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신문=권지연 기자] 신한금융이 지난 5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로부터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지분 59.15%를 22,989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지만 인수 과정에서 잡음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신한금융 품에 안기는 오렌지라이프생명 노조 "쟁의조정절차 밟을 것"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생명을 품에 안기까지는 계약서 세부 내용을 조율하고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내년 초를 목표로 관련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하지만 오렌지라이프생명 노조와 협상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앞서 오렌지라이프생명 노동조합측은 고용안정과 노동조합 보장을 비롯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독립경영보장 등을 이행 할 것을 요구했다. 

오렌지라이프 노조 관계자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쟁의조정절차를 밟을 것이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고용조건으로 봤을 때, 오렌지라이프 직원들 입장에서는 이번 M&A가 달갑지 않다. 

고용조건이나 영업이익은 오렌지라이프가 신한생명보다 훨씬 좋은 조건에 앞 서 있지만 신한생명 임직원 및 조합원 숫자는 오렌지라이프생명의 두 배 가량 더 많다. 

신한금융이 당분간 '투 트랙 전략'으로 간다 하더라도 언젠가 물리적인 합병이 일어날 경우 오렌지라이프생명은 신한생명의 고용조건을 따라갈 개연성이 높다. 

익명을 요구한 오렌지라이프생명 직원은 “오렌지라이프생명은 임금피크제가 없지만 신한생명은 있다. 퇴직금도 오렌지라이프가 신한생명보다 두 배 가량 더 높은 수준인데, 합병되면 우리가 가진 좋은 것들은 다 사라지는 것들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2013년 MBK파트너스가 ING생명(오렌지라이프생명의 이전 사명)을 인수한 다음 해 전체 직원의 30%를 감원했던 사례가 있었던 만큼 오렌지라이프 노조가 인수 얘기가 흘러나오면서부터 각을 세우기 시작한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오렌지라이프생명은 아직 우리 회사가 아니어서 입장을 말할 수 있는 것이 없고 M&A조약이 통상적으로 비밀리에 이뤄지기 때문에 알 수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오렌지라이프생명 노조는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오렌지라이프생명 노조는 신한금융측이 내달 중순께까지 확답을 주지 않을 경우 매각반대를 위한 쟁의조정절차를 밟을 것임을 시사했다. 

참여연대 김정은 경제노동팀장은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생명을 인수한다면 당연히 노조와 적극적인 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