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상공인연합회는 진정한 소상공인 대변 단체인가?
[기자수첩] 소상공인연합회는 진정한 소상공인 대변 단체인가?
  • 권지연 기자
  • 승인 2018.08.2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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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연 기자
권지연 기자

소상공인연합회가 오는 2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최저임금 인상 등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을 향해 소상공인들의 고충을 성토한다는 계획이다. 

소상공인 생존권운동연대는 지난 9일 서울 광화문에 '소상공인 119 민원센터'를 개소하고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소상공인을 위해 목소리를 높인다는 소상공인연합회의 진심에 의구심이 드는 건,  너무나 지나친 생각일까. 

나는 지난해 연말, 소상공인연합회는 '2017년 피해예방지원사업 경영개선 컨설턴트 지원 사업'에 참여했던 업체들의 소식지 만드는 일을 직접 수행했다.  다시는 언론인으로 살 지 못할 수 있다는 각오까지 해가며 전 직장을 퇴사한 후 먹고는 살아야겠기에 잠시 몸담았던 잡지사를 통해 했던 일이었다. 

소상공인들을 위해 컨설팅을 지원하겠다는데 반대할 이가 누가 있겠느냐마는 소상공인연합회는 당시 컨설팅 지원의 이유로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 이후 소상공인들의 경영이 매우 힘들어졌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김영란법에 대한 찬반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당시 컨설팅에 참여한 업체 중 실제로 김영란법의 영향을 받은 업체는 드물었다. 소상공인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를 살펴보면, 업계에 만연한 갑질이나 대기업의 시장 진출 때문인 경우가 훨씬 많았다. 

그런데도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식지까지 만들어가며 마치 김영란법이 소상공인 경영 위축의 원인인양 떠들었다. 

뿐만이 아니다. 연합회는 사업에 참여한 소상공인의 역량을 강화하고 매출을 증대하는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며 홍보했다. 물론 개중에는 컨설팅이 도움이 된 경우도 있었지만 컨설팅 자체가 공염불에 지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았다. 

대형 홈쇼핑 갑질에 피눈물을 흘리던 한 소상공인은 소상공인연합회가 성과를 홍보하기 위해 낸 소식지 때문에 한 줄기 희망이었던 중국 투자를 받기 힘들어지기도 했다. 

당시 업체는 베트남에서 터진 파업때문에 본사에 납품해야 할 기한을 어기고 말았다. 납품 지연으로 클레임이 발생하면서 결국 자금이 돌지 않아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해당 업체를 컨설팅 해주던 컨설턴트는 “이 업체는 자금에 숨통만 조금 트이면 회생 가능성이 있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데 도울 길이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당시 소상공인연합회의 소식지에는 누구에게도 기댈 곳이 없는 업체 대표가 소공연의 컨설팅 지원을 받으며 한 줄기 희망을 보고 있다는 내용이 실렸다. 그리고 소식지에 실린 글을 한 언론사가 토씨 하나 빼지 않고 받아쓰기 했다. 

문제는 결국 그 일로 해당 업체의 사연이 구글에서 검색이 되면서 업체가 한 줄기 희망으로 삼았던 중국 투자길이 막힐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업체 대표는 "중국 투자자가 우리 회사의 신용이 위태롭다고 평가해 투자를 하지 않을 수 있으니 해당 기사를 내려달라"고 요구했지만 소공연은 그 조차 들어주지 않았다. 

소상공인을 대변하겠다고 만들어진 소상공인연합회가 스스로의 성과 홍보를 위해 한 소상공인의 애절한 목소리를 외면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일은 내 인생에서 지울 수 없는 후회로 남게됐다. 

최저임금 문제도 마찬가지다. 한 편의점 주는 “막상 최저임금이 부담이 되는 것은 맞다” 하지만 “편의점을 정말 힘들게 하는 본사의 높은 수수료와 임대료 문제에는 필사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서 소득주도 성장을 펼친 정부를 향해서만 각을 세우는 것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늘 혹시나 하는 일은 역시나다. 소상공인연합회와 보수정권과의 유착관계는 매우 견고해 보인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놓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을 당시 “사드 배치를 하지 않으면 내수 경기가 침체되고 골목상권이 다 죽는다”며 보수정권의 편에서 핏대를 세웠다. 

그런가하면 지난해 '김영란법' 완화 등 소상공인을 위한 4대 공약을 발표하며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출마했던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는 700만 소상공인연합회에 태극기 집회 참여와 연대를 제안하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정부가 소상공인연합회의 회계와 노무 내역을 감사하겠다고 하자, 자유한국당이 거품을 물며 반대했다. 

당시 자유한국당은 “정부가 작은 민간단체까지 정치 보복하는 행위는 적폐 중의 신 적폐"라고 비판했다.

2014년 박근혜 정권 시절 소상공인의 권익을 대변함으로써 소상공인의 경제적 지위 향상과 국민경제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겠다며 설립된 소상공인연합회가 현 정부의 경제 정책에 날을 세우는 건 진정으로 소상공인을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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