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탈코르셋 운동은 아직 시기상조인가
[기자수첩] 탈코르셋 운동은 아직 시기상조인가
  • 소비자경제
  • 승인 2018.06.29 16: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빛나 기자
최빛나 기자

[소비자경제=최빛나 기자] 최근 기사 취재 과정에서 만난 여성 뷰티 크리에이터와 유쾌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던 중 그녀가 던진 한 마디가 자극적으로 들렸다.

그녀는 "최근 탈코르셋 운동을 하는 유투버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근데 이 뜻 자체가 너무 잘못 사용 되고 있다는 거죠. 본인을 페미니스트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하는 행동이지만 고운 시선으로 보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죠. 페미니즘, 탈코르셋 등 전에 여혐, 남혐을 멈춰야 해요"라고 강조했다. 이는 7년 가까이 수많은 악플을 경험한 그녀에게 여전히 어렵고 무거운 언급이었다.
 
그녀가 말한 탈코르셋에 대한 사회 이슈가 커지고 있다.
 
탈코르셋은 사회에서 여성스럽다고 정의해 온 것에 대한 것을 거부하는 움직임으로 예컨대 짙은 화장이나 렌즈, 긴 생머리, 과도한 다이어트 등을 거부하는 일환이다. 탈코르셋을 외치는 여성들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부러진 립스틱이나 머리카락를 자르거나 화장을 지우는 등의 영상을 올리며 이를 인증한다.
 
탈(Mask)를 뺀 코르셋은 그냥 옷이다. 하지만 페미니스트 사이에서 옷 자체의 뜻 보다는 사회에서 여성을 억압한다는 의미로 많이 쓰인다. 이를테면 남성에게 잘 보이기 위한 다이어트와 욕망을 채워주는 화장 등의 행위,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성적 정신적인 행위 등을 비유적으로 '코르셋'이라고 한다.
 
페미니스트들의 주장대로라면 '코르셋은 사회의 억압인가?'라는 질문에 나는 'YES'라고 답하겠다. 물론 사회가 코르셋을 강제하고 코르셋을 맞추지 않는다고 처벌받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의 암묵적인 시선과 인식에 있어서 충분히 억압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코르셋에 자신을 맞추지 않는 사람은 사회적으로 취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손가락질 받을 일도 빈번하며 연애 시장에서는 이성에게 인기가 없어지는 패널티를 받기도 한다.
 
그런 의미로 보면 필자는 코르셋이 이 사회의 억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의 또 다른 주장 '코르셋은 여성에 대한 사회의 억압이다'라는 것에 대한 것에는 'No'라고 대답할 것이다. 정확히는 사회에 대한 억압은 맞지만 여성에 대한 억압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유는 현대 사회에서는 남성들에게 가해지는 코르셋도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대부분의 기업에서 남성들은 정장과 넥타이를 착용하지 않으면 따끔한 시선을 받고, 정장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깔끔하게는 입어야 한다. 이것도 시선을 사회적 억압이라고 본다면 코르셋에 들어간다. 하지만 다른 뜻은 사회의 약속이라고도 볼 수 있다.
 
대학생 때 나도 사회에 반항(?)하겠다는 심정으로 머리를 노랗게 염색하고 다닌 적이 있다. 이를테면 탈코르셋과 같은 행동이었다.
 
그 머리로 아르바이트 면접을 갔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8개 면접 모두 떨어진 것.
 
그 기억이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생생한걸 보니 아직도 상처가 남았나 보다. 면접을 보는 어른들 모두 혀를 차고는 '그 머리로...'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본 면접 대부분은 사람과 직접적으로 만나는 과외, 서비스업 등이었기 때문이다.
 
그때는 '머리 때문에...'저러는 어른들이 이해가 안됐지만 지금은 다른 의견이다. 염색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 내 주체로 염색은 했는데 그에 대한 책임은 지기 싫다는 건 모순이다.
 
내 머리로 취직에 불 이익을 봤지만 뒷면에는 나의 개성과 자기 만족 등을 얻지 않았는가.
 
세상 모든 것에 장점만 있을 순 없고 자신의 선택이 절대 손해가 없어야 한다는 것은 철없는 생각이다. 선택을 했으면 책임도 지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이 글의 요지는 여성에게만 코르셋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남녀 모두 코르셋이 있고, 코르셋이 나쁜거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얘기하고 싶은 것이다. 페미니스트, 여혐 등 보다 남〮여, 여〮남 평등을 먼저 외치는 것이 빠르지 않을까?
 
꾸미는 남성, 안 꾸미는 여성 뭐 반대 등등 모두가 조금씩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루밍 족부터 유니섹스 등은 보편화 된지는 꽤 됐지만 성 보편화에 있어서는 아직은 시기상조인가 보다. 탈 코르셋 운동도 연장 선상에 있다.
 
이처럼 성에 대한 과도기에 접어 든 만큼 강요, 비난 등의 잡음도 있지만 이런 성에 대한 시선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 앞으로 다음 세대들의 성 정체성에 대한 확립과 인정의 시선이 안정화 되려면 현재 세대의 노력이 너무나 필요할 때라고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사임당로 34, 6층(서초동 대하빌딩)
  • 대표전화 : 02-2038-4446
  • 회장 : 한상희
  • 대표이사 : 윤대우
  • 발행인·편집인 : 윤대우
  • 법인명 : 소비자경제 주식회사
  • 제호 : 소비자경제
  • 등록번호 : 서울 아 01111
  • 등록일 : 2010-01-21
  • 발행일 : 2010-01-21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지연
  • 소비자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8 소비자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pce@dailycn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