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으로 신설된 대형마트 의무휴무제 도입 뒤 추석 전날 쉬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형마트들은 할인 행사를 앞당기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최빛나 기자] 추석 연휴를 앞두고 대형마트가 울상을 짓고 있다.

한해 최대 대목인 추석 전날이 의무휴업을 해야하는 일요일이기 때문이다.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으로 신설된 대형마트 의무휴무제 도입 뒤 추석 전날 쉬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형마트들은 할인 행사를 앞당기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16일 이마트·롯데마트에 따르면, 서울을 비롯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대형마트가 23일 문을 닫는다.

이마트는 전국 143개 가운데 91개가 휴점한다. 서울의 경우, 29개 매장이 모두 이날 쉰다. 홈플러스도 전국 141개 매장 가운데 서울 19개 점포 전부를 포함해 101개 매장이 문을 열지 않는다. 롯데마트도 122개 매장 가운데 82개 점이 휴점한다. 서울의 경우, 17곳 가운데 행당역점 1곳만 문을 연다.

업계 관계자는 "의무 휴업은 인구가 많은 서울이나 인천·부산·광주 등 광역시에 몰려있어 매출 에 타격이 심하게 갈 것"이라며 "명절 전날엔 평소 대비 20~50% 이상 손님이 는다"고 하소연 했다.

결국 대형마트는 추석 당일에는 대부분 문을 열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추석 당일 쉬는 점포가 많았지만 올해는 조금이라도 매출을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추석 당일에 문을 열면 직원 반발도 클뿐 아니라, 인건비 등 빠져나가는 비용도 만만찮다.

이마트 마케팅 담당자는 “대형마트 의무휴무일이 도입된 뒤, 추석 전날에 절반 이상 이마트가 영업을 하지 않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서울 등 주요 광역시 소비자들은 미리미리 장을 볼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반면, 백화점은 상황이 다르다.

신세계·롯데·현대 백화점 대형 3사 모두 지난해처럼 추석 전날과 당일, 또는 추석 당일과 다음날 이틀씩 휴점한다. 제수용품 구매가 많은 마트와 달리 추석 선물세트 판매 비중이 높은 백화점은 굳이 명절에 문을 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선물세트 구매는 대부분 명절 1~2주 전에 판매가 끝난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엇갈린 명절 휴무의 이면에는 소비 양극화라는 시장 상황도 있다.

대형마트는 점점 매출이 줄어드는 역신장 상황이고, 백화점은 최근 명품 등 고가품의 판매가 늘면서 실적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전체 매출은 대형마트가 백화점보다 크지만 점진적으로 위축되는 상황이어서 위기감을 느낄 것”이라며 “이번 추석 뒤 대형마트 업계에서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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