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최빛나 기자] 주부 최모씨는 지난 주말 백화점에서 30개월 아이의 옷과 장난감 등을 구입했다. 입학시즌을 맞아 초등학교에 입학한 조카 선물도 샀다. 최 씨는 "지난 겨울 한파로 인해 외출할 염두가 나지 않아 온라인 구입을 많이했다.
 
온라인은 보는 것에 한계가 있으며 비교하는데 엄두가 나지 않아 브랜드를 검색해서 구입하는 편이다"라며 "추위가 풀려 오랜만에 백화점과 쇼핑몰을 돌며 쇼핑 나들이를 했는데 다양한 브랜드와 가격 좋은 제품들이 새로 들어와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백화점 매출이 눈에띄게 성장하고 있다. 패션은 물론 리빙, 식품 등 주요 사업군의 실적이 호조세다. 특히 이달 들어 맹추위가 물러가고 따뜻한 봄 날씨가 찾아오면서 백화점을 찾는 방문객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현대•신세계 등 국내 주요 백화점 3사 매출의 이달 1~14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9.9%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3월 3사의 매출 신장률 0.5~5.2%였던 것과 비교해도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다.
 
◇ 따뜻한 봄 마케팅 영업 실적 영향주나
 
롯데백화점은 이달 매출이 5.6% 늘었다. 점포를 찾는 고객 수는 물론 구매고객 수도 급증했다. 본점의 경우 이달 구매고객 수가 8.1% 증가했다. 생활가전(21.3%), 해외패션(16.6%), 남성의류(6.1%) 등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최근 봄 마케팅을 시작하면서 매출의 분위기도 달라졌다"며 "계절 마케팅으로 5% 넘는 매출 신장률로 직원들도 고무돼 있다. 얼마 안 남은 봄 마케팅으로 매출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세계백화점은 14일 현재 매출이 9.9% 늘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대한다. 보석.시계(26.6%), 남성의류(10.2%), 여성의류(9%) 등 사업부문 신장률이 높았다. 현대백화점도 이달 매출이 4.2% 증가했다.
 
이러한 백화점 업계 봄 영업 초기 실적은 지난해 매출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 한 해 롯데의 누적 매출 신장률은 0.8%, 현대 1.2%, 신세계 1.3%(잠정.대구신세계 제외)에 불과했다.
 
◇ 새학기, 봄 등 시작과 함께 지갑여는 소비자, 경기 전반은 시기상조
 
백화점 업계 매출이 탄력 조짐을 보인 것은 지난해 11월부터다.
 
한파가 이어지는 겨울 날씨에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모바일 등 모든 유통채널에서 아웃도어 등 방한용품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관련 업계가 큰 이익을 봤다.
 
설 명절 영업에 집중했던 올 1~2월 누적 매출 신장률은 롯데 2.1%, 현대 1.3%, 신세계 2.6% 등으로 무난한 실적을 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으로 선물비 상한액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높아지면서 고조됐던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마이너스였던 지난해와는 확실히 다른 기류가 형성됐다.
 
이는 날씨가 풀리면서 집 밖으로 쇼핑 나들이를 하는 소비자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2월부터 3월까지 이어지는 졸업•입학, 새학기와 봄이 맞물리며 추웠던 지난달 보다 이달부터 집중된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된 지난해 3월을 전후해 실적이 악화된 만큼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는 해석도 있다. 백화점 업계의 매출 회복 조짐을 내수 경기 전반이 살아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 특히 백화점, 면제점은 다양한 사회 행사 등으로 인해 국내 외 변수를 무시하지 못한다"며 "지금 잠깐 괜찮아졌다고 완전히 살아 났다고 보기는 힘들다. 2~3분기 까지는 매출 성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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