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는 위해물질 관리 강화...피부트러블 호소하는 청소년 증가

화장하는 학생의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이미 화장은 10대 또래 문화로 자리 잡았다. 화장을 한 10대 여학생들을 거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명동, 압구정 등 화장품 로드숍에서 학생들이 제품을 체험하고 구입하는 등의 광경도 익숙하다. (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최빛나 기자] 화장하는 10대 청소년은 매년 늘어나고 있는데 시중에 판매 중인 화장품 대부분은 성인 여성에 맞춰져 피부 트러블을 호소하는 청소년 소비자들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 명동의 한 로드샵에서 만난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김 양(14세)는 10대들의 화장품 트렌드에 대한 <소비자경제> 취재진의 질문에 "세일 기간이라 친구들이랑 색조 제품을 보러 왔다. 친구들에게 생일 선물로 립 틴트, 쿠션 등을 주는 편"이라고 말했다.

김 양은 "제품 쇼핑이 끝나고 나면 카페에 가서 제품을 서로 돌려가며 써보기도 하고 같이 유투브를 보면서 화장법에 대한 얘기를 한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화장하는 학생의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이미 화장은 10대 또래 문화로 자리 잡았다. 화장을 한 10대 여학생들을 거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명동, 압구정 등 화장품 로드숍에서 학생들이 제품을 체험하고 구입하는 등의 광경도 익숙하다. 
 
요즘은 학생들 사이에서는 동영상 사이트 유투브에 올라온 등교 메이크업 영상이나 유명 아이돌의 화장법 영상을 기반으로 고난도의 화장기술을 익혀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대부분의 대화 주제다. 게다가 어린이들은 스킨, 로션 등의 기초라인 화장보다는 색조 화장품을 이용한 화장에 공을 들인다.
 
지난해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의 ‘어린이•청소년 화장품 사용 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교 여학생 42.7%가 색조 화장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색조화장을 하는 초등학생은 12.1%에 달했다.
 
특히 10대들은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패션과 뷰티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하고 부모들의 경제적 지원까지 더해지며 고가 제품까지 사들이는 10대들이 늘어나면서 패션ㆍ뷰티업계의 중요한 소비층으로 자리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2030대 소비자들은 제품력과 가격 등을 꼼꼼히 비교해 가면서 구매를 한다"라며 "하지만 10대들은 원하는 제품이 있으면 바로 구매를 하는 등의 대담함을 보이는 소비를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10대만을' 겨냥한 제품들은 흔하지 않다. 현재 10대들은 2030대 혹은 3040 세대를 타깃으로 한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소비자들은 화장품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0대만을 위한 화장품은 H&B 매장 등에서 쉽게 만나 볼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14세 딸을 둔 주부 최 모씨(34)는 "딸이 사오는 화장품이 거의 30세들이 많이 사용해야 하는 제품이어서 놀란 적이 많다. 딸 아이에게 이 제품은 좀 세지 않냐고 물어보니, 이게 제일 발색이 좋고 색이 예쁘다고 말했다. 
 
최 씨는 또 10대가 쓰는 화장품은 없냐는 질문에 그런 제품은 잘 없다고 말하더라"라며 "그래서 인지 아이의 피부가 벌써부터 홍조가 있기도 해서 걱정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앞서 어린이 화장품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어린이 화장품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10대들의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회 통념상 10대들에게 화장을 권유하는 식이 될 것을 우려해 업계에서는 서로 눈치 보고 있는 추세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직.간접적으로 나이 때가 어린 모델 등을 모델로 써서 사실은 20대를 겨냥한 것이지만 10대들을 사게끔 유도하는 마케팅을 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며 "2030대를 타깃으로 한 다양한 제품들을 10대들이 사용하고 있는 것은 맞다"라고 덧붙였다.
 
◇ 10대들 화장품 올바른 사용법도 잘 몰라

기초화장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색조화장은 성장기에 있는 10대들의 여린 피부의 재생을 막아 자극을 준다. 대부분의 10대 들은 화장품의 올바른 사용법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화장품 연구원은 "10대와 20대 이상을 타깃으로 하는 제품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어야 한다. 10대는 계속적으로 피부가 재생하고 있기 때문에 재생을 막는 성분을 사용하면 안된 다. 특히 미세먼지 등이 많은 요즘은 더더욱 그렇다"고 언급했다.
 
그는 "2030대를 겨냥한 제품에는 자극이 강한 알콜, 향료, 인공색소 등이 들어가 있어서 10대들이 자주 사용을 한다면 피부 노화부터 피부 암에까지 노출 될 수 있는 중요한 문제"고 강조했다.
 
이어 "10대를 겨냥한 제품이 왜 안 나오는지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10대들에게 화장을 권유한다는 의미보다는 좋은 성분의 화장품들을 사용하게 하면 되는 거 아니냐"라며 "뷰티 기업들은 10대만을 위한 좋은 성분이 함유돼 있는 제품을 출시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10대는 성인보다 피부 두께가 얇아 화장품 흡수율이 높다. 이에 색조 화장시 가려움, 발진, 피부염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립스틱 성분 검사 결과 80%에서 알루미늄․코발트․크롬․망간 등 중금속 검출된 바 있다.
 
또 화장품의 성분인 화학 방부제(파라벤, 페녹시에탄올등), 인공합성향(청색0호, 적색0호, 향료) 등이 어렸을 때부터 노출되면 호르몬 교란효과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설페이트’로 표기되는 합성계면활성제는 피부 알레르기와 발암 유발 가능성까지 있다.
 
10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입술에 색을 입히는 틴트제품의 경우는 입술 본연의 색깔이 없어져 30대에 입술 이 피부의 색깔과 같아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입술을 건조하게 하여 입술피부가 헐어버릴 수 있다.
 
이에 이영신 피부과 원장은 <소비자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요즘 여드름을 유발할 수 있는 제품을 사용해 따끔거림과 염증 등을 호소해 오는 10대 고객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10대부터 20대 초까지는 피부가 매일매일 재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재생을 막는 제품들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색조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하게 된다면 성분을 꼼꼼히 체크하고 구입할 것"이라며 "알콜, 인종 향료, 파라벤 등이 들어가지 않는 들어가지 않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기초를 제대로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 식약처 어린이용 화장품 유형 신설안해...이유는?
 
식약처는 지난해 9월까지 화장품 유형에 ‘어린이용 제품류’를 추가하고 기준•관리에 관한 시행안을 만들 계획이라고 입장을 발표했다. 어린이에게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 들어있을 경우 의무적으로 표시하고, 색소 물질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하지만 지난 17일 어린이용 화장품 유형을 신설하지 않는 것으로 발표했다. 이는 정부가 어린이용 색조화장품을 공식화하면 어린이들의 색조화장을 권장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수렴해 어린이용 화장품 유형 신설을 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유형 신설보다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색조를 포함한 모든 화장품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어린이용 화장품 유형신설을 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한 이유는 어린이들의 색조화장을 권장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유형신설을 한다고 해서 화장을 안하진 않을 것같아서 색조를 포함한 모든 화장품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품별 안전성 자료, 소비자 사용실태, 사용 후 이상사례 등에 대해 주기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위해요소를 줄이기 위한 계획을 수입하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10대들은 색조화장품 사용량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정부에서 어린이용 화장품 유형을 마련해야 그에 따른 조치가 업계들에게도 필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정확한 기준점을 정해주지 않고 있어 업계들 끼리 눈치 보는 분위기다. 10대 화장품 제도가 정해지면 그에 맞는 제품을 출시하면 되는데 10대들에게 화장을 권장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 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꺼려하는 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10대들이 화장품을 사는 빈도가 낮아지지는 않을거니 오히려 잘 만들어 좋은 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추천 해주는게 올바른 방법일 수도 있다. 또 그것이 올바른 화장법문화를 확산 시킬 수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한편, 식약처가 관리•감독하는 화장품 유형은 ▲영유아용 ▲목욕용 ▲인체 세정용 ▲눈 화장용 ▲ 방향용 ▲두발 염색용 ▲색조 화장용 ▲두발용 ▲손발톱용 ▲면도용 ▲기초화장용 ▲체취 방지용 총 12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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