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부회장 정식 면담 요청에 사과 촉구.... 서명운동 1만 4천여명 넘어

(사진설명= 전수찬 이마트 노조 위원장이 서울 명동 신세계 본점 앞 24시간 투쟁 중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소비자경제=최빛나 기자] 신세계 그룹 대형마트 유아복 브랜드 매장 매니저가 지난 2월 호흡 정지로 사망한데 이어 한달 뒤 3월 무빙워크를 점검하던 재하청업체 직원 기계에 몸이 끼어 사망, 사흘 뒤 이마트 구로점 계산업무를 하던 직원 쓰러져 사망하기까지 신세계 그룹 대형마트인 이마트와 스타필드에서 근로자들의 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스타필드, 이마트 등 신세계가 운영하는 매장의 현장직원들이 연이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신세계 이마트로 쏠린 세간의 눈길이 곱지 않다. 마트 내 사고에 대한 대응체계가 무너졌다는 지적에 이마트는 대응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마트산업노동조합 측은 "정용진 부회장의 입장을 직접 듣고싶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마트노조는 지난 6일부터 명동신세계 본점 앞에서 사고에 대한 신세계의 안일한 대처와 책임회피, 추모와 애도를 방해하는 등의 행위를 규탄하며 정용진 부회장의 책임을 묻는 24시간 투쟁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16일 마트산업노동조합은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에게 공문을 발송했고 노동자들의 사망에 관련 정식 면담을 요청한 상태다.
 
<소비자경제>는 서울 신세계 본점 앞, 마트산업노동조합과 이마트노조가 24시간 투쟁하는 현장에서 전수찬 이마트 노조 위원장을 만나봤다.
 
전수찬 이마트 노조위원장은 "자기 집에서 사람이 죽었다. 집 주인이 함께 가슴 아파해야 하는 것이 상식적인 행동 아니냐"라며 "같이 추모는 못할 망정 침묵은 물론 오히려 방해하고 있다"라며 격분했다.
 
다음은 전수찬 이마트 노조위원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 24시간 투쟁을 시작한 계기가 있나?

지난 3월 31일 오후 구로 이마트 계산대에서 업무를 보던 도중 가슴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진 권씨는 심정지로 사망했다. 당시 매장에 안전관리자와 보안사원이 있었지만 아무런 대처를 하지 못해 이를 보다 못한 시민이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미 골드타임인 10분을 넘겼고 구급차가 왔지만 결국 사망했다. 만약 안전 교육을 제대로 받은 보안담당자나 안전 관리자가 응급조치를 발 빠르게 진행 했다면 사망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거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이 사건에 대해 이마트 측은 보안사원이 응급조치를 하며 심폐소생술을 도왔다고 하지만 우리 측이 사건 당시 CCTV 확인한 결과 권 씨는 아무런 응급 조치를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 됐다. 또 이름을 밝힐 수 없는 현장 당시 동료들이 생생한 내용을 전달하면서 이마트 측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 것은 노동자들을 더 나아가 국가를 우롱하는 것 아니냐. 이게 계기가 되어 투쟁을 시작하게 됐다.

- 이번 사건 관련 이마트가 노조 관계자들을 고소, 고발 했는데

이마트는 지난 4일 마트노조가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명예를 훼손하고 2일 오후 7시에 진행된 집회 후 무리하게 매장에 진입하려 하면서 폭력을 행사 했다라는 이유로 마트 노조 관계자들을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이마트는 고소, 고발에 대해 마트 노조가 마치 회사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망인 및 유족에게 어떠한 절차도 밟고 있지 않는 것처럼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추모 집회 당시 매장에 진입 해 기물을 파손하고 업무를 방해, 제지하는 직원을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제지했던 직원을 폭행해 뇌진탕과 고관절 부상 등 전치 2주 가량의 상해를 입었다고 했다. 어이가 없었다.
 
당시 폭력은 없었고 오히려 이마트 측이 충돌을 유도했다. 그날은 안타깝게 죽은 고인을 추모하는 자리었다. 우리측은 어떤 과한 행동도 최대한 하지 않아야 하는 날이다. 
 
고인이 쓰러졌던 24번 계산대에서 묵념을 진행하겠다고 이마트 측에 알렸으나 매장 내에서는 하지 말라며 진입을 막았다. 이에 문을 열고 당기는 수준의 실랑이가 있었을 뿐 폭행은 없었다.
 
이는 당시 매장 내 CCTV를 확인해 보면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자료를 확인해 적극적으로 대응 할 예정이다.
 
- 어떤 내용을 전달 했나. 서명운동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반복되는 사고에도 불구하고 이마트 측의 안일한 대응과 추모 행사를 가로막은 행태에 대해 직접 나서야 하며 재발방지 단체 수립, 사고에 대한 책임 등이 적혀 있는 내용을 정용진 부회장에게 전달 및 사망한 노동자 관련 정 부회장과의 직접적인 정식 면담까지 요청한다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 내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 사고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다. 진정성 있는 사과가 이뤄진 이후에야 대책 마련과 법 제독 개선이 마련 되어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신세계 이마트의 거듭되는 사망사고에 대한 재벌 총수의 책임 있는 조치가 있어야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는 노동자를 넘어 본인의 엄마, 동생 등이 겪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소비자들도 이 사건을 관심을 갖고 중요한 문제로 인식 해야 할 것이다.
 
이에 우리는 신세계 본점 앞에 시민분향소를 차리고 이마트, 정용진 회장의 사과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오프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는 벌써 1만 4천 여명을 돌파했다. 앞으로는 책임을 묻는 서명을 온라인을 통해서도 확산시킬 예정이다.
 
(사진설명=서울 명동 신세계 본점 전경 및 입구)
- 신세계 측의 반응은?
 
유족에게는 이미 사과도 합의도 마쳤다고 했다. 또 지난 10일 안전한 근무환경 및 쇼핑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매장 내 응급상황에 대한 대응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심폐소생술 교육 이수 대상 확대와 자동 심장충격기 확대 도입을 하고 전 직원 대상 위급환자 대응 방법 및 구급장비 사용법 교육을 보강 및 실시하겠다고 했다.
 
올해만 사람이 3명이 죽었다. 매장 내 다쳤던 사례들은 노출 되지도 않았다. 이마트 측의 입장을 보면 수많은 사망, 사고들이 이뤄지고 나서야 교육 보강 및 강화를 하겠다고 한다.
 
안전교육 대응체계 강화 등을 이제서야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처음부터 안전교육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나. 주말 등 북적일때면 하루에 몇 천명도 드나드는 대형마트다. 
 
안타까운 직원들만 목숨을 잃었지만 이 사태가 소비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이에 신세계 측의 전달한 '대변인'들의 전달 메시지는 중요하지 않다.
 
노동자가 죽었지만 신세계 측은 죽음에 대한 책임 회피만 적극적으로 할 뿐 정확한 입장에 대해 우리 측으로 전달한 내용은 없다. 
 
신세계 측은 왜 계열사 안에서 노동자가 죽게 됐는지 그에 대한 정확한 사유를 밝혀 유족 및 노동자들 더 나아가 소비자들에게도 진실되게 다 밝혀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지금 이 시대에 소비자들에게 대기업이 신뢰를 얻는 방법이라고 본다. 잘못을 했으면 인정하고 이해하고 체계를 수립하면 된다.
 
앞서 우리는 이마트가 내놓은 계획은 형식적인 대응에 불과하고 판단했다.
 
신세계 측의 총수인 정용진 부회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진중하게 생각하고 반응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유족과 사망한 노동자들을 대신해 나서고 있지만 우리도 대한민국 하나의 소비자 및 노동자다. 
 
(사진설명=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인스타 캡쳐)
- 정용진 부회장의 반응은 아직 없나?

이갑수 이마트 대표가 있지만 결국 이마트의 주인은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집이나 다름 없다. 이마트, 신세계 즉 자신의 집에서 사람이 3명이나 죽었다. 
 
하지만 정용진 부회장은 잇따른 사망사고에도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홍보 활동을 하느라 정신이 없더라. 추모할 시간은 갖지 않고 구매한 맥주 디스펜서나 다녀온 식당 사진을 올리고 있다. 이런 모습은 정용진 부회장이 직원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행동이다.
 
또 정용진 부회장이 최근 아들의 사진 뒷모습을 올렸다. 사망한 노동자들도 누군가의 아들, 누군가의 딸이다. 이 것을 이해한다면 하루빨리 우리들의 대답에 응했으면 좋겠다. 
 
그것이 현재 대기업들에게 불신이 있는 소비자들을 위해 최소한의 예의를 표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안타깝게 올해 사망한 신세계 관련 노동자들의 죽음이 아쉽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사진설명=계산대 직원들이 서울 명동 신세계 본점에서 일을 하고 있다)
- 신세계의 35시간 근무제가 직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신세계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이런 얘기를 했다. '35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과거에 8시간에 50개의 김밥을 말았는데 현재 7시간 안에 50개의 김밥을 말아야 한다. 7시간 안에 업무를 수행하려니 물먹을 시간도 없다. 
 
쉬지도 못하니 온몸이 찢어질 것 같다'라고 했다. 이런 표현에서 모든 것이 해석 된다. 누구를 위한 35시간 근무제인가. 실제 업무자들에 따르면 35시간 근무 환경은 신세계 그룹에서 '컴퓨터' 업무만 보는 직원들에게는 '꿀'같은 '복지'라고 했다.
 
35시간 근무제에 관련 본사에서 내려온 지침서에는 '다소 업무강도 증가 될 수 있음'이라는 문구를 찾아 볼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본다면 가장 중요한 것을 노동자들의 업무환경 개선이라고 본다. 신세계 측이 이번에 내세운 35시간 근무제는 누구를 위한 개선안인지 모르겠다. 문서나 언론을 통해 '35시간 근무제 도입하겠다'라는 일방적인 전달 보다 어떻게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해서 노동자들이 전에 비해 어떤 혜택을 받는지에 대한 정확한 고지가 필요하다.
 
신세계 본사 담당자 측은 본인이 직접 사망한 노동자들의 일을 한다면 본사에서 도입한 제도 개선에 긍정적이게 대답할 것인가. 스스로 생각해봐야 할 때다. 이에 안전교육 강화, 제도 개선 등 신세계가 내놓은 모든 것들 다 정용진 부회장을 통해 직접적으로 듣고싶다. 
 
그래야 신뢰도가 높아질 뿐더러 소비자들도 안심하고 신세계 계열사 등을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신세계도 총수가 우리가 전달한 공문을 직접 인정하고 내용을 수립한다면 추후 안전 문제로 부정적인 사태가 이뤄질 것같은 작은 단서 조차도 섣불리 넘기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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