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인멸 염려…최순실과 같은 동부구치소 수용

[소비자경제=민병태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속이 됐다. 이는 역대 대통령 중 네번째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부장판사는 지난 22일 오후 11시 6분께 서울중앙지검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23일 자정께 논현동 자택에서 구속영장이 집행됐다.

서울중앙지검 두 부장검사가 직접 자택으로 들어갔고, 곧바로 이들과 함께 이 전 대통령이 집에서 나와 차를 타고 이동했다. 
이 자리에는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과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 권성동 의원, 유인촌 전 장관 등이 나와 배웅했다. 

이 전 대통령은 송파구 문정동에 위치한 동부구치소 12층 독방에 수감될 예정이며 이 건물은 신축 건물로, 이 전 대통령은 이 건물 12층의 첫번째 수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이 수용될 동부구치소의 독방은 일반 수용자 6~7명이 함께 쓰는 방을 개조한 것으로, 접이식 매트리스, 테이블, 텔레비전, 싱크대, 샤워실, 좌변기가 설치돼 있는 일반 독방보다 넓은 평수의 수용시설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와 특별수사2부(부장 송경호)는 이 전 대통령이 구속된 23일부터 최대 구속 기한 20일째인 다음달 11일까지 이 전 대통령을 기소해야 한다. 

지난해 구속 기소된 박근혜(66) 전 대통령의 전례에 따르면 20일을 거의 꽉 채우며 이 전 대통령을 추가 수사한 뒤 4월 초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4월 남북 정상회담, 6월 지방선거 등이 예정돼 있어 검찰이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수감 첫날인 23일에는 조사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르면 24일부터 서울 문정동 서울동부구치소를 방문해 이 전 대통령을 옥중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직 대통령을 검찰 청사로 불러 조사할 경우 그 때마다 경호문제를 조율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31일 구속 수감된 뒤 4월 17일 기소될 때까지 구치소에서 5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전날인 21일 새벽 구속을 직감했는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필로 쓴 장문의 글을 올려 “자책감을 느낀다”는 심경을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금 이 시간 누굴 원망하기 보다는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며 “기업에 있을 때나 서울시장, 대통령직에 있을 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개월 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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