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 갈등 틈새 노린 T맵 택시, 매서운 성장세

(사진=SK텔레콤)
(사진=SK텔레콤)

[소비자경제신문=오아름 기자] 택시업계가 카카오택시와 카풀 앱에 반발해 자체적으로 SK텔레콤에서 운영하는 T맵 가입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카카오가 독점해 온 스마트폰 택시 호출 시장에 택시업계가 반기를 들고 SKT로 몰아주기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택시업계의 호응 속에 SKT가 지각변동을 일으킬 지는 지켜볼 일이다.  

카카오택시 호출 시장에서 압도적인 파워력을 지니고 있다. 카카오T 앱 가입자는 2000만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반해 T맵 택시의 가입 승객과 일 호출 건수에선 카카오택시에 크게 떨어진다. 

이를 반영하듯 SK텔레콤은 2년 내 카카오택시 수준까지 이용자를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2020년 말까지 티맵 택시 실사용자 500만명을 달성할 것” 이라며 “택시기사와 손님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카카오말고, T맵 택시로 불러주세요”

T맵 택시는 지난 2015년 4월에 출시됐지만 서비스 초기에 크게 알려지지 않았으며, 이달 5일 SK텔레콤이 발표한 택시기사 수는 6만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2주 남짓한 시간에 1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서울시 전체 택시 8만3000대 가운데 4만5000대로, 54%가 가입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택시와 택시기사들 간 갈등뿐만 아니라 SK텔레콤의 틈새 공략 작전도 영향이 한 몫했다”며 “T맵 택시 사업부가 SK텔레콤 TTS사업부로 편입되고 직원모두 택시 면허를 취득하고, 택시 운행을 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택시업계 관계자 또한 “카카오택시 앱에 카풀이 추가됐는데 이는 택시업계를 무시한 행동”이라며 “이런 가운데 티맵택시는 택시기사들에게 편의와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티맵택시로 갈아탔다”고 말했다.

26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새롭게 리뉴얼한 티맵 택시가 가입 택시 기사 10만명을 확보하고, 배차 성공율이 3배 이상 높아지며 순항하고 있다.

티맵 택시에 가입한 기사가 10만명이라는 것은 전국 택시 기사(27만명)의 37%가 ‘티맵 택시’ 호출에 응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또 서울시(8만 3000명)에선 54%(4만 5000명)의 택시 기사가 가입했다.

택시 기사들이 적극적으로 티맵 택시에 가입함으로써, 배차 성공율이 높아지는 선순환 효과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티맵 택시 평균 배차 성공율은 앱 리뉴얼 전인 6월 말에는 약 17% 수준에서, 최근에는 약 61%로 상승했다.

특히, 티맵택시의 돌풍 배경은 ICT기술을 활용해 더 안전한 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편리성과 함께 다양한 마케팅 행사를 통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티맵 택시 탑승객들의 28%는 승객의 위치를 지인이 확인할 수 있는 ‘안심귀가 라이브’를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심귀가 라이브란 택시 탑승 고객이 택시의 현 위치와 도착 예정시간, 이용 택시의 정보 등을 본인이 희망하는 가족이나 지인에게 보낼 수 있는 서비스다.

이밖에도 택시를 불렀을 때, 경로 비교를 통해 최단 도착시간 기준으로 기사님들에게 호출을 연결시켜주는 ‘최단도착시간 배차’ 기능도 택시기사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SK텔레콤은 또 티맵 택시 활성화를 위해 연말까지 T멤버십과 연계한 ‘티맵 택시’ 10% 할인 혜택(월 5회, 회당 최대 5000원)을 제공 중이며, 오는 12월에도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이벤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 도입 시기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택시업계는 당분간 카풀 근거 조항 삭제에 전념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실상 카풀 서비스에 대해 카카오와 의견 차를 좁히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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