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만 스쳐도 아픈 통풍…통증 아닌 ‘요산’ 잡아야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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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경제=곽은영 기자] 바람만 스쳐도 통증이 느껴진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질환 통풍. 비만 중년 남성이 잘 걸리는 질환으로 알려진 통풍은 치료 시 주로 통증 완화에 주의를 기울이지만 원인이 되는 요산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산은 음식에 들어있는 퓨린이란 물질이 몸에서 사용된 뒤 남은 찌꺼기다. 퓨린은 생존에 꼭 필요한 성분으로 대사 최종 산물인 요산은 땀, 소변, 대변으로 배출된다. 그런데 몸에서 요산이 생성되거나 소변이나 대변으로 배출되지 못한 경우, 요산을 너무 많이 섭취한 경우 균형이 깨지면 통풍이 발생한다.

통풍은 술을 즐기는 남성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술과 함께 안주로 먹는 고기류에 퓨린이 많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주로 중년 남성에게서 나타나지만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젊은 남성 환자도 많이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30대 남성 환자는 2012년 3만7965명에서 2017년 6만3221명으로 66% 증가했으며 20대 남성 통풍 환자도 동기간 1만882명에서 1만9842명으로 82% 증가했다.

대한류마티스학회지에 발표된 한국인 통풍 환자의 진단 및 치료실태 조사에 따르면 통풍은 고혈압, 당뇨 등 만성 대사성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3개 대학병원에서 통풍으로 치료 중인 환자 13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결과 고혈압 36%, 당뇨병 11%, 협심증 8.1%, 심부전 6.6%, 고지혈증 4.4% 순으로 기저질환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풍 환자 중 절반에서 고혈압과 대사증후군이, 10명 중 1명에서 당뇨병이 동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받지 않은 고혈압 환자 약 4명 중 1명은 혈중 요산 농도가 7㎎/dL 이상인 고요산혈증이었다.

고요산혈증은 신장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요산은 주로 신장으로 배설되는데 고요산혈증은 신장으로 더 많은 요산을 배설시켜 신장 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이로 인한 결석 발생으로 신부전을 유발할 수 있다.

반대로 신부전이 있으면 고요산혈증이 생겨 통풍이 발생할 수 있다. 신부전 환자의 급성통풍성 관절염 치료에 제약을 받는데 투여되는 항염제가 신장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신부전 환자의 경우 약물치료 시 급성 신기능악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투석 상태와 신장 상태를 자세히 검토 후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이처럼 통풍은 합병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단순히 관절염 치료에 그치는 것이 아닌 합병증 증세가 있는지 확인하고 통풍과 함께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요산혈증의 경우 연관해 나타날 수 있는 비만, 고지혈증, 당뇨, 고혈압 등이 있는지 확인하고 이에 대한 치료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또한 질환 유발 인자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알코올은 신장에서 직접 요산 배설을 억제해 혈중 요산을 증가시켜 통풍을 일으키므로 가장 주의해야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상훈 교수는 <소비자경제>에 “남성의 경우 여성보다 근육이 크고 세포의 양이 많아 기본 요산 생성이 높고 신장에서 요산의 재흡수를 억제하는 여성호르몬이 없어 통풍이 많이 발생한다”며 “만성 대사 질환인 만큼 장기적으로 꾸준한 약물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으로 요산 수치를 관리하면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약물치료에도 관절염이 생기거나 혈중요산이 잘 내려가지 않는 경우 동물의 심장이나 간과 같은 내장, 육즙, 거위, 정어리, 고등어, 멸치, 효모, 베이컨 등 퓨린 함량이 많은 음식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며 “흡연은 통풍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으나 연관 질환이 있다면 금연을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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