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최빛나 기자] 수제맥주 규제가 풀리면서 수입맥주는 가격을 낮추고 국내 업계는 수제 맥주 론칭 등에 나서면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2014년만 해도 전체 맥주 매출에서 20%대 후반이던 수입 맥주 비중이 지난해 50%를 넘어선 데 이어 이달 기준 56.4%로 국산 맥주를 제쳤다. 이와 같은 수입맥주 출시는 소비자들의 수입맥주 선호를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4월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이 발효돼 수제 맥주에 대한 영업허가제가 폐지되고 맥주 제조자에 대한 과세표준 경감도 확대됐다. 수제 맥주의 규제 완화 및 소비 증가와 맞물려 업계에선 너도나도 수제맥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주세법의 개정으로 소규모 주류업체에서도 편의점이나 마트같은 소매점으로의 유통이 허용됐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업계가 수제 맥주 론칭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또 지역적 특색을 지닌 수제맥주는 새로운 관광 상품으로 각광받으며, 지역 활성화와 관광객 유치까지 나서고 있다.
 
◇ 국내 수제맥주...대중화 이끌어
수제맥주 시장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는 2014년 주세법 개정의 영향이 크다. 당시 직접 양조시설을 갖춘 장소에서만 소매 판매가 가능했던 법률이 외부 유통 허용으로 개정되면서 곳곳에 수제맥주 전문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수제맥주 대중화의 불씨를 지핀 것은 프랜차이즈다. 수제맥주 프랜차이즈는 맥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안주를 개발하고, 물류 유통망을 구축하며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일부 매장은 지역 양조장과 공동 개발한 맥주를 판매하며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수제맥주 프랜차이즈 브랜드 생활맥주는 2014년 설립 후 만 4년 만에 전국 150개 매장을 오픈 하며 수제맥주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부산, 대전, 안동 등 전국 각지 소규모 양조장과 함께 개발한 수제맥주 20여종을 전국 매장으로 유통하고 판매한다. 브랜드 매출은 매년 100% 이상 증가하며, 지난해 300억 원을 넘어섰다.
 
◇ 유통업계 수제맥주 앞다퉈 론칭 
11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스페인 맥주 ‘버지미스터’를 출시하고 ‘4캔에 5000원’이라는 파격 행사를 진행한다. 세븐일레븐 측은 2014년만 해도 전체 맥주 매출에서 20%대 후반이던 수입맥주 비중이 지난해 50%를 넘어선 데 이어 이달 8일 기준 56.4%로 국산 맥주를 제쳤다고 설명했다.
 
롯데와 신세계는 각각 클라우드 비어스테이션, 데블스도어 등 수제 맥주 매장을 열고 시장에 진입했다.
 
이마트는 지난 3일 자사의 PK마켓과 SSG푸드마켓 등 9개 매장에서 국내 소규모 양조장이 제조한 수제맥주 27종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우선 강릉 버드나무, 속초 크래프트 루트, 일산 플레이그라운드, 울산 화수 등 4곳의 지역 양조장과 손을 잡았다. 앞으로 지역 소규모 양조장을 추가로 발굴해 연말까지 라인업을 브루어리 25개, 수제맥주 75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편의점 CU는 세븐브로이의 `강서맥주`와 `달서맥주` `전라맥주`, 제주맥주주식회사의 `제주위트에일` 등 수제맥주 4종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달 매출은 3월 대비 20.7% 증가하며, 새로운 효자상품으로 등극했다.
 
패션업체 LF는 지난해 인수한 주류 유통사 인덜지를 통해 양조장을 설립하며 수제맥주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CJ푸드빌, SPC그룹 등 외식업을 하는 기업들도 자사 매장에 수제맥주를 도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의 다양한 수입 맥주가 대중화되면서 특색 있는 맛과 향의 수제맥주를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어났다”며 “주변에서 수제맥주 전문점을 손쉽게 찾을 수 있고, 편의점에서도 수제맥주를 구입할 수 있게 된 만큼 앞으로 수제맥주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맥주 시장은 수요가 이미 정체돼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과 유럽의 수입 맥주 무관세 적용과 수제 맥주의 규제 완화 등으로 앞으로 경쟁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수제맥주협회는 2년 전 200억 원 규모였던 수제맥주 시장이 지난해 350억 원 내지 400억 원 규모로 커졌고, 5년 뒤에는 1500억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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