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면세점협회에 무려 35명 재취업
-대형로펌에 38명...김앤장에만 무려 16명
-지난해 7월 사퇴한 천홍욱 전임 관세청장, 관세법인 회장으로 취임

관세청(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권지연 기자] 관세청 퇴직자들이 유관기관에 줄줄이 재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10일 관세청 퇴직자 재취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밝혔다.

관세청의 취업제한기관 재취업 현황 중 한국면세점협회에 무려 35명이 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면세점협회 전체 직원 84명 중 관세청 퇴직자가 40%를 차지하는 셈이다.    

(사)한국면세점협회는 13개 면세점이 회원사로 있는 관세청 유관기관이다. 특히 재직 시절 한국면세점협회와 직무 관련성이 있어 공직자윤리위의 취업심사를 거친 이들은 35명 중 28명(80%)에 달했다. 4급 이상 고위 공무원도 1명 포함돼 있었다. 

법무 회계법인에는 총 38명이 재취업했다. 이중 김앤장에만 무려 16명, 태평양ㆍ율촌ㆍ광장 등 대형 로펌에 각 5명씩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인 전 청장(9대)이 김앤장, 15대 청장 및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김영섭 전 청장이 태평양, 손해보험협회장인 김용덕 전 청장(21대)과 윤영선 전 청장(24대)이 광장, 백운찬 전 청장(26대)이 삼정회계법인에 재취업했다. 

또 박진헌 전 차장(2005~2008)은 김앤장, 손병조 전 차장(2008~2010)은 태평양, 이대복 전 차장(2010~2011)은 김앤장으로 각각 재취업했다.

관세법인 재취업자도 24명이나 됐다. 지난해 7월 사퇴한 천홍욱 전임청장은 관세법인 회장으로 재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천홍욱 전 관세청장은 지난 2017년 7월 면세점 선정을 둘러싸고 각종 의혹을 받고 자진 사퇴했다. 

천 청장은 2016년 5월 취임 직후 국정농단의 주인공인 최순실씨를 만나 충성 맹세를 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박영선 의원은 “박근혜 정권 들어 재벌 대기업들의 면세점 독과점 구도가 고착화되고 공고화되고 있다고 누차 지적했었지만, 관세청 퇴직자들이 면세점협회를 포함해 대형 로펌들에 줄줄이 취업한 걸 보니 개선되지 않은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퇴직자 재취업 문제가 관세청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항변할게 아니라 최순실 사건으로 실추된 관세청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퇴직자들과의 사적 접촉 금지 등 자체 개혁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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