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살률이 최근 10여년이 넘게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국가 중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소비자경제)
국내 자살률이 최근 10여년이 넘게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국가 중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신문=권지연 기자] 지난해 사망자 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암이 전체 사망원인 1위를 자치한 반면, 30대 이하 젊은 층의 사망 원인 1위는 3년 연속 자살로 나타나 경각심을 주고 있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17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자 수는 28만5534명으로 전년대비 4707명(1.7%) 증가해 통계작성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루 782명씩 사망한 셈이다. 이는 전년보다 15명 증가한 수치다.

남자 사망자는 15만4328명으로 여자 사망자(13만1206명)보다 2만3000여명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조사망률은 557.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명(1.4%) 증가해 199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통계청은 지난해 사망자 수가 많았던 원인을 고령화에 따른 80세 이상 노인인구 사망자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80세 이상 사망자는 11만9325명으로 전년대비 7.1%(8476명) 증가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80세 이상 사망자가 전체 사망자 중 차지하는 비중도 44.8%로 10년 전에 비해 13.5%포인트(p)나 증가했다.

작년에 암 사망자는 7만8863명(약 27.6%)으로 통계작성이 시작된 이래로 가장 많았다. 

인구 10만 명당 암으로 사망한 이들의 숫자를 나타내는 암 사망률은 153.9명으로 2016년보다 0.6% 증가했고 역시 집계가 시작된 이래로 최대치다. 

암 사망률을 종류별로 구분하면 폐암(35.1명), 간암(20.9명), 대장암(17.1명), 위암(15.7명), 췌장암(11.3명) 순으로 높았다.

작년 한국인 사망원인 2위는 심장질환(사망자 3만852명, 구성비 10.8%)으로 나타났고, 뇌혈관질환(2만2천745명, 8.0%), 폐렴(1만9천378명, 6.8%), 자살(1만2천463명, 4.4%), 당뇨병(9천184명, 3.2%), 간 질환(6천797명, 2.4%), 만성 하기도질환(6천750명, 2.4%), 고혈압성 질환(5천775명, 2.0%), 운수 사고(5천28명, 1.8%)의 순이었다.

이 가운데 폐렴은 작년에 사망자 수와 인구 10만 명당 사망률(37.8명)이 통계작성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4년에는 사망원인 순위 10위였던 폐렴은 꾸준히 순위가 상승해 2015년부터 4위를 유지하고 있다.

폐렴 사망자가 늘어난 이유도 고령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30대의 경우 자살 사망률이 암(13.8명)이나 자동차 사고(4.5명)로 사망할 확률보다 높게 나타났다. 

30대 이하 젊은 층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인 것은 2015년부터 3년째 이어지는 현상이다. 

10대 사망 원인 중 자살이 차지하는 비중은 30.9%로 2위를 기록한 운수사고(17.7%)와 크게 벌어졌다. 20대는 사망 원인 중 자살 비중은 44.8%에 육박했고 30대는 36.9%로 높게 나타났다. 

자살예방운동을 펼쳐온 라이프호프 조성돈 대표는 “전체 자살률은 줄어드는 데도 젊은 층의 자살율이 높은 것은 젊은 세대에 희망이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조 대표는 “젊은이의 대명사는 ‘꿈’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위로’가 됐다”면서 “성공과 행복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가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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