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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햄버거병' 맥도날드 책임없다?...소비자단체 "무분별한 외주화""식품 위험 부르는 외주화 막아야" 정부 정책 및 규제 시급
(사진설명= 대장균 오염 가능성이 있는 햄버거용 패티를 맥도날드에 공급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납품업체 관계자들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소비자경제신문=최빛나 기자]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일명 ‘햄버거병 (용혈성 요독성증후군)' 사건이 7개월간 수사 끝에 맥도날드 무혐의 처분으로 지난 2월 종결됐지만 소비자단체들의 문제제기가 끊이질 않고 있다.

당시 수사를 진행해 온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피해자들의 상해가 한국맥도널드의 햄버거 때문이라는 점을 입증할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불기소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장출혈성대장균 오염 우려가 있는 패티를 맥도날드에 납품한 햄버거 패티 제조업체 맥키코리아 임직원 3명은 축산물위생관리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2016년 10월 수사 현장조사 당시 위생문제는 적발되지 않았다. 이후 실시된 검찰 조사에서도 같은 일자에 제조된 햄버거 패티 시료 등이 남아 있지 않아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감염 원인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

그러던 중 지난해 7월 “아이들이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HUS나 출혈성 장염에 걸렸다”며 부모들이 맥도날드 한국맥도널드를 줄줄이 검찰에 고소하면서 세간에 다시 알려졌다.

신장이 90%가까이 손상돼 하루 10시간씩 복막투석을 하고 있는 A양의 사례가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분노가 확산했다.

그럼에도 수사가 맥도널드 무혐의 처분으로 종결되자,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오염 패티 햄거버 판매한 맥도날드 책임은?"을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는 국회 보건 복지 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기동민의원, 소비자와함께, 환경보건시민센터, 한국소비자정책교육학회, 식약처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한국 맥도날드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재발 방지와 식품 위험의 외주화를 막을 수 있는 정부 대책과 규제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검찰의 맥도날드 불기소 처분에 대한 부당성 ▲대기업이 식품 판매로 이득은 취하고 책임은 납품업체에 부담하도록 하는‘식품안전관리 외주화의 문제점과 대안 등의 문제가 다뤄졌다.

◇ 5명의 피해자 같은 증상...오염된 패티 유통가능성

토론회 참석자들은 오염된 패티 유통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황다연 변호사에 따르면 한국 맥도날드를 상대로 검찰에 고소한 피해자 4명은 햄버거를 섭취한 후 지속적인 혈변, 구토, 설사, 등 심하면 혈액투석까지 받아야 하는 공통된 증상을 보였다. 병원 검사 결과 모두 용혈성요독증후군 즉 베로(시가)독소생성대장균 감염 진단을 받았다. 이 대장균 감염은 71.2도 이상의 일정한 온도에서 조리하면 예방할 수 있다.

황 변호사는 "2016년 6월 맥키코리아가 제조한 쇠고기 패티에서 장출혈성대장균이 검출됐다. 그 이후부터 자체검사를 하기로 협의하고 판매를 계속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돼지고기 패티가 장출혈성대장균이 검출된 패티와 같은 생산라인에서 생산됨에도 균 검사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시가독소를 생산하는 장출혈성대장균 등에 오염된 패티가 대량 유통돼 일반 소비자들이 섭취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패티를 유통 못할 제도적 개선방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 매장에서는 심부온도를 더 높은 온도로 가열하도록 교육하고 홍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햄버거병' 치료제 없다..."재수 없으면 걸리는 것"

대장균 유래 식중독은 의료기술이 발달하고 보건환경이 개선되면서 후진국형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기후 변화와 외식산업의 증가, 단체급식의 일반화 등으로 미국, 유럽 등의 선진국에서도 빈번히 발생한다. 특히 식중독을 일으키는 감염원 중에서 시가독소를 생성하는 장출혈성대장균은 우리나라 제1법정 감염병으로 분류돼 있다.

이무승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시가독소가 발견된 햄버거병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있지만 국내에 명확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국내에서 관련 연구가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한마디로 재수 없으면 걸린다는 것.

이 연구원은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 환자 치료를 위한 시가독소 중화 항제치료의 임상시험이 성공적이지 못한 상황이어서 현재 맥도날드 피해자들이 몸을 100% 복구하기 힘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쇠고기 패티 검사 의무 면제...검사되지 않은 쇠고기 먹는 소비자?

허술한 안전관리 규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한국맥도날드는 2016년 6월말 경 패티 제조사인 맥키코리아가 만든 쇠고기 패티에서 장출혈성대장균이 검출된 사실을 알고도 외부검사를 의뢰하지 않고 자체검사를 하기로 맥키코리아와 협의했다.

그러나 맥키코리아가 시험방법까지 바꾸며 67회에 걸쳐 시가독소 유전자가 검출된 쇠고기 패티를 납품하는 동안 한국맥도날드는 한 번도 자체검사나 점검조차 하지 않았다.

한국맥도날드는 제조사에 대한 식품안전관리도 외부 대행업체에 용역을 주고 있다.

문은숙 소비자와함께 대표는 "한국 맥도날드는 약 400곳의 매장을 보유한 프랜차이즈 업체이지만 식품위생법상 휴게음식점으로 분류 됐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일반 음식점과 동일하게 햄버거를 의무적으로 검사해야 함에도 이러한 허점을 이용해 미생물 오염 검사나 절차 없이 납품되고 있다”며 무분별한 외주화를 꼬집었다. 

식품을 납품받아 판매한 판매업체에도 강도놓은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승한 소비자와함께 청년변호사포럼 대표는 "납품을 받아 판매하는 판매업체도 식품위생 등과 관련한 확인과 검수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며 “이를 위반하거나 문제가 발생한 경우 판매업체에 대한 형사 처벌의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경 YMCA 소비자위원도 "일반적으로 외주화는 영세업체에 책임을 회피하는 구도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식품은 생산부터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과정이 너무 많아 단순한 갑을관계의 외주화라기 보단 단계적으로 관리되지 않는 위험이 더 크다"고 설명하며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의 제도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동민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지난해 국정감사 때 출석한 한국맥도날드 조주연 대표가 어떠한 법적•도의적 책임도 지지 않기 위해 모르쇠로 일관했던 기억도 생생하게 떠오른다”고 말했다.

◇ 맥도날드에 대한 불기소 처분의 문제점...결과가 발생해야 처벌?

현행 '위해식품 등의 판매 금지법'에 따르면 '누구든지', '위해식품등을', '판매 또는 판매목적으로 채취, 제조, 가공, 조리, 저장, 운반, 진열 등'의 행위를 금지한다고 되어 있다.

94조에서는 위 조항을 위반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식품 이상으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처벌한다는 규정은 모호하다.

김승한 소비자와함께 청년변호사포럼 대표는 "이는 맥키코리아가 한국 맥도날드에 납품한 패티 일부가 식품 위생법 제4조 상의 '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에 오염될 염려가 있어 인체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었다는 정도만 인정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국민의 건강 등을 보호하고자 하는 식품 위생법 제 4조의 취지를 고려해 볼 때 적절하지 않은 법 적용과 처분”이라고 비판했다.

◇ 이제서야 분쇄가공육제품 HACCP 의무화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식품안전 사고에 안일하게 대응한 관련부처와 신속하지 못한 정부 규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는 2022년 12월까지 식육가공업 영업자가 생산한 분쇄가공육제품에 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매출액을 기준으로 단계적으로 HACCP 의무화(축산물위생관리법 시행규칙 개정) 하겠다고 밝혔다.

분쇄포장육의 안전검사를 강화할 수 있도록 영업자가 주기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기 의원은 "식탁 위에 올라가는 먹거리는 여야, 민간, 정부 할 것 없이 경각심을 갖고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에 놓고 해야 하는 것”이라며 “여러 대안들을 법제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도 “맥도날드 사건 검찰의 수사 결과를 보면, 안전관리 규정 등이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는 식품 관련 제대로 기준이 서있지 않은 정부의 문제다"라고 전했다.

한편 김명호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정책과장이 “제품 관련 문제가 생길 경우 본사가 가맹점 등에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프랜차이즈에도 관리감독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제출돼 있다”고 설명하고 "자가검진이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는 맥도날드에는 자가품질 검사에 대응하는 검사를 하도록 홍보하고 있다"라고 전했지만 토론회에 참석한 소비자들은 불안을 불식시키지는 못했다. 

소비자들은 토론회 현장에서 "피해자들이 이렇게 많은데 정부에서는 무엇을 하고 있나", "아직까지 정확한 정부의 규제가 없으면 지금 햄버거를 먹는 사람들은 재수 없이 균에 감염 되도 본인책임인가" 등을 외치며 관련 부처의 책임있는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최빛나 기자  vitnana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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