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중앙동아리 '한양어린이학교'는 25일 학내에 붙인 '병원학교 폐교에 대한 입장문' 대자보를 통해 "누리봄교실이 폐교 위기에 처해 있다"며 "병원의 폐교 결정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장병훈 기자] 소아암 등 중증 질환으로 장기 입원한 학생들의 학력 공백을 메우기 위한 이른바 ‘병원학교’가 재정난 등을 이유로 폐교 위기에 처하면서 교육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바른미래당 이찬열 의원(수원 장안, 국회 교육위원장)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총 12명의 학생이 한양대 내 ‘병원학교’를 이용했다. 

한양대 ‘병원학교’는 서울시교육청과 MOU를 맺어, 백혈병 및 소아암 병동에 입원한 아이들의 학업과 정서적 지원을 위해 지난 2005년 설치된 학습시설로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예산 2천만원도 지원받았다.  

병원학교는 특수교육 시설 중 하나로써, 일정시간 수업에 참여하면 환아들이 원래 다니던 학교(원적학교)에서 출석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당 지역 교육청과 MOU(양해각서)를 체결해 위탁 운영 되며, 특수교육 시설로 분류된다.

그러나 이 같은 특수교육 시설은 초·중등교육법상 학교로 분류되지 않아 병원이 폐교해도 교육청에서 제지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한양대병원 측에서 입장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교육청에서 나서서 개입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일반적으로 병원학교에서 폐교한다면 위탁 운영이 해제되는 절차가 진행된다. 일반학교의 폐교와는 다른 점이 있다”고 설명하고, “병원학교 폐교 시 학생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원격수업을 진행하거나 타 병원학교를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한양대학교와 한양대병원 측에 공식 입장을 요구하였으나,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서로 책임을 미룬 채 자료제출을 회피했다. 

현재 한양대병원 측은 아직 폐교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라면서도 폐교 가능성을 부인하지 있지 않다. 누리봄교실 교사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한양대학교 봉사동아리 ‘한양어린이 학교’는 이메일을 통해 병원학교 폐쇄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고, 병원장 면담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병원장은 “공간의 부족, 경제적 기반의 약화, 소아과 환자의 격감 등의 원인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이해”해달라며 “병원학교의 폐교를 심사숙고하여 뼈아프게 결정한 것”이라는 답신을 송부한 바 있다.

이찬열 의원은 “어떤 환경에 처해있던 평등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습권을 보장하는 것, 교육을 통해 중증 질환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세상을 살아갈 의지와 희망을 키우는 것, 향후 건강을 회복했을 때 학력 공백 등을 겪지 않기 위해 마땅히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세상에는 결코 자본적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 되는 영역이 있다. 그것은 교육, 특히 아이들을 위한 교육, 그 중에도 아픈 아이들을 위한 교육의 영역”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찬열 의원은 “아직 병원 측이 폐교를 확정하지 않았다. 법적으로 어떤 책임과 권리를 갖느냐의 시각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교육의 보편성, 교육의 평등성, 사회적 약자를 위한 학습권의 보장 차원에서  더 늦기 전에 교육청이 이를 막기 위한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누리봄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자원봉사를 하는 한양대 중앙동아리 '한양어린이학교'는 25일 학내에 붙인 '병원학교 폐교에 대한 입장문' 대자보를 통해 "병원학교의 폐교는 '사랑의 실천'이라는 학교 이념과 완전히 상충되는 결정"이라며 "병원학교를 폐교시키는 것은 환아들의 교육 받을 기회와 권리를 무시하고 박탈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