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복수 대표이사 체제는 임기 분산하는 것이 관례”

권영수 부회장. (사진=LG유플러스)
권영수 부회장. (사진=LG유플러스)

[소비자경제신문=오아름 기자] 구광모 LG 회장이 그룹 2인자로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을 낙점한 가운데 1년 반만의 임기를 부여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17일 LG그룹에 따르면 지주회사 ㈜LG는 전날 이사회를 열어 권 부회장을 ㈜LG 신임 COO(최고운영책임자) 부회장으로 선임하고 사내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기로 결의했다. 주총일자는 다음 달 29일로 권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및 임기가 안건으로 오르게 된다.

주총에서 권 부회장 등기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LG그룹은 다시 이사회를 열어 권 부회장을 (주)LG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LG는 구광모 회장과 하현회 부회장의 각자대표 체제에서 구광모 회장·권영수 부회장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눈에 띄는 대목은 권 부회장의 등기(사내)임원 임기가 2년이라는 점이다. 만료시점은 2020년 3월 정기주총까지로 실질적으로는 1년6개월이다. LG그룹 정관상 이사의 임기는 3년 이내다. 고(故) 구본무 회장과 함께 ㈜LG 대표로 활동했던 강유식 LG 고문, 조준호 LG인화원장, 하현회 부회장 등은 사내이사 선임 때 모두 3년의 임기를 받았다.

통상 임기 단축은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빠른 경영성과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읽힌다. 때문에 재계 안팎에선 새로운 경영 체제를 조기에 안착해 성과를 내고자 하는 구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이에 대해 LG는 지난달 ㈜LG의 대표로 취임한 구 회장의 등기임원 임기(3년) 만료 시점이 2021년 3월이어서 이와 겹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대표의 임기를 분산시켜 경영 공백을 차단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LG 관계자는 "여러 대표이사가 있는 대기업의 경우 임기를 분산하는 것이 통상적인 관례"라며 "사내이사의 임기가 겹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일 뿐"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