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구에 두려움 갖지 않도록 접근해야

[소비자경제=곽은영 기자] 매년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제38회째를 맞은 올해 장애인의 날 슬로건은 ‘동행으로 행복한 삶’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다르지 않으며 함께 걸어갈 때 모두가 행복하다는 것 뜻을 담고있다. 

몸이 아플때 병원을 찾는 일조차 몸이 불편한 장애인에게는 쉽지 않다. 경제적 어려움, 불편한 교통, 동행자 부재 등으로 병원을 찾지 못하는 장애인들이 많다. 보호자가 있어도 진료와 검사 간 제약이 따르는 불편함을 호소한다. 

경희대학교치과병원 소아치과 이효설 교수는 <소비자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만성질환 보유율이 더 높지만 질환의 치료시기마저 놓쳐 병을 키우는 사례가 많다"면서 "특히 치과 치료는 시기를 놓치면 안되기 때문에 충분한 소통으로 두려움을 없애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효설 교수와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 장애인 치과치료에는 더 세심한 과정이 필요하다. 진료를 받을 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장애인 치과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아야 한다. 검사와 진료 자체가 누워서 진행되는데다 뾰족하고 날카로운 기구들이 큰 소리를 내며 입안에 들락날락하기 때문에 장애인에게는 더 큰 두려움으로 다가갈 수 있다. 입을 벌리는 것부터 간단하게 물을 머금고 헹구는 가글 등 간단한 처치도 불편해하고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어 더 세심한 진료가 필요하다. 특히 치료에 비협조적일 수 있어 장애인 환자별 맞춤화된 치과진료가 중요하다.

- 장애의 유형에 따라서 치료 접근이 어떻게 다른가.
청각장애가 있는 환자라면 병력 청취에서부터 어려움을 겪는다. 의료진은 진료에 앞서 환자의 증상에 대해 정확하게 숙지해야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미리 수화통역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수화통역이 어렵다면 필담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서로간에 충분한 이해가 이뤄진 후에 치료가 진행돼야 한다. 시각장애 또한 마찬가지다.

- 특히 어려운 케이스가 있나.
발달장애가 있는 아동은 낯선 장소나 물건, 사람에게 익숙함을 느끼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특히 미용실이나 병원 등 신체 접촉이 있는 장소를 매우 무서워하는 특징이 있다. 치과도 그러한 장소 중 하나다. 무서움으로 치과치료에 협조적이지 않고 거부하는 사례가 많다.

- 그럴 경우 어떻게 치료 접근을 해야 하나.
과거에는 움직이지 못하도록 붙잡거나 진정제나 마취를 통해 약물치료 등을 동반했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 과정은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장애인 치과치료에서는 물리적인 방법을 최대한 지양하고 가급적 의사소통을 통해 접근해야 한다. 우선 치과라는 공간에 익숙함을 느낄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최소 6개월에 한 번씩 예방진료를 위한 치과 방문을 권장한다. 또한 치료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보호자의 지속적인 관심과 철저한 구강 건강관리가 꼭 필요하다.

- 장애인 치과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치과치료의 모든 과정을 상세하게 말로 설명해주고 궁금증을 최대한 해소시켜줘야 한다. 기구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않도록 직접 만져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구강검진을 할 때는 바로 입을 벌리라고 해 치과기구를 입안에 넣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입장에 서서 상세한 사전 설명을 해주는 것이다. 장애인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함께 치료해나간다는 동행의식이 장애인 치과치료의 첫 단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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