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장병훈 기자] 현대자동차가 27일 발행주식 3% 수준인 자사주 854만주를 주주가치 제고 일환으로 소각을 추진한다.

현대차는 이날 공시를 통해 보통주 661만주를 포함해 우선주 193만주 등 총 854만주 약 9600억 상당의 자사주 소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현대차가 공시를 통해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취득한 자기주식을 이사회 결의에 의해 소각하는 것”이라며 “주식수만 줄고 자본금의 감소는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현대차의 자사주 소각은 2004년 이후 14년 만다. 소각예정금액에 대해선 소각대상 자기주식의 평균취득단가에 소각 수량을 곱해 산출한 이사회 결의일 현재 장부가액 기준으로 장부가액 변동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전제했다.

현대차는 이날 두 차례에 걸쳐 게시한 공시에서 보유 중인 자사주 중 보통주 441만주, 우선주 128만주 등 569만주를 소각하고 보통주 220만주, 우선주 65만주 등 총 285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한 뒤에 소각할 것이라고 전했다. 자사주 소각 규모로 살펴보면 기존에 보유 중인 자사주약 5600억원에 이어 4000억원을 추가로 매입한 것으로 대략 9600억원에 달한다.

소각 시점은 7월 27일로 예정하고, 추가로 소각할 자사주는 매입 완료 시점에 맞춰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자사주 소각 공시에 전해지면서 이날 오전 11시51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거래가는 전날 종가 대비 1000원(0.64%)이 오른 15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아울러 현대모비스 주가도 전일 종가 대비 2.07%(+5000원) 상승한 24만6000원에 거래 중이다.

최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안과 맞물려 주주 이익배당을 높이는 방안으로 자사주 소각을 요구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금투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자사주 소각을 공시한 배경에는 다음달 29일로 예정돼 있는 현대모비스 주주총회 전에 엘리엇이 외국계 투자자의 세력 규합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고 주주들의 지지를 끌어들이기 위한 측면이 엿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