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한 혈압관리로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 예방해야

[소비자경제=곽은영 기자] 매년 5월 17일은 세계고혈압연맹(WHL)이 지정한 세계 고혈압의 날이다. 고혈압은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 중 하나로 고혈압 자체는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지만 그로 인한 합병증이 심각해 경각심과 관리가 필요하다.

고혈압은 말 그대로 혈관의 압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혈압 상승이 가져올 수 있는 증상에는 두통, 피로감, 코피, 어지러움, 두근거림, 성기능 장애 등이 있다. 만약 고혈압으로 심장이나 뇌혈관, 신장, 망막혈관 질환이 발생하면 어지러움, 호흡곤란, 흉통, 가슴 답답함, 시력저하, 혈뇨, 손발의 감각 이상 및 마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 중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의 가장 큰 문제는 혈관협착을 일으키는 동맥경화증을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고혈압으로 혈관의 압력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혈관내막에 손상이 생기고 이 손상 부위에 콜레스테롤이 침착되면서 혈관내막이 단단해지고 두꺼워지는 동맥경화증이 발생한다. 동맥경화증은 혈관을 좁게 만들어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키는 혈관질환의 주요 위험 인자로 꼽힌다.

특히 심장과 뇌는 혈액공급이 조금만 부족해도 민감하고 위험한 반응을 보이는데 심각할 경우 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 동맥경화는 동맥경화에 의한 혈관 협착증이라는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별다른 증상이나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고혈압 환자들은 평소 주의 관찰이 필요하다.

◆ 고혈압 진단기준 강화…130/80mmHg으로 관리 권장

미국심장학회에서는 2017년부터 고혈압의 진단기준을 강화했다. 변경된 진료지침에 의하면 고혈압의 진단기준은 기존 140/90mmHg 이상에서 130/80mmHg 이상으로 낮춰졌다. 미국심장학회에서 권고안을 강화한 것은 혈압을 엄격하고 철저하게 조절하는 것이 심장과 혈관질환 예방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 동안 안전군으로 생각됐던 고혈압 전단계인 130~139/80~89mmHg에 해당하는 환자들이 정상혈압군인 120/80mmHg 미만인 사람들에 비해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도가 1.5~2배 높다. 또한 2015년에는 적극적인 혈압 관리를 통해 수축기 혈압을 130mmHg 이하로 낮췄을 때 심혈관 질환의 발생위험이 25% 감소된다는 임상연구 결과가 밝혀진 바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미국심장학회의 권고안대로 고혈압 진료지침을 130/80mmHg 이상으로 변경할 지의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대한고혈압학회가 이달 발표하는 ‘한국 고혈압 진료지침 2018’ 개정안에 미국심장학회의 고혈압 기준이 반영될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혈압이 기존의 고혈압 전단계 범위에 있다 하더라도 심혈관질환 위험군은 안심하지 말고 생활습관 개선 등 적극적으로 혈압조절에 힘써야 한다. 만약 비약물요법으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거나 혈관질환 고위험군일 경우에는 철저한 약물 복용이 필요하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건강증진의원 김지연 과장은 <소비자경제>에 “고혈압에 의한 혈관합병증을 예방을 위해서는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치료 목표 혈압을 130/80mmHg으로 정하고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혈압이 정상 범위로 들어갔다 하더라도 임의로 약을 중단하지 말아야 하며 운동과 저염식 식사, 체중조절 등을 생활화해 고혈압 발생 및 합병증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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