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사회, 노인복지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해야
고령화사회, 노인복지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해야
  • 권지연 기자
  • 승인 2018.04.1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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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보호사 인건비 가이드라인 없다"

[소비자경제=권지연 기자]  한국의 고령화의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 중이다. 노인 인구층이 2000년 7.2%, 2019년 14%, 2026년에는 20%를 넘어서 10년 이내에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노인요양서비스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기초자치단체의 역량 강화와 함께 현장 노인요양사의 처우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회복지를 둘러싼 토론과 논의도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 민영화가 부른 노인장기요양생태계 악순환

요양기관에서 요양보호사를 파견하고 국가가 비용의 85%를 지급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이 시행된 지 10년이 흘렀다. 151명이 '요양보호사' 국가자격증을 취득했지만 현재 활동하는 사람은 36만여 명에 그친다.

노인장기요양은 공공성이 담보되지 못하고 있는 영역 중 하나다. 사회서비스의 90%이상이 민간에 의해 소유, 공급되고 있는 현실에는 요양서비스분야도 포함된다.

민간에 과도하게 의존하면서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노인장기요양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 주최로 10일 열린 ‘노인 돌봄의 공공성 강화 정책 제안을 위한 토론회’에서 한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석재은 교수는 “국가가 사회서비스 제공을 민간에 넘기는 민영화를 하면서도 규제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노인장기요양생태계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석 교수에 따르면 노인장기요양시장의 진입규제는 너무나 느슨하고 허술했다.

진입이 쉬워 장기요양시장이 경쟁적으로 형성되면 각 기관들이 이용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서비스 질을 자발적으로 높여갈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세한 개인이나 영리사업자들이 무분별하게 시장에 진입하면서 공급자 간 출혈경쟁은 비용절감으로 수익을 추구하려는 양상으로 나타났다.

사회서비스 노동자의 임금과 근로조건 악화로 나쁜 일자리가 만들어졌고 이는 곧 서비스의 질적 수준하락으로 이어졌다.

석 교수는 “지자체가 공공적 가치를 담은 보증할 수 있는 좋은 노인 돌봄을 위해 규제자와 여건조성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영국의 CQC, 호주의 서비스기관품질관리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요양보호사 고용노동 개선 시급

공공성강화를 위해 요양보호사들의 고용노동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요양보호사 김 아무개(51세)는 “현장 요양보호사들은 저임금 고강노 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쉴 수 있는 시간은 거의 없어요.”라며 하소연했다.

노인복지분야에서만 18년간 몸담아 온 서울카톨릭사회복지회 장소영 사회복지팀 노인복지 담당관도 그간 요양보호사들의 노동권은 너무나 무시돼 왔다고 꼬집었다.

현재 요양시설에서 요양보호사 한 명당 보살펴야 하는 노인은 2.5명. 데이케어센터에서는 요양사 한 명당 노인 7명씩 담당하도로 되어 있다.

장소영 노인복지 담당관은 “맹점은 요양시설에서 나타나는 것 같다. 2.5:1이라고 하면 괜찮다고 생각하겠지만 아침, 점심, 저녁, 야간 다 합해서 2.5:1명이다. 현실은 1명당 노인 10명 이상을 담당하는 꼴”이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요양보호사 인건비의 가이드라인이 없는 것도 문제다. 장기요양의 실제 수가 체계는 인건비를 한꺼번에 큰 항목으로 잡지 않고 적정 이용인원 및 시간산정, 적정근로자수 설정, 일정정도의 호봉을 계산하게끔 되어 있다.

설정은 최저임금보다 높은 급여를 받도록 설계되어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 민간기관에서 이를 제대로 지급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장 담당관은 “노인요양보호사는 노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돌봐야 하는데다 정신적 노동 강도도 높은 편인데다 급여는 최저 시급 수준이다.”고 지적했다.

수원시정연구원이 2017년 3월에서 9월 사이 수원지역 노인 장기요양시설에 종사하는 노인요양보호사 19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장기요양요원의 근무실태와 처우개선에 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보호사들은 근무 중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낮은 임금(63.9%)을 꼽았다. 

김정목 한국노총 정책본부 사회정책분야 담당 간사는 최근 참여연대와  비판과대안을위한 사회복지학회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작년에 회계투명성 제고를 위해 재무회계규칙을 도입하겠다는 발표가 나자 공급자단체의 반발이 거세게 일었다.”고 꼬집었다.

결국 민간이 수가설계대로 인건비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무게가 실린다.

장 담당관은 “젊은 인력들이 기피하는 직종이다보니 평균연령도 높은 편”이라며 “공공성 강화를 위해 국비보조로 재원 충당을 해야 함”을 강조했다. 건강관리보험공단이 제공하는 수가만으로 요양보호사 급여와 시설 운영비를 모두 충당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 재원이 충분치 않으니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가는 고용노동상의 문제가 발생하고 그런 것들이 서비스 질을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공기관과 민간기관의 구분없이 종사자들에게 동일 임금테이블을 적용해야 함을 강조했다.

◆ 공공성 확보 위한 사회서비스공단 설립 추진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30일 서울 광화문 일자리위원회 앞에서 공공인프라 확충 및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서비스공단 설립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사회서비스공단’설립을 약속하고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담았지만 복지부는 ‘사회서비스공단’이 아닌 ‘사회서비스진흥원’으로 축소하는 안을 발표했다가 노동·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반발하자 ‘사회서비스원’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복지부 사회서비스진흥원 설립방안에 따르면 17개 시·도는 내년부터 사회서비스진흥원을 설립하고 국공립어린이집·공립요양시설·초등돌봄시설·산모신생아건강관리시설·재가장기요양시설 등 수요가 많고 시급한 시설부터 직접 운영한다.

5년간 요양시설 195곳이 신축될 예정이다.

통합재가센터 229곳, 공공센터 519곳, 시내전담요양시설 344곳 어린이집 550곳 등 1천837곳 등을 포함하면 일자리 7만4천163개를 창출할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중 17만개 창출을 공약과 국정과제로 제시것과 비교하면 한참 못 미친다.

영남대학교 김보영교수도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사회서비스원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사회서비스원을 공공기관 위탁기관으로 정의해 공적공급확대를 중심으로 한 역할을 분명히 하고 위탁기관 노동자를 직접 고용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기초자치단체가 그럴만한 실력과 여력이 되는가에 대한 물음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간 과도하게 민간에 맡겨지면서 노동조건과 서비스 질 저하를 양산한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앙의 관점’에서 전달 체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합회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지난달 30일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산하 공공일자리 전문위원회에 ‘사회서비스공단 및 좋은 일자리 창출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고 △사회서비스공단 명칭 유지 △사회서비스 공공인프라 확충 △직영·직접고용 원칙 확립 △규모의 경제 확립을 통한 기관별 독립채산 원칙 폐기 △당사자와의 협의 통한 전환 대상·시기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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