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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정부가 '먹방을 규제한다고?'...팽팽히 맞선 국민 건강 vs 자유 침해 논란
[이슈] 정부가 '먹방을 규제한다고?'...팽팽히 맞선 국민 건강 vs 자유 침해 논란
  • 최빛나 기자
  • 승인 2018.08.10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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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유투버로 활동하고 있는 프란(위), 벤쯔(밑) (사진=유투브 캡쳐)  

[소비자경제신문=최빛나 기자] 정부가 먹방까지 규제하겠다고 나서면서 국민적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비만을 질병으로 보는 국제적 흐름에 발맞춰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을 확정해 발표했다. 2022년까지 비만율을 34.8%로 유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종합적인 비만 예방 및 관리대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종합대책은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위한 교육 강화 및 건강한 식품 소비 유도 ▲신체활동 활성화 및 건강 친화적 환경조성 ▲고도비만자 적극 치료 및 비만관리 지원 강화 ▲대국민 인식 개선 및 과학적 기반 구축 등 4개 전략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제가 되는 대목은 건강한 식품선택 환경을 조성하고 음주행태를 개선하기 위해 음주 가이드라인, 폭식조장 미디어(TV, 인터넷방송 등)·광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모니터링 체계도 구축한다는 부분이다.

이후 여론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 "정부가 먹는 것도 규제하냐" vs "지나치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관련 “어리석은 백성도 아닌데 먹는 방송을 규제하겠다고 한다. 이런 것 자체가 국가주의적이다”라고 비판해 ’국가주의 논쟁‘이 일었다.

계속되는 논란에 복지부는 뒤늦게 "단순한 '먹방 규제'가 아니라 과도하게 폭식을 조장하는 먹방에 대해 앞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런 방송이 폭식을 조장하는 게 아니라 대리만족 효과가 있다는 지적도 있어 이제부터 실제 조사를 해보려는 것"이라고 밝히며 진화에 나섰지만 국민들의 비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이젠 정부가 먹는 것도 규제하냐” “먹방과 비만율은 별개 문제다” “먹방을 보는 이유가 평소에 먹고 싶었던 음식을 먹는 걸 보면서 대리만족이라는 이유도 있는데 개인의 자유를 너무 규제하는 듯” “먹방을 보고 음식을 먹는 건 개인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 등의 지나친 규제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민청원게시판에는 먹방규제 철회를 촉구하는 청원만 130건을 넘어섰다.

한 청원 게시자는 "먹방을 보는 것은 개인의 자유인데, 먹방을 보고 폭식해서 비만이 된다고 규제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게시자는 "병적으로 마른 사람은 먹방을 보면서 큰 위로를 얻는데 정부는 비만인만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 비만 관련 단체 "정부의 개입...비만 예방에 필수적"

비만관련 5개 단체는 지난 9일 공동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먹방 가이드라인 취지에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다.

관련 관계자는 “비만을 조장, 유발할 수 있는 문화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비만 예방에 필수적”이라며 “매체 내 흡연 장면을 중단시킴으로써, 금연 효과를 높일 수 있었듯이 직장 문화를 개선해 과음 및 폭음을 자제하도록 유도하고, 폭음·폭식을 조장할 수 있는 방송이나 광고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 및 감시를 통해 건강한 식품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 이번 대책에 크게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간의 관심이 지나치게 먹거리 방송(먹방)으로만 흐르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며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또 대책이 제대로 추진되기 위한 컨트롤 타워 설립도 제안했다.

이어 “비만관리 종합대책의 추진과정을 점검하고 감독할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면서 “30여 가지의 비만 관련 추진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정부예산 편성과 함께 국회의 적극적인 예산 승인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아청소년 비만예방 및 관리를 위해 신체계측과 건강검진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계와 의료계의 공유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먹방 이후 관련 음식 매출 증가는 무시 못해

일각에서는 해외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먹방'을 규제하면 한국 식품 수출길이 막힐 가능성이 높고 식품 업계의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프리카TV, 유튜브 등 실시간 인터넷 방송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먹방 프로그램이 유행하면서 지금은 지상파, 종편 등으로까지 확산 되고 있다.

지난 2016년 10월 미국 CNN은 한국의 먹방을 '사회적인 식사'라고 소개했다. 유튜브에 '먹방'을 검색하면 외국인들이 한국 라면, 분식을 이용해 직접 촬영한 다양한 먹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튜버 '영국남자'는 지난 2014년 지인들과 함께 불닭볶음면을 먹는 영상을 올려 700만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영상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외국인들은 연이어 불닭볶음면 먹는 영상을 게재했다. 먹방에 힘입어 불닭볶음면은 지난해 삼양식품이 1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이에 국내에서는 먹방이 시청자들에게 미치는 영향 연구도 활발하다.

지난 2016년 '인포메이션 시스템 리뷰'에 발표된 박재홍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팀이 배달 음식 주문 통화량 빅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음식 방송이 나간 뒤 관련 배달 음식 주문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한 케이블방송 음식 프로그램에서 짜장면, 보쌈김치, 짬뽕, 족발, 피자 등이 소개된 뒤 방영 전 일주일 전과 일주일 뒤 관련 배달 음식 주문 통화량을 치킨 업종 통화량과 비교했다. 짜장면 방송이 나간 뒤 중국음식 업종 주문량은 치킨 업종보다 시간당 약 144건 더 많았다. 보쌈김치와 족발, 피자도 시간당 50~60건 정도 주문이 더 많았다.

이에 치킨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벤쯔나 프란 같은 먹방 콘텐츠로 유명한 유투버들이 치킨 먹는 영상을 올리면 치킨 주문량이 늘어나는 것을 확실히 느낀다"고 전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런 상황에서 먹방을 규제한다면 해외에 한국 음식을 소개할 수 있는 판로가 없어지는 것"이라며 "또 국내 식품·유통업계는 크게 타격을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같은 상반된 반응에 윤영호 한국 건강학회 이사장은 "먹방이 비만을 유발한다는 건 응답자들의 주관적 판단일 뿐 실제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한 연구 결과가 없어 먹방 규제에 관대한 것"이라면서 "흡연도 암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뒤에야 비로소 방송에서 흡연 장면 노출을 하지 않게 된 것처럼, 먹방도 비만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증명이 이뤄져야 규제 논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도한 먹방 노출이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는 막연한 추정은 가능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먹방 규제를 논의하기보다 적절한 방향 제시와 함께 과학적 근거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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