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화장품 수출 8년 새 260배 올라

사드 여파로 중국의 직격타를 맞은 국내 K뷰티업계가 중동을 새로운 기회시장으로 보고 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네이처리퍼블릭 제공)
[소비자경제=최빛나 기자] 사드 여파로 중국의 직격타를 맞은 국내 K뷰티업계가 중동을 새로운 기회시장으로 보고 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동시장은 종교 등의 특성으로 할랄인증, 제품사전등록제 등 수입 규제가 까다로워 진출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현지 유통망을 보유한 에이전시와의 MOU을 맺고 성공적인 진출 사례들이 늘고 있어 국내 뷰티업계의 화장품 브랜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코트라(KOTRA)에 따르면 2015년 180억 달러(약 20조 원) 수준이던 중동의 화장품 시장은 2020년 360억 달러(약 42조 원)규모로 5년 만에 2배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화장품 산업은 연 평균 성장률 15%를 기록하는 등 중동 내에서도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다.
 
중동 화장품 시장의 성장세와 맞물려 한국 화장품의 중동 수출도 크게 늘고 있다. 2008년 대중동 화장품 수출 규모는 13만5000달러(약 1억4500만 원)에 불과했지만 2016년 3582만 달러(약 380억 원)로 8년 새 260배 이상 뛰었다.
 
코트라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중동에 국내 화장품 시장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라며 "중동 사람들은 유럽과 미국 제품에 비해 기능성이 떨어지지 않고 가성비가 좋은 한국 화장품에 관심이 높아 구입을 대체로 많이 하는 편이다"라고 전했다.
 
올 들어 국내 뷰티업계의 중동 진출도 급속히 활발해지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유통 그룹인 ‘파와츠 알호카이르’와 파트너사 계약을 맺고 중동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2년간의 준비 끝에 4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 중심 번화가에 위치한 최대 규모 쇼핑몰에 1호점을 오픈했으며, 연내 대도시 중심의 대형 쇼핑몰에 5호점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올해 초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성공적인 안착을 시작으로 중동 시장까지 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구매력이 있는 산유국을 중심으로 한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의 에뛰드하우스는 3월 아시아 메이크업 브랜드 최초로 두바이 최대 상권인 두바이몰에 1호점을 오픈, 사우디아라비아에도 매장 론칭을 준비 중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중동 시장 진출에 성공하기 위해 현지 피부톤과 니즈를 반영한 전용 상품을 개발하고 다양한 컬러 변화를 줬다. 파운데이션과 파우더 쿠션 등 페이스메이크업은 글로벌 고객의 다양한 피부색에 맞춰16가지로 확장했고, 립스틱과 아이섀도 역시 중동 고객들이 선호하는 색상을 파악해 신규로 출시,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찌감치 중동 시장에 진출한 LG생활건강은 ‘더페이스샵’ 브랜드로 요르단,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7개국에 8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올 하반기에는 카타르에 2개 매장을 추가 오픈할 방침이다.
 
중동 진출 당시 여성의 평균 연령이 낮고 10~20대 소비자층이 두꺼운 점을 감안해 젊은 소비자를 적극 공략, 시장에 안착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중동 지역의 특성상 히잡 등을 착용하기 때문에 노출되어 있는 부분인 눈과 손의 부위를 관리할 수 있는 제품이 인기가 많다"라며 "이에 아이메이크업 판매율이 가장 높으며 그 외에 립밤, 핸드크림 등도 건조한 사막 기후 때문에 인기가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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