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 17%는 주 61시간 이상 근무…3년8개월간 미지급 초과근무수당 12.6억원

우체국 집배원의 77%가 시간외수당을 덜 받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최빛나 기자] 우체국 집배원의 77%가 시간외수당을 덜 받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이철희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1~28일 집배원 5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응답자 500명 중 67%인 337명이 '주간 51시간 이상 근무한다'고 응답했다고 10일 밝혔다.

의원실에 따르면 응답자의 17%는 주 61시간 이상 근무한다고 응답했다. 한 달에 하루 이상 휴일 근무를 한다'는 응답은 91.8%에 달했다.   
 
응답자의 68.8%는 연장근무 또는 휴일 근무를 하는 주된 이유로 과도한 업무량을 꼽았다. 가장 시급히 개선돼야 할 문제로는 46.5%가 인력충원을, 38.1%가 과도한 업무량을 들었다.

초과근무 명령시간이 실제 업무시간을 제대로 반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88.4%로 나타났다.

시간 외 수당을 정확히 받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76.8%가 '아니다'라고 응답했다.

시간 외 수당을 받지 못하는 이유로는 50%가 '(시간외 근무수당을) 기입해도 인정이 안 됨'이라고 답했다.

우본에 따르면 2014년 10월 이후 지난 6월까지 3년 8개월간 초과근무수당 미지급분이 14만3천여 시간에 달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2억6천여만원에 해당한다.
또, 응답자의 52%는 지난 1년간 몸이 아파도 출근해 일한 날이 6일 이상 된다고 밝혔다. 병가를 사용하지 못한 이유로는 '동료에게 피해를 줄까 봐'(59.6%), '대체인력 부족'(37.4%) 등을 꼽았다.

타박상 등 근골격계 질환을 앓거나 앓아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97.7%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만성피로(91.5%), 자상·창상(72.7%), 심리적 우울·불안(65.7%)을 겪은 적이 있다는 응답도 많았다.

응답자 중 85% 이상은 2020년까지 이륜차 1만5천대 중 1만대를 전기차로 전환하는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주택지와 골목길에 진입할 수 없어 도보 이동 거리와 업무시간이 현저히 늘어나기 때문이다.

과방위 소속 박선숙 의원에 따르면 우본이 연말까지 전기차 1천 대를 우선으로 도입할 방침이지만 초소형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6개 국내 업체 모두 전기차 생산 준비가 되지 않아 실현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철희 의원은 "집배원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우정사업본부의 여러 대책이 쏟아졌지만 정작 집배원들은 이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책 공급자와 수요자가 면밀히 소통해야만 효과적인 정책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전기차 도입도 집배원들이 다니는 골목 골목과 전기차 충전시간 등에 대한 구체적인 확인이 선행되지 않으면 어떤 집배원들에게는 전기차가 더 큰 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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