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체지방 낮추고 근육량 높이는 것이 건강유지 첫걸음"

(사진=픽사베이)

[소비자경제=곽은영 기자] 3개월 이상 만성적으로 신장에 손상이 있거나 신장 기능이 저하돼 있는 만성콩팥병 환자는 체중 관리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본부가 만성콩팥병환자는 ‘건강한 비만’이더라도 비만이지 않은 사람에 비해 콩팥 기능 악화 위험이 2배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서 건강한 비만(MHO)이란 비만하지만 고혈압, 당뇨 등 대사 이상을 동반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병원, 연세대세브란스병원, 강북삼성병원 등 국내 9개 병원이 만성콩팥병 성인 환자 1940명을 대상으로 비만 및 대사 이상 동반 여부에 따른 콩팥 기능 악화 위험을 추적 분석한 것이다.

연구 결과 대사 이상을 동반하지 않은 건강한 비만의 만성콩팥병 환자군도 사구체여과율이 50% 이상 감소하고 투석이나 신장이식을 받을 만큼 콩팥 기능이 악화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인 만성콩팥병의 원인 질환과 임상적 양상, 합병증 발병 양상, 악화요인, 사망위험률 등 특성을 파악하고 의과학적인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진행 중인 만성콩팥병 추적조사 연구를 통한 기초자료를 근거로 국내 실정에 맞는 임상진료지침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이나 영국, 일본, 호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각국의 특성에 맞는 임상진료지침을 갖추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1년부터 서울대학교병원 등 17개 병원에서 성인 및 소아 만성콩팥병 환자와 신장이식 환자 등 약 4000명을 10년 간 추적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건강한 비만이라는 말 성립 안 돼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규정한 ‘건강한 비만’에 대해서는 명확한 정의가 더 필요해 보인다. 

최원철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정밀하게 말하면 건강한 비만은 없다”며 “건강한 비만이나 비만 패러독스 등의 말이 있는데 이는 단순히 비만도에 대해 체질량 지수인 BMI만 고려하고 체지방 지수인 BIA는 간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와 체중을 이용해 지방량을 측정하는 체질량 지수인 BMI는 18.5~23이 정상, BMI 23~25는 과체중으로 구분된다. 

비만 패러독스는 비만인 상태가 심혈관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이지만 심혈관 질환을 가진 경우에는 오히려 과체중인 사람이 심혈관으로 인한 사망률이 더 낮다는 역설적인 상황을 설명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비만도를 BMI로만 따졌을 때의 결과로 체지방량이 낮고 내장지방률이 높으면 사망률은 역시 증가한다.  

최원철 전문의는 “정상체중인 사람과 비만인데 근육량이 많은 사람이 있을 때 더 건강한 사람은 후자”라며 “정밀검사와 체성분 검사 등을 시행하면 체지방과 근육량이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오는데 기본적으로 건강하기 위해서는 근육량이 많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한 비만은 성립되지 않는 말이기 때문에 어느 질환이나 체지방은 빼고 근육량은 늘려 그 근육량을 보존하는 것이 건강 유지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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