정보업체에 대한 소비자 제보도 심신찮게 들어온다. 우리나라 결혼정보업체 업계의 분위기에서 개선돼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고객이 원하는 조건의 상대가 없는데 있는 것처럼 하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 매니저들이 과다하게 고객을 받는 하는 경우가 있고 자기만 할 수 있다고 오버하는 매니저들이 있다.

그런데 요새 사람들은 진실을 말하면 잘 안 듣고 나쁜 교주가 말하면 잘 듣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나도 고객으로부터 상처를 종종 받는데, 매칭을 열 명을 해주었는데도 성사가 안 되면 결혼정보회사만의 문제만이 아닐 수도 있다. 회원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인연을 이어준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점점 결혼하기 힘들어지는 세상이 되는 것 같다. 결혼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 또는 인식 개선도 필요할까?

결혼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이 많이 생기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우리 고객은 20대부터 70대까지 있는데 70대가 결혼한다고 하면 주책이라고 생각들을 하지만 몸과 마음이 건강할수록 남은 여성에 있어 배우자를 더 찾고 싶어 할 것이다. 특히 노년에는 얼마나 외로운가. 그런 이해가 필요하다. 

또 ‘나는 절대 결혼 안 해’라는 분들이 있고 요즘은 비혼주의도 늘고 있는데 그런 장담은 안했으면 좋겠다. ‘결혼은 절대 안 해’라면서 결혼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우리 부모세대들이 살아온 문화를 너무 무시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서 불편하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한다. 혼자 있는 사람들이 혼자 있어서 편하하고 하지만 행복하다는 말은 잘 안하는데, 혼자 있으면 편하고 짝이 있으면 행복하다고. 

-커플매니저란? 그리고 결혼이란 무엇일까. 나름의 정의를 내려준다면? 

커플매니저는 남의 인생 엿보기인데 ‘오작교’라고 생각한다. 인연과 인연을 이어주는 분홍의 끈을 엉기지 않게 잘 연결해 주어야 하는 사람이 커플매니저이고 결혼은 늘 강조하지만 ‘맛있게 행복하게 살기 위한 길’이다. 그래서 뜨거운 사람보다 편안한 사람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편안한 곳에 가면 오래 있고 싶지만 뜨거운 곳에 가면 빨리 나와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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