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신문=권지연 기자] 최근 두산 건설이 시공한 서울 노원구에 있는 한 아파트 화장실 선반에서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기준치의 10배가 검출돼 입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르면 실내 라돈 허용치는 100베이크럴(bq)이다. 또 우리 환경부는 주택 실내 라돈의 정상 수치를 200베이크럴(bq), 5.4피코큐리(pCi/L)로 제한하고 있다. 

실제로 아파트 내 화장실에서 <소비자경제> 취재진이 직접 라돈 수치를 재보았다. 10분 만에 나온 첫 수치는 12피코큐리(pCi/L)로 기준치의 2배를 넘었고 20분 만에 3배 가량 높은 수치가 검출됐다.  

실생활 공간인 아파트 내 라돈 농도는 일반적으로 새벽이 가장 높고 낮에 낮아진다. 그래서 라돈 측정은 24시간 연속해 볼 필요가 있다. <소비자경제>가 라돈 수치를 잰 시각은 오후 4시 경으로 낮 시간대에 이뤄졌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또 측정 20분 만에 허용 기준치보다 3배 가량 높은 라돈 수치가 검출됐다는 점에서 가벼이 여길 수 없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브라질산 화강석이 원료로 쓰인 화장실 선반이 문제였는데 민원이 제기된 후 전면 교체해주기로 통보했다”면서 “주민들과 상의해 새로운 대체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아파트 시공 당시에는 라돈에 대한 이해가 없던 때였는데 문제가 돼 도마 위에 오른 점은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현재 입주민들의 아파트 입주는 2017년 2월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당시 라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때였다는 점에는 공감한다 해도 이후 후속 처리가 이 관계자의 말처럼 믿음직스럽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소비자경제)

이 아파트 주민은 “화강석 선반 외 다른 라돈 검출 물질은 없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든다”고 말했다. 

주민 제보를 받은 후 라돈 정밀 측정을 했느냐는 둘째 치고 문제가 된 화강석 선반 교체도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었다. 

관리사무소를 통해 교체 신청을 하는 주민들에 한해서만 교체 작업이 이뤄지는 것. 

아파트 단지 엘리베이터 앞과 내부에 안내문을 붙여놨지만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주민들도 꽤 있어 시공사가 책임을 다했는가에 대한 논란은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소비자경제>가 라돈 수치를 측정할 수 있도록 응해준 입주민은 “라돈이 문제되는 건 알고 있어지만 우리 아파트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건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민은 “나 역시 몰랐다”며 “이 아파트 단지는 노인들이 많이 살고 있어서 그런 부분에서 더 인지를 못한 분들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파트단지 관리사무소에 직접 찾아가 화강석 선반 교체 신청 가구수를 묻자 사무소 직원은 “임의로 알려줄 수 없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두산건설은 2018 아파트 브랜드파워 조사결과에서 9위를 차지했다. 소비자들이 동일 입지 시 아파트를 선택할 때 브랜드 파워를 고려한다는 응답은 37.4%로 높게 나타난 반면, 사후관리(A/S) 수준은 7.58%에 그쳤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브랜드 파워가 높을수록 사후관리가 잘 될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만큼 브랜드 파워에 걸 맞는 책임감이 뒤따른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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