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 국제거래지원팀 박미희 팀장<br>

[소비자경제신문 기고] 소비자 김 씨 집에는 해외 인터넷 쇼핑몰에서 직접 구매한 물건들로 가득하다. TV, 진공청소기 등 가전제품은 물론 전기 레인지, 커피머신 등 주방용품, 옷과 신발, 가방 등 신변용품까지 김 씨는 필요한 물품의 상당 부분을 해외직구로 구매한다.

블랙프라이데이로부터 사이버먼데이, 크리스마스 시즌까지 해외 쇼핑몰 할인율이 큰 연말이면 해외직구 지출도 크게 늘어난다.

이렇듯 해외직구가 활성화되면서 매년 해외직구 반입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직구 반입건수는 2,266만건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 증가했다. 

한국소비자원에서 소비자들에게 왜 해외직구를 하는지 설문조사한 결과, 78.1%의 소비자가 국내가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고, 해외직구 가격이 국내가에 비해 27.7% 저렴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로 초콜릿, 생활가전, 운동화 등의 국내외 가격을 조사해 보니, 2~3년 전에는 대부분 해외직구 가격이 더 싸고 가격 차이도 컸지만, 최근에는 국내외 가격 차이가 줄어들고 있고, 품목이나 상품 모델에 따라 국내가가 더 싼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직구 관련 소비자불만과 피해도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소비자원에서 운영하는 ‘국제거래 소비자포털(crossborder.kca.go.kr)’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운영하는 ‘1372소비자상담센터(국번 없이 1372)’에 접수된 국제거래 소비자상담은 2016년 11,118건에서 2017년 15,684건으로 40% 이상 증가하였다.

물품 거래뿐만 아니라 해외 호텔, 항공권 예약 등 해외 사업자와의 서비스 직접 거래가 크게 증가한 추세가 반영된 결과다. 불만내용은 취소·환불 거부, 위약금 청구 등 가격 불만, 물품 배송 관련 불만이 주를 이룬다.

최근에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 이용 중에 뜬 광고를 클릭해 해외 쇼핑몰에 접속했다가 대폭 할인가에 현혹되어 구매한 후 사업자와 연락이 닿지 않거나 물건이 배송되지 않는 등 사기로 의심되는 사이트 관련 피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해외직구 소비자피해는 일단 발생하면 해결하기가 매우 어렵다. 나라마다 법과 상관습이 다른데다 언어 장벽까지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법을 해외 사업자에게 적용하고 집행시키기가 곤란하여 실질적인 피해구제가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소비자원은 국내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하고 현실적인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피해가 다발하는 해외 사업자의 경우 컨택 포인트를 확보하여 소비자 피해의 해결을 요청하는 한편, 미국, 일본, 영국 등 해외 주요국의 소비자보호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해외직구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해외직구 소비자피해는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피해예방 활동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가품 판매 등 소비자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피해예방주의보를 발령하고, 해당 쇼핑몰을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에 사기의심 사이트로 등록한다. 해외직구 수요가 많은 품목의 국내외 가격을 조사하여 비교정보로 제공하고, 반품, 차지백 서비스 등 이용 가이드를 개발하여 소비자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해외직구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주의도 반드시 필요하다. 구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이용자가 많은 해외직구 커뮤니티의 구매후기와 스캠어드바이저(www.scamadviser.com) 등 사이트 신뢰도 판별 서비스를 통해 믿을만한 사이트를 이용하고, 지나치게 싼 가격에 판매하는 사이트는 의심해야 한다. 가품 판매나 물품 미배송 등의 피해를 입은 경우 입증자료를 확보해신용카드사에 차지백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해외직구를 할 때는 가급적 현금보다는 신용카드로 거래하는 것이 안전하다.

마지막으로 한국소비자원에서 운영하는 해외직구 종합정보망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을 통해 사기의심 사이트 정보, 소비자상담 사례와 소비자피해 예방가이드, 사업자 이의제기용 영문 템플릿 등 해외직구에 필수적인 다양한 정보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유한다.

<기고=박미희 한국소비자원 국제거래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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