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최빛나 기자] 올해 서울우유와 남양유업이 우윳값을 올리면서 조만간 우유를 이용한 카페 음료 가격이 줄줄이 오를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서울우유로부터 우유를 공급받는 스타벅스와 커피빈은 내년 봄 현재의 납품 계약이 끝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서울우유가 이들 대형 카페 브랜드에 우윳값 인상을 요청하면 카페라테 등 음료 가격도 자연스레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일정 기간을 정해두고 납품하는 계약이기 때문에 가격이 당장 올라가지 않지만, 이들 업체에 가격 인상 요인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약 상대방인 카페 브랜드 측이 우윳값 인상에 동의해야 실제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테지만, 원두 다음으로 중요한 원료인 우유 수급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인상 요구를 거절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스타벅스만 해도 우유가 들어간 제품으로는 카페라테를 비롯해 카푸치노, 캐러멜 마키아토, 에스프레소 프라푸치노, 모카 프라푸치노, 리스트레토 비안코, 스타벅스 돌체 라떼 등 어림잡아도 10가지를 웃돈다.
 
스타벅스에서 팔리는 커피 중 이들 라떼 제품 비중은 전체 커피 음료의 15%, 개수로 따지면 연간 3천만 잔이나 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커피 업계 관계자는 "우유업계가 어려운 점은 주지의 사실이고, 상생의 차원에서라도 우유 업체의 강한 요구가 경청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카페 브랜드 내부에서는 요구를 들어줬을 때 얼마나 원가 인상 요인이 생기는지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우윳값이 올랐다고 커피 가격을 인상하면 소비자들이 쉽게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윳값도 가격 인상 요인 중 한 가지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가장 큰 비용은 임대료와 인건비"라고 강조했다.
 
카페 브랜드들은 서울우유가 우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다른 납품 업체를 찾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우유는 2014년 기준 전국 5천693개 목장 중 3분의 1에 가까운 1천801곳에서 우유를 공급받고 있다. 연간 집유량도 73만7천여t으로 전국 221만여t의 33%를 차지하고 있다.
 
더구나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은 매일유업이나 롯데푸드 등 다른 업체들도 우윳값 인상 여부를 저울질하는 '눈치 보기'에 들어가 우윳값 줄인상은 예정된 수순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가격 인상 여부를 두고 내부적으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푸드는 롯데 GRS가 운영하는 엔제리너스와 CJ 푸드빌 계열 베이커리 뚜레쥬르에 우유를 공급하고 있다. 롯데푸드도 우윳값을 올리면 이들 브랜드도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할 수밖에 없게 된다.
 
앞서 서울우유에서 우유를 공급받는 파리바게뜨는 이달 5일 흰 우유를 포함한 우유 제품 8종의 가격을 일제히 10% 이상 올렸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우유 제조사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받아 판매하고 있다"며 "최근 제조사가 원유(原乳)가 상승 등을 이유로 공급가를 인상해 이를 반영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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