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소비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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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경제신문=최빛나 기자] 유통업계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폐점 및 개점시간 연기 등의 근무시간 단축에 나섰지만 현장 반응은 엇갈린다. 

근무시간이 52시간으로 줄면서 여가시간과 개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워라밸을 찾는데 도움돼 긍정적인 반면 근무시간만 줄어들 뿐 노동강도는 여전하다는 지적도 있다.
 
20일 위메프에 따르면 임직원 1인당 초과근무시간이 포괄임금제 폐지 전인 지난 5월 보다 44.4% 줄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주당 근무시간은 41.2시간으로 52시간 근무 시간보다 10시간 이상이 적다. 또  퇴근 문화가 확산되면서 구내식당과 연계 식당의 석식 이용자 수는 2000여 명 에서 전월 4000여 명 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직원들을 위한 '안전귀가(야근택시)' 이용자 수는 602명에서 220명으로 감소했다.
 
앞서 위메프는 워라밸 문화 확산을 취지로 지난달부터 포괄임금제를 폐지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포괄임금제 폐지가 생겨 근로수당이 들어와 보너스 받은 기분"이라며 "칼퇴근 문화가 자연스럽게 정착되어 정시에 퇴근할 수 있어 퇴근 후 운동까지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겨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신세계 백화점은 개점 시간을 연기한다. 이달부터 개점시간을 오전 10시 30분에서 오전 11시로 30분 미루면서 직원들의 호응이 좋다.
 
직원들은 개점시간이 늦춰진 만큼 출근 시간도 미뤄져 가족을 더 챙기고 자기 개발을 할 수 있다는 데 만족하고 있다. 대중교통이 붐비는 시간대를 피하고, 영업준비를 여유롭게 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것.
 
신세계 백화점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개점시간이 늘어나 오전에 아이 등원을 여유롭게 할 수 있어졌다"며 "회사의 바뀐 환경으로 업무와 개인적인 일 까지 효율이 함께 높아 진 것 같아 생활에 여유가 생긴 기분이다"고 말했다.
 
반면에 근무시간이 줄어든 만큼 노동강도는 여전히 높아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외식업 브랜드는 근무시간이 끝난 뒤에도 생산량이 남을 경우, 퇴근카드를 찍고 연장근무를 해야 해 근로자들이 업무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업무량은 여전히 많은데 사측은 전산망을 통해 주 52시간 근무를 형식적으로 지키고 있음을 보여주는 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근무시간은 단축됐지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인력 충원이 더뎌지고 있어 업무 강도가 더 높아졌다"며 "각 종 미디어에서는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많은 노동자들이 여유를 되찾고 있다는 소식을 전달하지만 외식업 쪽은 업무 강도 등으로 오히려 퇴사를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실질임금이 줄어들어 생계를 고민하는 상황이라는 게 업계 목소리다. 또 오후 6시 퇴근을 권장하는 분위기와 달리 여전히 칼 퇴근이 눈치 보인다는 이들도 있다.
 
대형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6시 이후 PC 오프제를 도입해 오히려 난감한 상황이 많아지고 있다"라며 "밀린 업무를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졌기 때문이다. 집에 가서 처리하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한 시간은 인정이 되지 않는다. 근무양이 줄이 않았는데 시간만 줄어서 오히려 심신으로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더욱이 상사 눈치가 보여 퇴근 시간에 자리를 바로 퇴근하기는 여전히 어려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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