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암 초기신호일 수도… 모양과 크기 변하는 점 의심해봐야

(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곽은영 기자] 노인들에게 흔히 보이는 검버섯이나 점 중의 일부는 기저세포암이나 흑색종 등의 피부암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손가락이나 발바닥에서 생길 경우 티눈으로 생각해 손톱깎이로 제거하려다 색깔이 진해지고 제거되지 않아 병원을 찾는 환자도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피부암 환자는 2016년 1만9435명으로 전년도 대비 약 42% 증가했다. 이 중 여성이 2배 가량 더 많았으며 70대가 28%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 21.6%, 80세 이상이 21.3% 순으로 노인층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암은 전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평균수명이 증가하고 진단방법이 발달하면서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 피부암 발생률은 서양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지만 최근 10년간 환자수가 2배 증가한 상황이다.

최근 국내에서 발생빈도가 증가하는 피부암은 표피 각질형성세포에서 유래하는 편평세포암과 기저세포에서 유래하는 기저세포암, 멜라닌세포에서 유래하는 악성흑색종이 대표적이다. 흑색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피부암은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가 많지 않고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높다.

◆ 피부암 저절로 호전되지 않아… 진단과 치료 필요

기저세포암은 2000년대에 피부암의 약 50% 이상을 차지할 만큼 국내 발생률이 가장 높은 피부암이다. 원인은 자외선 B 노출로 장기노출보다는 짧고 과다한 노출이 더 위험하다. 얼굴 중앙 상부에 많이 발생하며 60대 이상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갈색 또는 검은색으로 보이는 색소기저세포암도 흔하게 관찰된다.

편평세포암 역시 자외선 노출이 원인이다. 대부분 일차적인 광선각화증이나 피부암의 전암병변으로 알려진 보웬병 같은 질환이 먼저 발생하고 이어 편평세포암이 발생한다. 하얀 피부, 금발, 소아기의 주근깨 등이 위험인자이며 흉터, 방사선, 화학물질도 원인이다. 노년층에서 일반 피부염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 병변이 있을 경우 조직검사가 요구된다.

멜라닌세포에서 유래하는 악성 흑색종은 인구 10만명당 1명 전후로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피부암 중 유일하게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백인에서 더 흔하게 발생하지만 2000년대 이후 국내 발병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발생 원인은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유전적 소인과 과도한 자외선 노출, 특히 자외선 B가 중요한 발생기전으로 보여진다. 지속적인 노출보다 강한 자외선에 간헐적으로 노출되는 것이 더 위험하게 작용하며 부모나 자식에게 흑색종이 있는 경우 8배 높은 발생률을 보인다. 흑색종의 20~50%는 기존의 점에서 발생하며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점이나 전형적이지 않은 점에서도 발생빈도가 높다.

흑색종은 점처럼 보이는 경우가 흔해 환자의 절반가량은 원래 있던 점으로 생각한다. 가려움증이나 통증 등의 지각증상이 없고 평범한 검은 반점이나 결절로 보일 수 있다. 만약 발바닥의 티눈이 없어지지 않고 계속 남아 자라거나 색깔이 변하면 흑색종을 의심해야 한다. 흑색종이 진행된 경우에는 병변이 피부 위로 솟아오르면서 피가 나고 딱지가 생긴다. 손톱 등에 검정색 병변이 손톱이 나는 방향과 같게 생기면서 손톱을 깎아도 없어지지 않는다면 피부과나 성형외과를 찾아 조직검사를 받아야 한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성형외과 최영웅 교수는 <소비자경제>에 “흑색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피부암은 조기 진단하면 비교적 쉽게 치료가 가능하지만 피부암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진단이 늦어지거나 치료를 미뤄 병변이 계속 커져 피하와 근육, 심지어 뼈까지 퍼지는 사례가 있다”며 “악성 흑색종을 제외하면 다른 부위 암에 비해 전이될 확률이 낮지만 피부암의 경우 저절로 좋아지지 않으므로 몸이나 얼굴에 검은 점이 생기거나 이미 있던 점의 모양이나 크기가 변하면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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