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벼락 갑질'일파만파.. 당국 비리의혹 조사 중

[소비자경제=권지연 기자]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최근 잇달아 불거진 가족들의 '갑질 의혹'에 공식적인 사과문을 발표하고 장녀 조현아(44) 칼호텔네트워크 사장과 차녀 조현민(35) 대한항공 전무의 그룹 내 모든 직책을 '즉각 박탈'하겠다고 22일 밝혔다.

지난 12일 조 전무의 '물벼락 갑질'사건이 오너 일가의 명품 밀반입 및 관세 포탈 의혹으로 번진데 이어 조현아·원태·현민 3남매의 자택와 대한항공 본사가 압수수색을 받은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일명 ‘땅콩회항’ 시간으로 2014년, 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달 29일 칼호텔 사장으로 선임돼 경영복귀를 했던 만큼 이번에도 성난 여론을 달래는 미봉책에 지나지 않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조 회장은 사과문에서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를 보직에 임명해 전문경영인 도입 요구에 부응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그러나 이조차도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조 회장 본인이 현직을 유지해 석 부회장의 역할이 '거수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오너 일가의 갑질과 불법을 제보하기 위한 직원들의 자발적인 SNS 채팅방이 개설될 정도로 사태는 걷잡을 수없이 커졌다. 채팅방에는 대한항공 직원 9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부하 직원들에게 퍼부은 고성과 폭언이 담긴 음성 파일이 공개된 후 조 회장이 자신의 집무실에 방음설치 공사를 지시했다는 사실을 알려지면서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됐다.

 ​​​​​​현재 오너 일가와 관련한 각종 의혹과 비리에 대한 수사 및 조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은 조 전무의 물벼락 갑질논란, 이명희 이사장의 폭언 및 폭행과 관련해 수사 중이다.

관세청은 가구, 옷 등 오너 일가의 개인물품 밀반입을 조사 중이며, 국토부는 외국인 신분의 조 전무의 진에어 등기이사 등재와 관련해 내부 감사에 착수했다.

조 회장의 사과문 발표 이후 네트즌들은 "쇼하고 있다. 관세문제까지 제기되니 문제를 피해갈려는 얄팍한 수를 쓰고 있다." "이런 안하무인 짓을 하는 기업은 재산을 몰수해도 시원찮다. 특히 2~3세 후계 경영인의 철부지 행동은 절대로 용서하면 안 된다"등의 냉랭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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