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CMIT·MIT가 표시된 '탄'의 바디로션.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최빛나 기자] 국내 일부 특급 호텔들이 제공하는 어메니티에 금지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국내 특급 호텔의 어메니티로 흔히 제공되는 '탄', '코비글로우'등 브랜드의 바디로션에 가습기 살균제 성분으로 알려진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CMIT·MIT)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됐다.
 
CMIT·MIT는 가습기 살균제 성분으로 유명한 보존제로, 자극성과 부식성이 커 일정 농도 이상 노출 시 피부나 호흡기, 눈에 강한 자극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국내에선 샴푸 등 씻어내는 화장품류에는 일정 수준까지만 허용되나 로션 등 씻어내지 않는 화장품인 '리브온'에는 사용이 금지됐다.
 
유럽에서도 CMIT·MIT의 '리브온' 화장품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나 동남아 등 국가에서는 허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브랜드 코비글로우와 태국 브랜드 탄이 어메니티에 CMIT와 MIT를 보존제로 첨가하고 있다.
 
또 일부 국내 유명 호텔들이 동남아 등에서 제작, 수입해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어메니티들에도 이들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코비글로우는 아직 국내에 생소한 브랜드로 널리 유통되지는 않지만, '탄'은 국내에도 잘 알려져 공식 홈페이지가 개설돼 있고 백화점, 면세점 등 주요 유통업체에도 입점해있다.
 
특히 화장품은 온라인에서도 전 성분을 표기해야 하지만, 그동안 A 면세점 등 일부 대형 온라인 유통업체들에는 유해 성분을 제외한 천연 성분 몇 가지만 표시돼 CMIT·MIT가 포함된 사실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들 제품에 실제 성분이 포함됐는지를 직접 조사해 법 위반 여부를 따지기로 했다.
 
안전처는 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난 제조 수입업자에 대해선 판매정지 3개월을 내리고 이들 업자와 호텔에 대해 고의성 여부를 따져 고발 조치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CMIT·MIT 혼합물은 2015년 8월 이전, MIT 단독은 작년 2월 이전에 각각 제조 및 수입된 제품은 유통할 수 있으나 그 후부터는 불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CMIT·MIT 사용이 가능한 미국, 동남아 등에서 들여오는 화장품들에 일부 포함된 사례가 있어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단속하고 있다"며 "다만, 가능성은 작지만 이들 제품이 국내로 들어오면서 해당 성분이 제외됐을 가능성도 있어 정밀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측은 "다만, 이런 제품들을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권이라 제한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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