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 최빛나 기자

[소비자경제신문=최빛나 기자]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국민 청원 등을 중심으로 식품 이물질 논란이 끊이질 않아 식품유통업계가 골치를 앓고 있다.

식품업계는 과거 문제가 발생하면 소비자들에게 이유 불문 '죄송하다'라는 등의 무조건적인 사과를 해야하는 분위기가 강했지만 이젠 '할말은 하겠다'는 기류가 번지고 있는 추세다.

제품에서 이물질 나왔을때 제조과정에서 나온게 아닌데 불구하고 제조사에게만 책임이 씌워지는 탓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제조 공정에서 이미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이물질 자체가 유입 될 수 있는 부분을 사전에  차단 하기 때문에 혼입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이슈가 됐던 이물질 논란도 대체로 제조 공정보다는 유통, 보관 과정에서 발생했던 경우다.

최근에 이슈가 됐던 빼빼로 애벌레, 분유 코딱지, 라면 애벌레, 기저귀 애벌레 논란 등이 이에 속한다. 소비자들은 해당 문제들을 소비자원에 신고를 하거나 국민 청원에까지 알리면서 국민들의 불매 운동으로까지 번졌다.

해당 사건 관련 식음료 제조 유통 관계업체들은 한결같이 "해당 제품 안에서 애벌레가 약 4달동안 살아 있었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유통과정에서 불거진 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입장도 100% 거짓이라고는 볼 수 없다.

또 지난 10월 통조림 햄에 세균검출 사태는 한달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균 검출 배경을 두고 정확한 원인 규명이 이뤄지지 않아 미궁에 빠진 상태다. 분유에서도 코이물질이 나왔다는 의혹에 기업에서는 반박과 결과까지 공개했지만 소비자들의 의심은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동안 대다수 기업들은 제조상 혼입인지 아닌지의 진실 여부를 떠나 일단 논란이 발생하면 몸을 최대한 낮춰왔다. 강력하게 대응을 할 경우 오히려 국민들의 불매 운동 등의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이물질 논란이 터졌을 때 법적 책임을 넘어 도의적 책임을 지고 폭넓은 수준의 환불, 사후 조치 등에 나서는 까닭이다.

하지만 이후 억울함이 밝혀지더라도 사건은 소리 없이 조용히 끝나버리고 마는 경우가 많다.

실제 지난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에 따르면 제조과정에서 이물질이 혼입되는 경우는 전체 신고 건수(5332건)의 약 10%인 473건에 불과했다.

앞선 이슈 등이 식품이력추적관리 시스템 정밀화가 필요한 이유다.

현재 식약처 시스템은 원산지나 공장 정도만 표기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유럽의 경우를 보자. 유럽 식품 관리국은 선진 이력관리시스템을 도입, 이물 혼입이 제조 과정의 문제인지, 유통 과정의 문제인지 파악할 수 있게 했다.

유통과정에 생긴 문제면 제조사가 아닌 유통회사가 철저한 책임을 지게 했다. EU 소비자도 시스템을 적극 신뢰하고 있어 책임소재는 더 명확해졌다.

국내에서는 특정 식품이 어디에서 만들어지고 어느 물류센터를 거쳐 유통되는지 시스템화 되지 않았다. 유통사가 제조사보다 ‘갑’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유통 문제를 명확히 따져 물을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이에 필자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본다. 식품산업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지만 시스템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

이후 정부 관할 식약처의 이력추적관리 시스템이 정밀화되면 분유 사건처럼 소비자와 제조사의 주장이 팽팽할 일은 줄어들 것으로 판단된다.

이물질 이슈가 지금처럼 단순히 문제 제기에만 그친다면 기업은 브랜드 이미지가 소비자들에 의해 추락 할 것이고 소비자들은 식품에 대한 불안과 우려는 증폭되는 등 모두 혼란에 빠질 것 이다.

더 나은 식품 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는 이를 명확히 해야 할 것이며 해당 소관 부처와 기업은 제대로 된 원인규명과 설명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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