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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원 기고] 증가하는 어린이 식품알레르기 위해사고 대책 마련 시급하다
한국소비자원 식의약안전팀 김제란 팀장.

 [소비자경제신문=기고] 식품알레르기란 특정 식품항원에 대한 과민반응을 말한다. 식품 섭취 후 발생하는 이상반응 중 면역반응에 의한 질환으로서 주요 증상으로는 두드러기, 혈관부종, 기관지 천식 등이 있고 심할 경우 과민성 쇼크나 심정지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상대적으로 성인에 비해 어린이에게 발생빈도가 높은 편으로 특히,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 초콜릿이나 과자 등 가공식품을 통한 식품알레르기 위해사고가 농산물이나 수산물 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안전사고 취약계층인 어린이 기호식품을 중심으로 가공식품에 대한 알레르기 유발물질 표시제도의 점검이 필요하다.

몇 년 전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우유가 들어간 카레를 먹고 학생이 사망한 불행한 사건이 발생한 것처럼 식품알레르기는 심각한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알레르기 유발 원료성분을 표시하지 않은 견과류 가공품이나 중국산 수산물가공품이 회수 조치된 사례는 식품알레르기 사고 예방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최근 3년간(2015년~2017년)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식품알레르기 관련 위해사고는 총 1,853건으로, 2017년에는 835건이 접수되어 2015년(419건)에 비해 약 2배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10세 미만‘의 어린이가 451건(26.6%)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해 보호자 뿐만 아니라 돌봄교사나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어린이 스스로도 알레르기 정보를 반드시 확인하는 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알레르기 유발물질 표시제도는 2003년 도입 당시보다 상당 부분 개선됐다. 먼저 대상품목을 난류, 우유, 대두 등 11개로 한정했던 것에서 쇠고기, 닭고기 등이 추가되어 현재는 21개로 확대됐다. 표시방법도 다른 원료와 구분없이 원재료명란에 알레르기 유발성분명을 단순 나열하는 방식에서 ‘별도 표기’ 또는 ‘구분 표기’로 소비자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개선됐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표시대상이 단순 단위품목(예: 메밀·고등어·게)인데 반해 유럽연합(EU), 미국 등에서는 유사한 단위품목군(예: 곡류·어류·감각류)으로 지정하고 있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의 권고 기준도 마찬가지다. 생물학적으로 연관성이 있는 식물이나 동물성분은 유사한 알레르기 유발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어 비슷한 유형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소비자안전 확보를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유사한 단위품목군으로 지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우리나라는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제품과 사용하지 않은 제품을 같은 제조 과정에서 생산하여 불가피하게 혼입 가능성이 있는 경우 ‘주의·환기표시’를 허용하고 있어 알레르기 유발물질 표시제도의 도입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이 어린이가 즐겨 찾는 초콜릿, 우유, 과자(유탕처리제품), 어린이음료 총 120개 제품의 알레르기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 ‘주의·환기 표시’를 한 제품이 91개((75.8%)에 달했다.

특히, 어린이음료 30개 중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원재료로 사용한 제품은 8개(26.7%)에 불과했고, 28개(93.3%) 제품은 현재 허용하고 있는 별도의 ‘주의·환기 표시’를 통해 다양한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포함될 수 있다는 표기를 하고 있었다. 복숭아·토마토 등은 대부분의 제품에 표시되어 있어 해당 성분에 알레르기가 있는 어린이는 음료를 선택하는데 곤란을 겪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알레르기 유발물질 혼입가능성에 대해 ‘주의·환기 표시’를 강제하고 있지는 않아 원재료 표시란에 기재되어 있지 않은 성분이 검출될 경우 제조업체의 원재료, 완제품 관리책임을 물어 회수조치를 적극 실시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원재료 표시와는 별도로 ‘주의·환기 표시’를 의무화하고 있는데 동 제도로 인해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검출된다 하더라도 주의·환기 표시를 한 경우에는 회수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처럼 ‘주의·환기 표시’로 인해 사업자가 품질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소비자가 제품의 원재료뿐만 아니라 ‘주의·환기 표시’란까지 꼼꼼히 확인하지 않으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환기 표시’의 폐지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식품 알레르기 위해사고는 심각한 경우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소비자는 제품 구입 시 알레르기 유발물질 포함 여부를 꼼꼼히 확인하고 사업자 역시 별도의 ‘주의·환기 표시’가 필요 없도록 보다 철저한 품질관리 체계를 갖춰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곧 어린이날이 다가온다. 어린이들이 안심하고 식품을 먹을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알레르기 표시제도의 변화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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