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후발주자로 불리…인재확보·M&A 시도

(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오아름 기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경쟁사와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AI 개발의 차별점은 오픈정책과 플랫폼 영향력을 들 수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산하 혁신조직 삼성넥스트는 AI 스타트업에 초첨을 맞춘 초기단계의 벤처 자금 '삼성 넥스트 Q펀드'를 발표·소개했다.

삼성 넥스트 Q펀드는 AI관련 스타트업의 글로벌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향후 기술기업들이 자금과 자원, 심층적 분야 지식을 활용할 수 있도록 다단계 글로벌 혁신 플랫폼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AI 강화 전략의 일환이다. 삼성전자는 자체 AI 선행연구 조직을 확대하는 한편 우수한 기술과 인재를 보유한 연구기관이나 기업들과의 협업, 전략적 M&A도 강화할 예정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장(사장)은 "1000명 이상의 AI 엔지니어를 확보해야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AI 발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며 "좋은 기술을 가진 국내외 회사를 대상을 적극적으로 M&A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모든 IoT 서비스용 클라우드를 '스마트싱스(SmartThings) 클라우드'로 통합·연동한 데 이어, 올 하반기에 삼성 제품뿐만 아니라 전구, 센서 등 제3자 기기까지 연동하고 제어할 '스마트싱스 허브'를 국내 시장에 도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모든 사물인터넷(IoT) 제품에 AI를 적용하는 한편 ‘빅스비'를 중심으로 언어·시각·데이터 등 차세대 핵심 AI 기술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와 클라우드 API를 적극 공개하는 '오픈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른 전자기기 제조사와 AI 관련 협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한 해에만 판매하는 전체 디바이스가 5억대에 달한다. 기기 한 대가 플랫폼로 기능할 수 있는 만큼 그 영향력은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다고 자부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AI 개발이 다소 늦었다고 평가내린다. 하지만 삼성은 자체 AI 역량 확보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글로벌 AI 센터 설립은 세계적인 석학들과 긴밀하게 협력해오며, 우수 인재가 풍부한 지역을 중심으로 오랜 기간 공을 들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선행 연구 조직인 삼성 리서치(SR)를 신설한데 이어 한국·미국·영국·캐나다·러시아 5개국에 글로벌 AI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또 AI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세바스찬 승(H.Sebastian Seung)' 교수, 펜실베니아대학교 '다니엘 리(Daniel D.Lee)' 교수를 영입했다.  이들은 SR에서 AI 전략 수립과 선행 연구 자문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 전반에도 AI를 전면에 내세우는 경영 기조가 본격화되고 전사적인 역량이 총 결집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산하 혁신조직 삼성넥스트의 데이비드 은(David Eun) 사장은 지난달부터 삼성전자의 CIO를 겸임하고 있다. 그는 삼성의 주요 성장분야에서 비전을 개발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삼성전자의 미래를 새롭게 그릴 예정이다.

그는 삼성전자의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맡고 있는 손영권 사장, 인공지능 빅스비(Bixby) 개발을 총괄하는 정의석 무선사업부 부사장 등과 함께 대표적인 해외파 외부 영입인사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행보를 뒷받침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해외 구글, 아마존, 알리바바와 국내 네이버 카카오 등과 비교하면 삼성의 AI관련 기술 개발 본격화의 시기가 늦다는 지적도 나온다"면서도 "하지만 삼성이 인공지능 분아의 '퍼스트무버(first mover)'가 되지는 못했지만 시장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한 '게임체인저(game changer)'로서 부상할 것이란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