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늦어지면 손가락 기능 떨어져…증상에 따라 손 활동량 줄여야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소비자경제=곽은영 기자] 최근 컴퓨터와 핸드폰 사용 시간이 증가하면서 손 질환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손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이나 50대 주부에게 많이 나타나는 각종 손질환은 심각한 통증과 함께 고통을 야기한다. <소비자경제>는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이재훈 교수와 함께 50대 여성이 취약한 손 질환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봤다.

- 중년 여성에서 특히 가장 많이 발생하는 손 질환이 있나?

손가락에서 딸깍 소리가 나는 질환인 방아쇠 수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방아쇠 수지 진단 환자는 20만5980명으로 그중 5만9725명이 50대 여성이었다. 방아쇠 수지는 손가락의 힘줄을 싸고 있는 활차라는 막이 두꺼워져서 생기는 병으로 손가락을 굽혔다 폈다 할 때 손가락에서 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 걸리는 느낌이 있다. 특히 아침에 증상이 심하고 시간이 지나면 점차 호전되는 특징이 있다.

- 방아쇠 수지의 치료 방법은?

휴식, 부목 고정, 소염제 치료 등으로 호전될 수 있고 스테로이드 주사로 치료하기도 한다. 증상이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주사 치료로 재발 없이 치료할 수 있다. 주사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재발하는 경우 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치료가 늦어지면 힘줄 주위의 염증이 진행돼 수술을 시행하더라도 증상 호전에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 손가락이 찌릿찌릿하게 저린다면?

손목터널 증후군의 경우 손가락이 찌릿하게 저리는 증상을 보인다. 새끼손가락을 제외한 손가락이 저리며 잠을 자다 손이 저려 잠에서 깨거나 손목을 손가락을 구부린 상태로 30초 정도 있을 때 저린 증상이 더 심해지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전체 환자 18만920명 중 50대 여성이 약 5만7928명으로 약 32%에 달한다.

- 손목터널 증후군의 치료 방법은?

손을 사용하는 시간과 강도를 줄이고 되도록 손을 덜 쓰도록 신경을 쓰면 증상이 호전된다. 소염제, 부목 고정 등도 도움이 되고 스테로이드 주사도 증상을 호전시킨다. 만약 주사 치료로도 차도가 없거나 재발하는 경우 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보통은 입원 없이 수술을 하며 수술 후 가벼운 일상생활도 가능하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시행한 경우 95% 정도 성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치료가 늦어지면 엄지손가락 근육이 줄어들어 엄지손가락을 벌리는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엄지손가락을 벌리지 못해 큰 물건을 잡을 수 없는 상황까지 갈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 손가락 관절이 아프면?
나이가 들면서 주로 발생하는 손의 퇴행성관절염은 손가락 관절에서 주로 발생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손가락 마디가 굵어지고 관절에 덩어리가 만져질 수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손목터널 증후군과 동반될 수 있는데 손가락 끝 관절이 아프고 손이 저리다면 퇴행성 관절염과 손목 터널 증후군을 함께 의심할 수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손을 덜 쓰면 증상이 호전된다. 일을 많이 하면 증상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호전을 위해서는 활동량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휴식과 따뜻한 찜질, 약물 치료가 도움되며 관절염의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손쓰는 일을 줄일 필요가 있다.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좋아지지 않으면 관절유합술이란 수술을 선택할 수 있지만 이는 관절을 굳히는 수술로 통증은 해결할 수 있지만 관절이 움직여지지 않게 된다.

- 엄지 손가락을 움직일 때 손목이 아픈 경우도 있는데?

드꿰르뱅 병을 의심할 수 있다. 드꿰르뱅 병은 손목관절을 지나는 힘줄과 힘줄을 싸는 막이 두꺼워져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손목이 꺾이는 동작 등 특정 동작을 반복하는 사람에서 발병률이 높은데 대표적으로 육아를 할 때 아기를 안고 있는 동작을 생각하면 된다. 실제로 어린아이를 안아서 키우는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 산모병으로 불리기도 한다. 전체 환자 1만122명 중 50대 여성이 1576명으로 가장 많다. 발생 초기에는 소염제, 부목고정, 주사 치료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만약 비수술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을 경우 수술을 시행해 힘줄을 싸고 있는 막을 잘라 주면 증상이 해결된다. 수술 시간은 약 10분으로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참지 말고 수술적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 손에도 종양이 생기기도 하나?

손에도 다양한 종양이 발생한다. 그 중 가장 흔한 것이 결절종으로 손에 생기는 종양의 50~70%를 차지한다. 2017년 전체 환자 16만6105명 중 여성이 9만7898명일 만큼 남자보다 여자에게 많이 나타나며 그 중 50대 여성에게서 가장 많이 나타난다. 주로 손목관절 부위에 발생하는데 손목관절의 손바닥 부위에도 생길 수 있으며 크기가 커졌다 작아지는 특징이 있다. 결절종은 통증이 있거나 외형상 보기 흉할 경우 수술로 제거할 수 있다. 그러나 관절을 망가트리는 등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키지 않아 큰 지장이 없다면 그냥 놔둬도 괜찮다.

- 손 질환이 발생했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은?

국내 손 질환 환자의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으로 생각해 가벼운 통증을 참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손 질환은 질환의 특징적인 양상으로 쉽게 진단하고 조기에 치료될 수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조기 발견 시 치료가 쉽고 재발을 줄일 수 있어 손에 불편함이 느껴지면 방치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병을 키우지 않고 쉽게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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