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신문=최빛나 기자]남성혐오 논란을 빚는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 운영자에 대해 경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하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성별에 따라 편파수사라는 논란이 또 다시 불거졌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운영자 A씨에게는 2017년 2월 남자 목욕탕 내부를 몰래 찍은 사진이 워마드 사이트에 올랐는데도 이를 그대로 둔 혐의가 적용됐다.

이에 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운영진 A씨에 대해 음란물 유포방조 혐의로 지난 5월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해외에 거주하는 워마드 운영자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워마드 서버가 있는 미국 당국에 공조 수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의 경찰서가 워마드 관련 112신고나 고소 사건을 동시다발적으로 수사하는 가운데 부산경찰청의 수사내용 일부가 지난 8일 언론보도로 드러난 것이다.

부산경찰청은 지난 2월 접수한 워마드 남자 목욕탕 몰카 사진 유포 사건을 수사하면서 유포자뿐 아니라 운영진까지 방조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운영진에 대한 수사 소식이 알려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각종 소셜미디어에는 성별에 따른 ‘편파수사’ 논란이 재가열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정부는 편파수사 하지 말라는 여성의 목소리를 듣긴 한 것인가’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9일 오전 11시 현재 총 5만2720명이 청원에 참여한 상태다.

"워마드 편파수사 하지말라"는 제목의 국민 청원 게시글에 따르면 "일간베스트, 오유(오늘의 유머), 디시(디시인사이드) 등 수많은 남초 커뮤니티에서 음란물이 유포되고 운영자는 이를 방조하고, 동참하고 있지만, 이는 한 번도 문제 삼은 적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민갑룡 경찰청장은 여성계 범죄를 겨냥한 수사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사이버성폭력 수사팀 개소식에서 “여성계에서 경찰이 일베 등 남성 중심의 사이트는 놔두고 여성들 사이트만 수사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있었다”며 “경찰은 그 누구든 불법촬영물을 게시하고 유포, 방조하는 사범에 대해서는 엄정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 청장은 또 “일베에 대해서도 최근에 불법촬영물 게시자를 검거했고 유포, 조장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수사를 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온라인에서는 “‘여성사이트만 타깃으로 수사한다”, “불법촬영물 영상 유통을 방조하는 웹하드 업체와 성매매 인증 사진을 올리는 등의 여성혐오를 하는 일베(일간베스트)도 수사하라”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SNS에서는 ‘#내가 워마드다’ ‘#내가 워마드 운영자다’라는 해시태그 운동 등의 누리꾼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그동안 ‘불법촬영 편파 수사 규탄시위’가 이달 4일까지 모두 4차례나 이어졌다. 

4차 시위 때는 모두 7만명의 여성이 운집해 ‘나의 삶은 너의 포르노가 아니다’는 구호를 내걸고 불법촬영과 여성혐오에 대한 편파적 시각을 지적하며 엄중 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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