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은정 서울 예술대학교 석좌 교수

"배고픈 예술만 강조했던 기성세대들이 현재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물려준 것이 무엇이 있죠?"라며 "조금이라도 청년들에게 제대로 된 한국의 문화를 알려줘야 한국의 미래가 보여요. 현 어른들은 시선부터 바꿔야 해요"라고 말하는 목은정 교수 (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최빛나 기자] 1945년 광복과 함께 애국심에 고취돼 일본식 몸빼바지를 버리고 전 국민적으로 한복이 유행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로부터 5년 뒤 발발한 6.25 전쟁은 동족 상잔의 참혹한 상흔과 함께 복식문화의 기본을 상실하는 시발점이 된다.
 
이후 여성 평등의식과 서양패션의 복제가 확산되며 한복은 점점 그 위치를 잃어가게 됐고 명절이나 통과의례에 착용하는 옷으로 그 쓰임이 바뀌게 되었다. 이런 시대적 변화 속에서 한국의 한복 문화를 이끌어 갈 지금의 청년들의 시선에서는 한복문화가 흐릿하게 자리 잡았다.
 
이에 한복 디자이너, 서울예술대학교 석좌교수, 한복추진위원회 등 다양한 활동에서 한복의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목은정 교수를 만나봤다.
 
"배고픈 예술만 강조했던 기성세대들이 현재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물려준 것이 무엇이 있죠?"라며 "조금이라도 청년들에게 제대로 된 한국의 문화를 알려줘야 한국의 미래가 보여요. 현 어른들은 시선부터 바꿔야 해요."
 
목 교수를 만나 미래의 한국 문화 시장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 민족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복식의 가치
 
목은정 교수는 중국, 일본, 미국 정부 등의 초청으로 각 나라를 방문해 한복드레스를 선보인바 있다. 그러다가 한국드레스의 위상을 확실하게 느낀 계기가 있었다. 86’Oscar Academy Awards 에서 Sharon Farrell 한국 최초 드레스디자이너로 참석 했을 때의 일이다. "정말 길이 갈라지는 경험을 했어요. 한복 드레스를 입고 무대 뒤에 준비를 하려고 섰을 때 다음을 준비하고 있던 모델들이 바쁜 와중에도 한복을 보느라 내 길이 만들어질 정도였어요"
 
외국인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놀라움을 떠나 경이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때 당시 한국이라는 나라를 아는 사람도, 문화는 더더욱이 몰랐던 때라 한국문화, 한복을 정확히 알려줄 수 있을 때라고 생각했다. "한국패턴과 서양식 패턴을 접목시킨 디자이너로 직접 개발한 드레스를 입었어요. 반응은 뜨거웠죠. 세계 유명 디자이너들이 모두 내 주위에 모여 옷을 사고 싶다고 했어요"
 
목 교수는 본인만의 색깔을 더해 신한복을 개발했고 그 디자인으로 뉴욕패션위크 vip로 초청받았고 중국 공중파 방송 후난티비 드라마 의상을 담당하는 최초 디자이너로까지 성장 했으며 한 스타일 태권도복 개발과 생활 소품과 액세서리 개발로 인정받았다. 목 교수로 인해 한복은 혁신적이며 전통의 멋을 살린 신의상으로 거듭난 것이다.
 
"개인사비를 들여가면서 전 세계 방방 곳곳의 패션행사에 참여하는 이유는 한복을 알리겠다는 이유 하나밖에 없어요. 무대에 서지 않아도 항상 새롭게 직접 디자인한 한복을 의상으로 입고 참석했죠.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었죠. 제가 입으로 말하지 않더라도 전 세계인들은 제가 입은 의상이 한국의 전통문양과 의상이라는 것을 알게되죠. 이로인해 대한민국의 색과 가치가 드러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 어른들이 주도 해야 하는 이념
 
기성세대들이 이끌어온 한국문화, 지금 어떠한가? 한국의 청년들은 김치, 고추장도 담글 줄도 모르며 김치를 심지어 못 먹는 아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처럼 한국의 문화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패션쇼에 서면 우리나라의 전통 옷의 소재인 모시, 삼배가 중국 것 이라고 생각하는 외국인들이 대부분이다. 이것은 한국의 기성세대들이 제대로 지키지 못한 탓이다. 
 
"땀을 배출 하게 도와주는 모시, 삼배 등은 한국 소재예요. 근데 모시로 신한복을 입고 해외 패션쇼에 참석하면 중국의 소재로 한국을 잘 표현했다고 하죠. 그럴 때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나요. 그래서 하나하나 항상 말하죠. 이 것은 실제로 한국에서만 나오는 전통 소재다 라고 강력히 말해요. 가장 나를 화나게 하는 것은 이렇게 된 것은 문화에 대해 안일하게 대응해온 기성세대 때문이라는 거죠."
 
제자들이 디자이너보다 학자나 교수의 길을 가길 바란다는 목은정 교수, 이유는 문화를 이어가고 싶어서라고 했다.
 
"한복만 통계치수가 없어요. 디자이너들이 연구한 것은 불확실성을 유발 할 수 있기 때문에 학자나 교수가 연구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학회, 패션쇼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시도를 해봤지만 국가적인 뒷받침이 되지 않아서 연구를 이어나갈 수 없었어요. 그래서 제자들에게 은근히 학자를 권해요."
 
한복을 전 세계에 알리기 까지 국가의 지원을 한번도 받은 적이 없다. 우리 것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새롭게 무엇인가를 변화시키려고 하지 말고 그대로 가자는 취지가 강하다.
 
"정부에 계신 분들은 다 기성세대들이죠. 그들이 바뀌어야 해요. 그들은 K-뷰티, K-팝 등의 문화 트렌드에 민감하게 받아드려야 한다고 실무자들에게 말하지만 막상 정말 한국의 K 패션에게는 큰변화는 주지말고 있는 그대로가자고 해요. '있는 그대로 가자'고 하잖아요? 그럼 K 패션은 다 망해요"
 
◇ 한국 청년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한국의 문화

길거리에 쏟아져 나오는 청년들. 그들이 한국의 생활과 문화 발전을 위해 익혀야 할 명동과 인사동에는 온통 관광객 천지다. 그렇다고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알리기 위한 제품들이 즐비하게 있지 않다. 한국의 화장품, 굿즈 상품, 외국 음식들로 거리는 꽉 찼다.
 
"한국의 문화를 배워야 할 한국 청년들은 어디를 가서 자연스럽게 배우고 느껴야 하죠? 일상생활에서는 볼 수 없고, 굳이 경복궁 등을 찾아가거나 박물관을 가야 하나요? 일본만 보세요. 관광 일본의 전통복인 기모노를 필수로 상품화 시킨다는 등의 노력을 하죠. 한국은 무엇을 하고 있나요? 반성해야 하죠"
 
옛날 예술을 고집하고 방식을 고집하는 꼰대 같은 기성세대로 남고 싶지 않다. 청년들의 눈에 맞춰 그들의 방식에 따라 한국 문화를 전파하고 싶다고 했다.
 
"요즘 청년들은 SNS에서 소통을 하죠. 저도 만들었어요. 60만 뷰를 넘었죠. 저는 모든 것을 SNS로 소통해요. 한복도 예전방식처럼 만들지 않죠. 아이들이 입을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옷을 만들어 주고 싶어요. 아이들이 이끌어갈 문화기에 어른들의 시선은 보다 그들의 시선에 맞춰 다 바뀌어야 하는 것이 앞으로 한국의 미래를 위해 맞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인사동에 위치한 포:for (사진=소비자경제)
◇ 새로운 집이 생겨야 사람이 담긴다?

"전통한복으로 시작해 현대화 시키는 과정에서는 많은 결과물을 도출 했죠. 이제 전 세계적으로도 나올 것들이 없죠. 이제는 문화의 인식의 전환점이 된 시대가 왔기 때문에 명품으로의 한복의 입지가 구축 될 것이며 나만의 한복을 디자인 하는 영역은 발전 될 거예요. 이에 한복 뿐만 아니라 한국의 문양 등 문화를 전파 시킬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새로운 집이 생겨야 사람이 담기는거 아닌가요?"
 
이에 한국청년들의 시선에 대해 듣고 알려주고 서로 배우는 공간을 인사동의 메인 거리에 '포:For'라는 멀티 공간을 조성했다. 이 공간에서는 한복을 입고 패션쇼도 하며 청년들이 모여 한국의 문화를 주제로 놓고 토론도 하며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다양한 공연과 행사를 기획하기도 한다. 또 각자의 한복도 만들어 보고 문양도 배워보는 시간을 갖는다.
 
목 교수는 대중화라는 명목으로 임해야 하며 소비자와 정부가 함께 관심을 가지고 움직여야 후손들에게 인식의 전환이 될 것이다. 상업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고리타분한 생각과 전통 복식과를 없애자는 오류는 범하지 않아야 문화발전에 도움이 된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