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서 맛보는 제주맥주 열풍 이면...밤마다 술판과 쓰레기는 '눈살'

시민들이 제주맥주 팝업스토어를 즐기고 있는 모습. (사진=오아름 기자)

[소비자경제=오아름 기자] 여름철을 맞이해 맥주 업계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러시아 월드컵과 아시안 게임 특수효과까지 있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통업계에서는 맥주 소비가 늘어나는 여름철을 맞아 수제 맥주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개성 있는 수제 맥주를 출시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여름철이 다가오면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숲길’은 젊은 층들에게 핫플레이스로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2016년 도심 공원으로 조성된 경의선 숲길 공원은 미국 뉴욕 센트럴 파크처럼 아름답다고 해서 ‘연트럴파크’라는 별명도 붙었다. 하지만 최근 이 곳은 유명세를 타면서 밤마다 벌어지는 술판과 쓰레기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기도 하다.

◇ 서울 연남동서 만끽하는 푸른 제주도 

제주도에서 탄생한 국내 수제맥주 대표 브랜드인 제주맥주가 서울에 팝업스토어 오픈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전국 마케팅에 시동을 걸었다. 

제주맥주 주식회사(대표 문혁기)는 제주도에서만 한정돼 만날 수 있었던 ‘제주 위트 에일’ 전국 출시를 기념해, 오는 6월 1일에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첫 번째 팝업스토어인 ‘서울시 제주도 연남동’을 오픈했다.

수제맥주 브랜드로서는 국내 최대 규모와 시설을 자랑하는 제주 양조장과 제주도에서의 성공적인 론칭을 기반으로, 제주의 아이콘에서 국내 대표 수제맥주 아이콘으로 거듭난다는 포부를 담은 제주맥주 프로젝트의 첫 시작이다. 

24일까지 운영되는 제주맥주의 팝업스토어는 단순히 제품을 경험하는 것에서 벗어나 제품을 담은 지역의 문화와 색채를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으며, 맥주를 즐기는 새로운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들도 마련됐다. 

팝업스토어는 전체적으로 제주도를 연상시키는 인테리어로, 제주 위트 에일을 시음할 수 있는 바와 제주맥주의 MD 상품을 판매하는 굿즈 숍 등으로 구성됐다.  제주 바다를 모티브로 한 라운지에서는 고객들이 탭 핸들을 이용해 맥주를 직접 따라 마실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특히 ‘연트럴파크’라고 불리는 지역의 특성을 살려, 주변 카페, 펍 등과 제휴해 연남동 일대에 제주도가 연상되는 컬러 및 조형물 등을 설치, 작은 제주도와 같은 모습이 연출되도록 구성했다. 

방문객들이 실제 제주 여행의 기억 속에서 제주맥주의 맛을 느꼈던 것처럼, 서울 한복판에서 제주도가 가진 여유와 힐링의 느낌으로 제주맥주를 만나볼 수 있게 한 것.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고객을 대상으로 연트럴파크에서 피크닉을 즐길 수 있도록 의자, 랜턴 등의아이템을 무상으로 대여해 주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또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말과 휴일에는 ‘참 도름 순대’, ‘갈치 튀김’ 등 제주도의 토속적인 음식을 선착순 한정 제공해, 맥주가 탄생한 지역의 로컬푸드와도 잘 어울리는 푸드 페어링도 경험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팝업스토어에서는 맥주와 함께 다양한 문화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무료로 참여 가능한 ‘비어 요가’, ‘캔들 만들기’, ‘마크라메(매듭 공예)’ 등 다양한 클래스도 마련돼 있다. 평일 낮 시간에는 직장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낮맥 워크숍’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제주맥주 문혁기 대표는 지난달 31일 간담회에서 “수제맥주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확실한 대표 브랜드가 없는 상황에서, 국내 수제맥주 브랜드로서는 이례적인 대규모 마케팅을 통해 국내 수제맥주 시장에서는 확고한 1위, 나아가 기존 맥주 시장을 다변화시킬 수 있는 기폭제가 되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제주맥주를 이용한 한 시민은 “제주맥주 팝업스토어를 통해 제주도가 가진 여유와 힐링의 느낌을 서울 한복판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한 점 새롭다”며 “단순 제품 체험에서 벗어나 제주 지역의 문화와 색채를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해 맥주를 즐기는 새로운 문화를 느낄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주맥주 관계자는 “일 평균 약 2000명 이상이 방문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대부분의 주류 팝업스토어는 저녁 시간대 방문객이 몰리는 것에 비해 팝업스토어는 제주도를 구현한 독특한 콘셉트로 낮 시간대에도 줄을 길게 서는 등 연남동의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며 "이같은 추세라면 팝업스토어 운영이 종료되는 시점인 24일까지 약 5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다녀갈 것"이라며 기대했다. 

◇ 음주청정 지역 연트럴파크?…술트럴파크가 어울린다

서울시가 올해 1월부터 경의선 숲길공원과 서울숲공원 등 22개 직영 공원을 음주청정지여긍로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술판이 벌어지고 있다.

계도기간으로 3개월을 둔 후 지난 4월1일부터 단속을 시작했다. 술에 취해 소음, 악취 등 다른 시민에게 혐오감을 주면 1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내용이다. 올바른 음주문화를 만들겠다며 엄포를 놓았지만, 4~5월 2개월간 단속 수는 전무하다.

서울시가 정한 음주청정지역에서 술로 인한 단속 수가 2개월째 0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예견된 일이라는 지적이다. 단속 기준이 모호하고, 공원 크기 대비 단속원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연트럴파크의 노상음주는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맥주의 연남동 팝업스토어가 논란이 되고 있다. 맥주 구매자들에게 돗자리와 의자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제주맥주 측은 “술을 판 것은 맞지만, 시민들에게 술을 먹으라고 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마포구청은 지난 11일 오전 관련 부서 공무원들이 긴급 회의를 갖고 향후 문제의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연트럴파크를 관리하고 있는 서울서부공원녹지사업소 측이 돗자리 대여를 통한 경의선숲길 내 음주행위에 대해, 수차례 개선 명령을 내렸음에도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 제주맥주가 음주 행위를 방조해 왔기 때문이다. 

또, 제주맥주는 매장에서 술을 팔고 바깥에서 사용할 돗자리를 대여해주는 방식으로 현행법을 교묘하게 피한 셈이다.

이에 대해 제주맥주 측은 노상음주 자체를 금지하는 법이 명문화 되어있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공원에서 돗자리를 펴고 쉬는 것도 (업체와 관공서 측의) 관리 대상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연트럴파크에서 술을 즐기고 있는 시민들 모습. (사진=오아름 기자)

연남동에 거주하고 있는 한 시민은 “음주청정지역에 대한 현수막을 보고 이제 술 없는 공원을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예전과 다르지 않다”며 “출근길에 공원을 보면 여기가 쓰레기밭인지 잔디밭인지 헷갈린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시민도 “주변에 화장실이 홍대입구역 밖에 없다보니 저녁에 지나가다보면 골목길에 노상방뇨를 하는 사람도 꽤 많다”며 “서울시건 마포구청이건 하루빨리 해결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반면 연트럴파크에서 맥주를 마시던 한 시민은 “솔직히 말하면 취객은 소수에 불과하다”며 “몇 명 때문에 시민들이 맥주 한 잔 즐기는 여유도 못 부리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서울시는 선진국처럼 공원이나 놀이터에 음주 행위를 막을 수 있는 더욱 강력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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