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신문=최빛나 기자] 화장품 업계가 최저임금의 후유증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사드보복, 무역전쟁선포 등으로 사회적인 이슈가 많다 보니 제작년부터 관광객이 기하급수적으로 줄고 있다. 여기에 최저임금까지 오르다 보니 하루하루 아침에 눈뜨는게 무섭다"며 "본사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일, 프로모션 등을 하라는 지침이 내려오고 있지만 그럼 우리 고정적인 매출은 누가 책임져 주나"고 분통했다.

그러면서 "폐점하고 싶어도 계약 위반 등으로 인해 위약금이 나온다"며 "본사에서는 이를 해결해 주지 않고 본인들 입맛에 맞추느라 급급해 보이는게 우리눈에도 보일정도다. 본인들이 직접 해당 매장에 나와서 체험해보면 그럴말이 안나올 것을..."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서울 명동에서 로드샵을 운영하고 있는 최 모씨는 <소비자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 더 페이스샵 일부 가맹점주들이 지난 22일 광화문에서 집회를 열고 "올해 기하급수적으로 혼탁해진 온라인 가격 경쟁 탓에 더는 매장을 운영할 수 없다"며 "세일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집회에서 온라인과 할인판매 중단을 요구하고 떨어지고 있는 수익률이 본사 책임도 있다는것을 강조했다. 지난달 25일에도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상생 협력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시종필 더페이스샵 및 NC가맹점 협의회장은 호소문에서 "본사들이 세일을 통해 매출 증가와 가맹점 이익 창출을 유도했으나, 결국 회사 간 과당 경쟁으로 이어져 역효과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온라인 판매 가격이 가맹점주에 공급되는 가격보다 싸다"며 "이에 가맹점주들은 수익률이 나아지지 않아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사들도 경쟁 속에 최대 70% 세일 등 온라인 공급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시장을 흐리고 있다"며 "대기업의 과도한 매출 목표와 경쟁심리로 가맹점주들만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이 됐다"고 강조했다.

시 협회장은 "가맹점들은 가맹본부의 관리하에 제품을 공급받아 판매한 이익금으로 매장을 운영하는데, 세일 판매 금액을 분담률로 나눠 포인트로 받고 있다"며 "경기 침체로 인한 매출 축소와 잦은 세일로 인한 수익 감소, 무분별한 온라인 시장, 내년 시급 인상 등으로 삼중 사중고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하루빨리 가맹점주의 수익률을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유독 화장품 시장만 이토록 과도한 경쟁을 한다"며 "세일을 이용해 고객을 혼란에 빠트릴 것이 아니라 정직한 가격과 좋은 품질로 승부를 겨뤄야 하며 가격의 질서가 잡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가맹점주들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와 마진 감소 등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추진도 검토하겠다고 목소리를 냈다.

아울러 내년에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등 다른 화장품 로드숍 가맹점주들과 연대해 단체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 측은 그동안 전체 가맹점주 476명 중 107명의 가맹점주로 구성된 가맹점협의체(회장 김학영)와 5월부터 매달 정기적으로 소통을 해왔다. 

그러나 이중 36명의 가맹점주는 7월 별도 모임을 구성하고 이 중 18명이 8월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할인행사 강요행위' 등을 사유로 각 5천만원을 배상해달라는 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더페이스샵 측은 "합리적, 객관적인 근거에 기초한 가맹점주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 상생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면서도 "브랜드와 대다수 가맹점 이익을 해치거나 법인과 개인의 명예훼손 등 위법 행위에 대해선 사실관계를 기반으로 필요한 법적 조치도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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