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발사르탄 고혈압약 사태...의사 vs 약사 갈등 심화되나
[이슈] 발사르탄 고혈압약 사태...의사 vs 약사 갈등 심화되나
  • 곽은영 기자
  • 승인 2018.07.11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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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단체 “처방약 대체조제가 문제”…약사단체 “리베이트 문제가 원인“

[소비자경제=곽은영 기자] 지난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혈압 치료제로 사용되는 원료의약품 중 중국산 발사르탄에서 불순물로 NDMA를 확인해 해당 원료를 사용한 국내 제품에 대한 잠정 판매중지 및 제조•수입 중지 조치를 취했다.

10일 일부 품목은 해당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잠정 판매 중지가 해제되었지만 이번 사태에 대한 의사단체와 약사단체간 책임공방이 가열되며 팽팽한 줄다리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 의협 “성분명 처방 도입 중지해야”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9일 성명서를 통해 발사르탄 고혈압치료제 사태와 관련해 식약처 등 정부 부처와 제약회사들의 책임을 문책했다.

의협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는 의약품의 원료에서 부작용까지 안전관리에 책임이 있는 식약처의 직무유기로 식약처장을 포함한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 문책이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의협은 이번 사태와 관련 ▲기형적인 약가결정구조 ▲생동성 검사 문제 ▲원료의약품 안전성 ▲처방약 대체조제 및 성분명 처방 ▲저가약 인센티브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의협은 “제약사는 중국산과 같은 값싼 원료 사용을 통해 이익을 최대화하려 하고 정부는 복제약에 터무니없이 높은 약가를 책정해주다 보니 제약사들이 연구개발에 대한 노력을 하지 않더라도 존립할 수 있다”며 현재의 약가구조를 비판했다.

또한 시판되는 모든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원료의약품의 안전성 재조사를 촉구했다. 의협은 “시행되는 생동성 검사는 오리지날 약 대비 효능 80~125% 범위 내에 있으면 통과되고 있는데 심지어 생동성 검사가 조작됐거나 생동성 검사조차 없이 판매 허가된 이력이 있는 의약품들도 있다”며 생동성 검사에 대한 엄격한 기준마련을 요구했다.

의협은 의사의 처방약을 약사가 임의로 대체조제하는 것에 강한 문제제기를 했는데 “성분명 처방을 통해 복제약들을 약국에서 임의로 골라 조제하도록 하는 것은 국민 건강권과 알 권리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며 “이번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성분명처방 도입과 대체조제 활성화 등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정책 도입 시도를 중지하고 국내 카피약가를 적정수준으로 결정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의협은 홈페이지에 해당 의약품 목록을 제공하며 회원들에게 해당 환자에 대한 재처방 안내사항과 기준을 전달했다.

◇ 서울시약 “특정 상품명 처방 종식시켜야”

서울특별시약사회는 10일 이번 사태에 대한 의사협회의 성명을 반박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발사르탄 고혈압치료제를 처방한 의사들의 사과를 촉구했다.

서울시약은 의협의 성명에 대해 “의사들이 문제의 고혈압치료제를 환자들에게 처방하고서 도리어 약사들에게 그 책임을 떠넘기는 적반하장”이라며 비판했다.

서울시약은 발사르탄 고혈압치료제 사태를 리베이트와 연관해 바라봤다. 병의원들이 제약사로부터 대가를 받고 특정 의약품을 처방하고 제약사 또한 과도한 리베이트 영업으로 생긴 손실을 값싼 원료로 메우면서 발생한 사태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것.

서울시약은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의협이 생동성시험과 성분명 처방, 동일성분조제로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것은 자신들의 치부를 은폐하기 위한 파렴치한 수작에 지나지 않는다”라며 “그동안 문제의 고혈압치료제를 환자들에게 처방한 것은 의사들이지 않는가”라고 되물었다.

또한 상품명 처방을 꼬집으며 “이번 사태로 의사들이 특정 제약사의 상품을 처방하는 행태의 위험성이 입증된 것”이라며 “작금의 사태를 계기로 특정 제약사의 상품명 처방을 종식시키고 성분명 처방으로 의약품의 선택권이 국민에 돌아간다면 제약사들도 값싼 원료를 사용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약은 “현재 약국에서는 빗발치는 문의에 환자들을 안심시키고 문제의 고혈압치료제 교환에 아무런 보상 없이 나서고 있다”며 “의협은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는 것을 자중하고 의약품 품질에 대한 식약처의 관리•감독 의무를 강구함으로써 의약품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계기로 삼는 데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약은 보건당국에 의약품 복용 관리체계 구축과 성분명 처방의 조속한 실현을 위해 나서줄 것과 이번 사태와 유사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 국민과 의•약사가 피해보는 일이 없도록 체계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같은 날 대한약사회 또한 발사르탄 사태와 관련한 성명서를 발표하며 의사협회의 약사직능 매도 중단 촉구와 리베이트 문제를 지적했다.

약사회는 “최근 사태는 리베이트에 만취된 의사들의 싸구려 약 처방행태로 문제가 커진 것임에도 약사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희석하는 것”이라며 “의협은 식약처, 심평원 및 약사직능에 대해 책임 미루기를 즉각 중단하고 의사 본연의 자세를 회복해 국민건강에 헌신할 것을 엄중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약사회는 “중국산 고혈압 치료제에 발암성 성분이 함유된 것이 가장 큰 문제이지만 그 재료로 생산된 저가의 의약품을 사용하게 한 것은 의사의 처방에 있다”라며 “의사협회는 1%대도 안 되는 대체조제를 문제 삼고 있는데 현재 약사들은 품절되거나 시중에서 잘 구할 수 없는 약들만 의사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대체조제를 하고 있다”며 대체조제는 중국산 원재료에서 비롯된 문제와 상관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약사회는 또 “약사들의 투약권과 의약분업의 원칙대로 약사의 권리를 인정해 줬다면 이번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부는 진료와 투약을 엄정 분리하는 의약분업의 대원칙을 존중한 성분명 처방을 즉각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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