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약관 꼼꼼히 읽어볼 것" 조언

 
[소비자경제=최빛나 기자] #소비자 A씨는 지난 5월 제주도를 가기 위해 LCC(Low cost carrier: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 왕복항공티켓을 결제했다. 
 
출발 이틀 전 급성 장염이 걸려 이용 안내문을 읽고 수수료가 나오지 않는다는 문항을 확인 한 후 항공 취소 요청을 했지만 취소수수료는 나왔다. 
 
제주항공사 측은 "정확히 48시간 전이 아니었기 때문에 취소 수수료가 나온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결국 103,000원에 산 항공 가격에 2만원 가량을 수수료로 내고 취소 할 수 밖에 없었다.
 
항공사에 대한 소비자 민원은 항공권 취소•변경 수수료가 절반 가까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객기 지연이나 결항에 대한 불만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8개 국적항공사와 관련해 작년에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접수된 소비자 민원은 총 218건이다.
 
이 중 애경산업 LCC인 제주항공의 민원점유율이 37.2%로 가장 높았다. 이어 대한항공16.5%, 이스타항공10.6%, 아시아나항공 10.1% 순이다.
 
제주항공은 지난 해 996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을 잇는 항공사가 됐다. 하지만 항공업계 80%이상을 차지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에 비교하면 제주항공의 실제 점유율은 4%때에 그친다.
 
이는 매출 대비로 따졌을 때 제주항공이 민원 점유율이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제주항공의 고객센터 불통에 대한 소비자 민원이 가장 높았다. 고객센터 이전을 앞두고 제주도 측과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결론을 내지 못해 포털사이트와 각종 SNS에는 고객센터 연결 TIP이라는 민원거리가 수십 건 올라올 만큼 고질적인 문제거리가 됐다.
 
그러나 제주 고객센터와 별개로 서울에도 고객센터를 추가로 운영하면서 관련 민원은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다.
 
매출 규모가 제주항공과 비교적 유사한 대한항공 LCC인 진에어(8883억 원)는 민원점유율이 9.6%에 불과했다.
 
지난해 11조8028억 원의 매출을 올린 대한항공은 규모는 50% 이상 점유하고 있지만 민원 점유율은 16.5%로 소비자 민원발생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도 5조7888억 원의 매출로 실적 점유율은 30%에 육박했으나 민원은 10%에 불과해 양호한 것으로 해석 된다.
 
◇ 항공사들 소비자 불만 소리에 집중
 
민원 유형별로는 항공권 구매 취소 시 과다한 수수료를 부과하거나 환불을 지연하는 등 환불 관련이 가장 많았고 운송 불이행, 지연 위탁수하물 파손 및 분실 등의 순이다.
 
또 특가 항공권 판매가 많아지면서 저비용항공사들 뿐 아니라 국적기까지 관련 불만 비중이 높았다.
 
특히 외국적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전체 접수 건 중 환불 관련이 높게 차지했다. 니는 저비용항공사 항공권은 할인율이 높은 대신 취소 위약금이 높게 책정되거나 환불이 불가한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태풍, 안개 등으로 항공기 결항, 지연이 발생하면서 자연 관련 불만은 20.6%로 뒤를 이었다. 기상 악화 등으로 지연•결항 시 미흡한 대처로 소비자 불만을 키우는 경향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권을 특가 판매해놓고 취소하거나 예약 누락, 발권에 오류가 생기는 등 문제도 12.4%로 빈번하게 발생했다. 고질적인 문제로 수하물 파손, 분실 등 문제도 11.5%로 집계됐다.
 
이밖에 노선,일정 변경이나 서비스 문제도 각각 4.6%. 3.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업체별 민원 유형 분석 결과 제주항공의 경우 수수료와 항공권 관련 불만이 각각 32.1%, 14.8%로 가장 높았다. 특히 제주항공은 고객센터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소비자 불만이 다수 발생하며 기타부문이 22.2%로 높게 나타났다. 고객센터 연결 지연으로 하루하루 수수료율이 높아지는 걸 발만 구르며 지켜봐야 했던 소비자들은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 상대적으로 저렴한 LCC 항공을 많이 이용해 왔다는 소비자 김 모씨도(34) <소비자경제>를 통해 불만을 제기해 왔다. 
 
그는 지난달 일본 행 제주항공 티켓을 19만 원에 결제했다. 사흘 뒤 스케줄이 꼬이는 바람에 취소를 하려 했지만 항공사는 취소 하려면 수수료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을 가게 될 날짜는 한 달이나 남았는데 취소 수수료가 붙는 것도 어이가 없었지만 제주항공 소비자센터와 전화하는 것이 하루 꼬박 걸려 더 화가 났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제주항공 측에서 들은 대답은 '이용 규칙 상 취소 수수료를 낼 수 밖에 없다'는 말 뿐이었다"며 "이후 절대 LCC를 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저가 항공의 경우 가격이 낮은 대신 취소나 변경 기준날짜가 짧거나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꼼꼼히 살펴 봐야 한다. 
 
주목할 점은 민원이 높은 것은 저가 항공뿐이 아니란 것.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도 수수료와 지연결항에 대한 민원이 높다. 특히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11.1%로 8개사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국내 최대 항공사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더 큰 불만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연과 결항에 대한 민원이 31.8%로 가장 많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운항 항공기 대수 대비 대한항공보다 지연과 결항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진에어(대표 최정호)는 항공권 수수료에 대한민원이 52.4%로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대표 정홍근)은 수하물 관련 문제가 유일하게 20%를 넘었다. 수하물이 파손되거나 분실 시 대처가 미흡하고 보상이 납득할 수준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에어부산 역시 지연•결항과 수수료 부분에 소비자 민원이 70% 가까이 집중되는 모습을 나타났다. 에어서울은 수수료와 노선, 일정 변경에 대한 불만이 각각 50%씩 나타났다.
 
한국 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소비자들이 항공권 구매 시 약관과 예약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항공권, 여행 스케줄의 문제 등이 발생했을 시 항공사 뿐 아니라 결제했던 최종 여행사 사이트 약관과 소비자원 쪽까지 자문을 구해 문제 해결을 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선택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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