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기고] 어린이보호구역 잦은 안전사고 차량 제한속도 낮춰야
[소비자원 기고] 어린이보호구역 잦은 안전사고 차량 제한속도 낮춰야
  • 소비자경제
  • 승인 2018.03.2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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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원 생활안전팀 김병법 팀장.

[소비자경제=기고] 지난해 7월 청주의 한 도로에서 시내버스 추돌사고로 어린이가 사망한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정부에서 특별히 지정한 ‘어린이보호구역‘이었고, 이 소식을 들은 부모의 마음은 어떠했을지 지금도 가슴이 먹먹하다.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제도를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나라의 어린이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OECD 회원국 평균보다 40% 높고, 보행 중 사망자 수도 3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정부에서는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매년 학교 주변지역 등에 어린이보호구역을 추가 지정하고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는 매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는 2013년 427건에서 2015년 541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사망자 연령은 7세가 가장 많았고 사상자의 60%가 6~9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발생요일은 주중인 화·수요일이 많았고, 사고 발생시간은 16~17시에 집중됐다. 이는 등교 시에는 부모들이 학교 주변 횡단보도 등에서 아이들의 등교를 지도하여 교통사고가 거의 발생하지 않지만, 수업이 끝난 후 개별적으로 귀가하는 과정에서 사고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해석돼 하교시간에 어린이들의 교통안전 지도를 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 자전거 탑승 중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도 전체 어린이보호구역 내 사고의 약 11% 정도로 나타났는데, 자전거 탑승시 발생한 사고는 ‘차대차’ 사고로 보험처리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자전거 탑승상태에서 넘어질 경우 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 있어 안전모를 반드시 착용하도록 하고, 횡단보도 통행 시에는 자전거에서 하차 후 건널 수 있도록 어린이 안전교육이 필요하다.

한국소비자원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지속적으로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3월 경기도 및 부산광역시 어린이보호구역 사고다발 지역 43개소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발생지점 68개소에서 속도측정기를 이용해 차량 총 1,210대의 속도를 측정한 결과, 39%의 운전자들이 제한속도(대부분 30km/h)를 위반한 것으로 나타나 운전자들의 안전의식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회에 어린이보호구역 내 제한속도도 일본의 경우처럼 20km/h로 낮추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교통사고 발생지점 및 주출입문 91개소 주위의 횡단보도 및 신호등 설치실태를 조사한 결과, 횡단보도가 없는 경우가 18%, 신호등이 없는 경우가 약 50%로 나타나 무작정 ‘무단횡단 금지‘를 외칠 것이 아니라 그 배경과 원인을 분석해 무단횡단사고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도 있었다.

한편, 어린이보호구역 내 불법주정차도 근절되지 않아 조사대상 91개소 중 50% 넘는 곳에서 불법주정차가 발견됐다. 불법주정차로 운전자의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나타난 어린이로 인해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운전자에게도 큰 피해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계도와 단속이 요구된다.

어린이는 걸어 다니는 ‘빨간 신호등’이라고 한다.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정부는 학교주변에 ‘옐로카펫’을 설치하고 과속단속 CCTV를 증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과속방지턱, 미끄럼방지 포장 등 교통안전시설에 대한 투자를 확충하고 불법주정차에 대한 지속적 단속실시와 위반자에 대한 과태료 부과 처분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아직도 보행로가 없는 초등학교는 전국에 약 1천800개소에 이른다.

교통시설 확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린이를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과 아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아닐까 생각된다. 사고 당사자는 ‘남의 아이’가 아닌 ‘내 아이’가 될 수 있다. ‘내 아이’가 다칠 수 있다는 걱정이 있다면 우리는 스스로 법규를 준수하고 조심한다면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는 안전한 교통문화도 자연스럽게 정착될 것이다.

‘부모는 아이들의 거울’이다. 어른으로서의 시선과 생각으로 아이들을 바라본다면 학교에서 또는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하는 교통안전 교육도 효과가 배가 될 것이고, 20년이 지나도록 줄이지 못하고 있는 어린이 교통사고도 점차 감소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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