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법률] 대나무숲
[소비자법률] 대나무숲
  • 소비자경제
  • 승인 2018.05.0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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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서상 김종우 변호사(jwkim@seosanglaw.com)
[소비자경제=칼럼] 동네슈퍼를 혼자 운영하는 키가 작은 노총각 김갑돌은 흰머리가 연애나 결혼의 걸림돌이라는 판단 아래 같은 동네에서 건강식품점을 운영하는 이을순으로부터 머리가 까매진다는 건강보조식품인 하수오 액기스를 구입했다. 그런데 장복 결과 머리가 까매지는듯 하더니, 부작용으로 인하여 머리가 완전히 다 빠져버렸다. 키작은 대머리 노총각 김갑돌은 당연히 감정이 좋지 않았다.
 
어느날 평소처럼 자신이 운영하는 슈퍼 앞 평상에서 친형보다 더 친한 매형과 단 둘이 막걸리를 마시던 김갑돌은 멀리서 이을순이 오는 것을 보고 아래와 같이 말했다. “저 망할 년 저기 오네” 이에 격분한 이을순은 이렇게 대꾸했다. “아무것도 아닌 똥꼬다리 같은 놈아” 사태가 이지경에 이르자, 쌍방은 서로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특정 상품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게 되는 경우, 개인적으로는 피해에 대한 정당한 배상(또는 상응하는 화풀이)을 받고 싶은 마음과, 더불어 공익을 위하여 추가적인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다. 그런데 명예훼손이나 모욕이 문제될 수 있으므로 조심할 필요가 있다.
 
형사법규에 따르면,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형법 제307조 제1항)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형법 제307조 제2항) 다만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형법 제310조) 즉, 사실을 사실이라 말해도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는 것이다.(다만 소비자경제가 소비자를 위해 탐방기사를 쓰는 것은 공익을 위한 것이기에 처벌받지 않는다)

명예훼손이라고 하려면, 사실을 적시하든 허위를 적시하든,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언급을 하여야 한다. 우리 법원은 ‘명예훼손은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만한 구체적 사실을 적시하여 명예를 침해함을 요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구체적 사실이 아닌 단순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의 표현으로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것은 모욕이라 보고 있다.(85도1629) 즉, ‘구체적’ 사실에 대한 언급은 명예훼손,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의 표현은 모욕으로 구분된다.

그런데 명예훼손이 아니라고 하여 언제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고, 모욕에 해당할 수 있음에 주의하여야 한다.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형법 제311조)

마지막으로 명예훼손/모욕죄에서 중요한 부분은 공연성이다. ‘공연히’ 명예를 훼손하거나 ‘공연히’ 모욕한 것이 아니라면 범죄가 되지 않는다. 우리 대법원은 이 ‘공연히’의 범위를 매우 넓게 보는데,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라고 해석하는 입장이다.(이른바 전파가능성설)
 
사례에서, 김갑돌의 언사와 이을순의 언사는 모두 명예훼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망할 년’은 이을순의 사업이 망하느냐 망하지 않느냐의 문제를 논한 것이라기 보다는 경멸적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김갑돌이 아무리 단신이라 하더라도 ‘똥꼬다리(항문이 바닥에 닿을 정도로 짧은 다리?)’ 같은 언급은 추상적이고 경멸적인 감정표현이라고 봐야 한다.(모두 판례 사안)

그러나 김갑돌과는 달리 이을순에게는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는데, 이는 전파가능성(공연성)의 차이 때문이다. 즉, 제3자가 없는 공간에서는 둘이 어떠한 명예훼손적 언급이나 경멸적 언사를 주고받아도 공연성이 없어서 범죄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김갑돌은 매형과 함께 있었으므로, ‘김갑돌의 이을녀에 대한 경멸의 말’을 매형이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을녀의 김갑돌에 대한 경멸표현’에 대해서는 김갑돌과 특수관계에 있는 매형이 김갑돌에게 손해가 될 말을 전파할 가능성이 없으므로, 모욕죄가 되지 않는 것이다.

(실제 형사처벌에 대해서는 더욱 복잡한 법리가 적용되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결론: 오죽하면 대나무숲에 구덩이를 파고 거기에 하고 싶은 말을 했겠습니까. 욕을 하려면 대나무숲을 애용하시기를..
 
법무법인 서상(www.seosanglaw.com, 02-598-2722)은 정확한 법리와 치밀한 판례분석을 통하여 실제적인 해결을 모색하는 로펌이다. 단순한 승소보다는 승소시 의뢰인에게 이익이 되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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