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판매•서비스 분야 근로자 10명 중 3명 “감정 숨기고 일한다”

(사진=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사진=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소비자경제신문=곽은영 기자] 업무를 할 때 감정을 숨기고 일하는 근로자가 그렇지 않은 근로자보다 근골격계 통증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직업환경의학과 류지영 교수팀이 2011년 6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한국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수행한 제3차 근로환경조사(KWCS)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업무에서 감정을 숨기고 일하는 근로자 2명 중 1명 이상이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대상자는 사무, 판매, 서비스 분야 임금근로자 중 업무에서 근골격계 증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적절한 자세나 손과 팔의 반복적인 동작, 소음이나 진동 노출 같은 위험 요인이 없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했다.

전체 응답자 1만2186명 중 “나는 감정을 숨기고 일을 해야 한다”는 문항에 ‘항상 그렇다’와 ‘대부분 그렇다’라고 대답한 근로자는 3730명으로 30.6%인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을 숨기고 일하는 직업은 은행원, 전화상담원, 백화점 점원, 의료인 등이 대표적이다.

감정을 숨기고 일하는 근로자군에서 근골격계 증상을 호소한 남성은 50.4%, 여성은 56.5%였으며 그렇지 않은 근로자군에서는 남성 37.9%, 여성 45.2%로 남녀 모두 10% 이상 차이를 보였다.

또 감정을 숨기는 노동자는 그렇지 않은 노동자보다 근골격계 증상에 대한 위험도도 최대 1.4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도는 전신피로, 두통 및 눈의 피로, 엉덩이∙다리∙발 등 하지통증, 어깨∙목∙팔 등 상지통증, 허리통증 순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의 설명에 따르면 감정을 숨기며 일하는 것은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고 이러한 스트레스는 근육의 긴장을 높여 근육과 관절의 퇴행성 변화를 가속화 할 수 있다. 또 감정을 숨기면서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 감정과 같은 심리적인 상태는 통증의 인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즉, 심리 상태가 자극에 과민하게 반응해 지속적인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

이번 연구를 진행한 류지영 교수는 <소비자경제>에 “감정을 숨기고 하는 노동에서의 스트레스는 업무 중 인간관계에서 오는 것으로 근본적으로 고객 또는 근로자 간 배려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류 교수는 “기업에서는 이러한 위험성을 인지해 근로자를 지지하고 보호하는 방침을 마련하고 근로자는 스스로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해소하는 취미활동을 하거나 스트레칭 같은 가벼운 운동으로 과도한 근육의 긴장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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