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탑항공 공식 홈페이지 캡쳐)
(사진=탑항공 공식 홈페이지 캡쳐)

[소비자경제신문=최빛나 기자] 항공권 판매를 위주로 영업해 왔던 여행사 탑항공이 지난 1일 급작스럽게 폐업신고를 한 가운데 소비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탑항공 홈페이지에는 지난 1일 폐업 소식을 알리는 공지가 올라왔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경영 악화로 부득이 폐업하게 됐다"며 "피해를 본 고객들은 영업 보증보험을 통해 구제 받을 수 있다"라는 내용을 담았다. 또 폐업에 따라 전화문의나 방문고객 응대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죄송하다는 사과를 담은 글도 게시했다.

이에 따라 탑항공을 이용해 이미 항공권을 발권 받은 여행객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탑항공 사이트에서 내달 28일에 출발하는 베트남 티켓을 구입한 소비자 김 모씨는 <소비자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사전에 아무런 조치 공지 없이 이렇게 갑자기 폐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된다"며 "보증보험을 통해 환불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그게 뭔지 모르겠다"고 분통했다.

그는 이어 "제대로 된 설명 없이 구제 받을 수 있다고만 하면 다냐. 이건 소비자를 무시하는거 아니냐"며 "인터넷 등을 잘 모르는 나이가 드신 분들은 눈뜨고 코베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먼저 항공권 e 티켓이 발권된 상태라면 문제 없다. 환불이나 일정 변경이 필요한 고객은 항공사에 직접 요청하면 된다.

하지만 아직 항공권을 발권받지 못했거나 폐업 전 환불을 요청했는데 돌려받지 못한 고객의 경우 문제가 된다.
 
피해를 본 소비자는 한국여행업협회의 여행불편 처리센터에 피해 사실을 접수해야 구제를 받을 수 있다. 한국여행업협회는 이달 안에 구체적인 피해 구제 절차와 방법 등을 신문과 홈페이지에 공고하고 피해 상황을 2개월간 접수 받을 예정이다.

탑항공은 10억원짜리 여행보증보험에 가입돼 있다. 전체 피해액이 10억원 안쪽이면 전액 환불을 받을 수 있지만 그 이상이면 10억원을 피해자들끼리 나눠 받아야 한다.

여행업협회는 피해사실확인서, 여행계약서, 여행일정표, 입금영수증원본(은행대조필 확인서류),계약관련 서류(예약내역서 등) 등 자신의 피해를 입증할 만한 서류를 최대한 많이 준비해둬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업계에서는 항공권을 미리 구입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본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있다"며 "사고액수가 담보액 범위 이내이고, 탑항공도 항공권 판매 영업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렇지만 아직 단정짓기는 어렵다"며 "확실한 피해액과 규모를 추산하면 더 정확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봉국 탑항공 대표는 일전에 업계 신문사를 통해 "정상화를 바라고 있지만 외부 결정에 따라 좌우되는 측면이 많기 때문에 탑항공이 어떻게 될지는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번 폐업은 부도 때문이 아니다"며 "미입금액을 기한내에 입금하고 원상복귀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앞선 상황에 탑항공을 포함한 여행사들의 연이은 폐업 등의 원인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항공권 판매를 둘러싼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진 것과 항공권 판매패널이 다양해 지면서 무리한 경쟁을 벌인 게 주된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탑항공은 무려 30년간 항공권 판매를 했다. 이 곳이 폐업한다는 소식에 충격을 금하지 못했다"며 "여행업 위기설도 돌고 있는 판국에 다른 여행사들도 분위기를 탈까 걱정스러운 때다"고 전했다.

그는 탑항공 같이 오래된 여행사가 옛 방식을 고수해 영업하다가 대형 여행사와 신생에게 밀려난 것일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피력했다.

실제로 난 9월 초에는 해외 패키지를 주로 판매했던 종합여행사인 e온누리여행사와 더좋은여행은 영업을 중단한 바 있다. 이들 회사는 최근까지 홈쇼핑 판매를 진행했으나, 이미 올해 상반기부터 예약 부진을 겪으면서 영업활동이 삐걱거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탑항공은 2010년 11억원, 2012년 5100만원의 순익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2010년부터 감사보고서가 제출된 2015년(2014년 감사보고서)까지 손익상황을 보면 매해 매출액은 정체되거나 줄어들고 수익 구조도 이보다 더 악화돼 왔다. 2014년에는 전년(매출 263억원, 손실 27억원)에 비해 매출이 10% 이상 줄어든 230억원(손실 16억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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