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윤종규, 김정태 회장 사퇴 촉구"

[소비자경제=장병훈 기자] 검찰이 지난해 10월부터 약 9개월간 이어진 은행권을 ‘채용비리’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금융당국과 수사당국에 대한 여론이 곱지 않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17일 6개 시중은행(KB국민, KEB하나, 우리, 부산, 대구, 광주은행)에 대한 채용비리 수사결과를 내놓았다. 수사결과 총 38명을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과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성세환 전 부산은행장,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 등 전·현직 행장들도 기소됐다. 단, 다만,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은행들은 안도의 한 숨을 내쉬며 하반기 채용에 집중하겠다는 분위기지만 검찰 조사 결과에 대한 비판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KB국민은행 노동조합원들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윤종규 회장 퇴진을 촉구했다.

윤 회장은 종손녀 채용 등 3건의 채용비리 의혹을 받았지만 기소되지 않았다.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은 "구속기소된 임직원들에 김앤장 변호사를 붙여주고, 임원들과 부서장들이 각각 100만원, 30만원 씩 갹출해 도와주려다 감독기관에 들키고, 별도로 채용비리사건 대응을 위해 수십억 원의 자문료를 준 결과인가"라며 검찰 수사결과를 꼬집었다.

그는 이어 "HR라인이 줄줄이 구속, 기소되는 상황에서 최고 경영진이 사퇴로 책임지지 않는다면 KB의 조직문화는 완전히 붕괴되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도 윤종규, 김정태 회장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가장 공정해야 할 금융산업에서 가장 불공정하게 자행된 차별에 대해, 검찰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면서 “최종 책임자들을 살리기 위해 꼬리 자르기에 면죄부를 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은행 노조는 "윤 회장은 임원을 시켜 조사 대상인 전현직 임직원들에게 연락해 입단속을 시켰다. 일부는 '이러한 일들은 반드시 회장에게 보고됐다'고 답변을 했다고 알려졌다"며 "그럼에도 그가 기소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구속자에 김앤장 변호사를 붙여주고, 임원들과 부서장들이 100만원씩, 30만원씩 갹출해 도와주려다 감독기관에 들켜 다시 돌려주고, 구속자와 별도로 채용비리사건 대응을 위해 김앤장에 수십억 원의 자문료를 준 결과냐"고 비판했다.

이어 "HR라인이 줄줄이 구속, 기소되는 상황에서 최고경영진이 자진 사퇴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KB의 조직문화는 완전히 붕괴되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의 정황 자료를 토대로 수차례 압수수색을 진행했음에도 검찰이 두 회장의 혐의점을 밝히지 못하면서 핵심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금융당국을 향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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