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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주 칼럼] 사과와 권고

해드림 가정의학과 이동주 원장

[소비자경제신문=칼럼] 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사망사건에 대해 담당교수 두 명이 구속되었습니다. 물론 앞으로 판결이 나와야겠지만 구속영장이 발부되었다는 것은 이 문제의 책임이 의사에게 있다는 것이 어느 정도 분명해진 것을 뜻하므로 이에 대해 저 또한 같은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 유가족과 국민에게 깊은 사과와 위로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4명의 생명이 죽었고 누군가는 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안됩니다. 누군가에게 이러한 책임을 지게 해야만 하는 이유는 다시는 이런 일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이번 의사들의 구속은 이러한 일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할 책임이 전적으로 의사에게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의사 몇 명 구속시키고 사과하는 선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반드시 이러한 일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의사들이 앞장서서 노력해달라는 의미입니다. 국민들도 신생아 중환자실 의사가 일부러 신생아들을 죽인 것은 아님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러함에도 그들을 이렇게 구속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앞으로 이러한 책임감을 가지고 현재 중환자실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라는 뜻입니다.

사실 저를 포함해서 의사들 모두가 죄인입니다. 의사들 중 이러한 문제가 언젠가는 터질 것임을 몰랐던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다들 위태위태한 중환자실의 실태를 누구보다도 잘 알면서 다들 안이하게 대처해왔던 것이 사실 아닙니까? 이번 사건에서 유가족과 국민들이 의사들을 ‘살인자’라고까지 하는 이유를 의사들은 가슴깊이 생각해봐야합니다. 예전에 못살 때야 충분한 여건이 되지 않아도 성심성의껏 환자를 봐 주기만하면 의사의 책임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무리 치료를 열심히 했다고 해도 작은 실수만으로도 ‘살인자’가 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나라가 되었으니 모든 것을 그에 맞게 선진국화해야 마땅합니다.

그래서 의사들에게 권고합니다.

앞으로 1명의 의사가 5명이상의 중환자를 담당하는 일은 하지 마십시오. 지금처럼 20~30명의 환자를 담당하면서 모든 환자의 감염관리를 책임지고 지도 감독의 의무를 다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지금과 같은 근무 여건을 병원 측에서 강요하거든 과감하게 진료를 거부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이러한 환경은 절대 바뀌지 않습니다. 중환자실에서 당연히 지켜야할 환자 1명당 간호사 1인이 배치되지 않은 환경에서 또한 절대로 근무하지 마십시오. 면역력이 약한 중환자를 다른 감염 요인에서 격리하기 위해 중환자실에 입원시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방금 전 옆 환자 배변 처리하던 간호사가 내 환자 수액 관리도 해야 하는 환경에서 근무하는 것은 앞으로 여전히 살인자가 되어도 상관없다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과도한 업무를 하고 있다고 마치 숭고한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자랑하지 마십시오. 절대 자랑거리가 아닙니다. 가끔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친구들을 만나면 “야, 내 환자 바이탈이 오락가락해서 3일 동안 2시간밖에 못 잤어.”“야, 나 집에 들어간 게 언젠지 기억도 안 난다. 우리 애가 내 얼굴 까먹겠어” 이런 류의 이야기들을 마치 무용담처럼 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이런 식으로 근무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알아야합니다. 마치 자신은 희생정신과 사명감으로 똘똘 뭉쳐진 의사라서 자신의 개인생활과 안위를 내던지고 환자를 보살피고 있는 의사인 듯 착각하고 있는데 이건 마치 파일럿이 더 많은 여행객들의 편의를 위한다고 3일 동안 잠도 안자고 비행기를 운행했다고 자랑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한마디로 자기는 미친 짓을 하고 있다고 자랑하는 것입니다. 중환자실 의사는 고도의 집중력과 판단력을 필요로 하는 자리입니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면 언제든 사망사고가 터질수 있는 위험한 곳입니다. 이번에 구속된 의사 중 1명은 자신도 암환자라고 합니다. 지인을 통해 그 분에 대해 전해 듣기로는 자신이 암환자임에도 신생아 중환자실을 지켜야한다는 사명감으로 암치료중임에도 지금까지 출근을 계속 해왔다고 합니다.

물론 그 마음은 아름답지만 이제는 아무도 그러한 숭고한 정신을 알아주지도 않을뿐더러 아무리 사명감과 의지로 가득 찬 의사라도 그러한 정신만으로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마치 음주자가 자신은 멀쩡하다며 운전대를 잡겠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제는 주변에 이런 의사가 있다면 칭찬하지마시고 말리십시오. 자기 몸이 아프고 피곤하면서도 환자들을 위해 사명감으로 참고 일한다고 하는 자세를 미화하지 마십시오. 앞으로 중환자실 의사는 의무적으로 적절한 휴식을 해야만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합니다.

앞으로 의사들은 반드시 오더를 내고 그 오더가 어떻게 수행되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십시오. 그렇게 하지 못할 것 같으면 차라리 모든 것을 직접 하십시오. 아무리 믿을만한 간호사라 하더라도 오더를 수행하는 과정 속에서 실수 할 수 있고 그 실수의 책임은 모두 의사에게 있으니 되도록 그러한 실수가 없도록 중환자실의 모든 업무는 의사가 직접 수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위와 같은 저의 권고사항을 다 지키려면 지금보다 의사를 비롯해서 중환자실 의료인은 4~5배 더 필요할 것이고 중환자실 운영에 들어가는 돈은 감당하기 어려울만큼 증가할 것입니다. 아마 병원들이 이렇게 해서는 더 이상 중환자실을 운영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올 것입니다.지금 국가가 정해 놓은 수가로는 택도 없는 말이라고 할 것입니다. 국가는 언제나 그러했듯이 정치적인 득실만 따지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사람의 생명은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것이니까요. 이번 사건을 통해 보여주신 국민들의 수준과 염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돈이 얼마가 들더라도 또다시 이런 가슴 아픈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의사들이 앞장서서 노력해야할 이유입니다.

 

해드림 가정의학과 원장 

소비자경제신문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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